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스토랑 옆에 외환 시세표가 전시되어 있다. 터키 6.82 리라를 주어야 미 1 달러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날 한때 시장에서 환율이 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 초 대비 40% 이상 폭락한 리라화 시세다. (사진=뉴시스)
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스토랑 옆에 외환 시세표가 전시되어 있다. 터키 6.82 리라를 주어야 미 1 달러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날 한때 시장에서 환율이 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 초 대비 40% 이상 폭락한 리라화 시세다.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터키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로 터키 리라화가 폭락하면서 국내에선 명품을 저렴하게 직구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터키 현지 매장에도 아시아인과 아랍인들이 명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국내 해외직구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터키에서 버버리 등 명품을 직구하면 반값에 구매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13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어 순위도 한때 1위부터 3위까지 터키 환율, 터키, 터키 버버리 등이 연이어 차지했다.

리라화는 9일 매매기준율 200원이 넘었지만, 터키와 미국의 갈등이 악화되면서 13일 160원대까지 떨어졌다.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명품 매장 앞에 외국인들 줄지어

실제 터키 버버리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상품들은 현재 환율을 적용하면 반값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 품목이 아닌 상품들조차 환율을 적용하면 평균 50만~60만원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다만 터키 버버리 홈페이지의 경우 국내 배송만 가능해, 한국으로 물건을 받으려면 배송 중개업체인 ‘배송대행지’를 이용해야 한다. 배송대행지는 수수료를 받고 해당 사이트에서 물건을 받아 한국까지 배송을 해주는 중개업체인데, 직구족들은 사기 위험이 높고 배송 착오 등 분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 등을 공유하고 있다.

한편 한국인들이 터키 리라화 폭락을 틈타 명품을 직구하려는 움직임과 동시에 터키 현지에서도 많은 아시아인과 아랍인들이 직접 매장을 찾아 구매하고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지난 13일 터키 이스탄불의 한 쇼핑몰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명품 매장 앞에 외국인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소개했다. 외신은 이들이 대부분 아시아인과 아랍인 등 해외 관광객들이었고, 현지인은 아무도 없었다고 전했다. 상점 내부에선 환율을 계산하기 위해 손님들이 모두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달러 대비 리라화 환율은 전일 대비 7.5% 오른 6.9535 리라를 기록 중이다. 환율 상승은 통화가치 하락을 뜻한다. 리라화 가치는 지난 10일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한 우려로 14% 폭락한 뒤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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