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현지시각) 자와랏주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바레인의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8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현지시각) 자와랏주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바레인의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이슈추적=기영노 스포츠평론가] 늦더위를 식혀줄 45억 아시아인들의 영원한 축제, 제18회 자카르타 팔렘방(8월18일~9월2일) 아시안게임이 축구 핸드볼 등 사전 경기로 이미 시작되었다.

1962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이후 56년 만에 자카르타에서 열리고 있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45개국 1만1천여명의 선수가 40개 종목에서 465개의 금메달을 놓고 16일 동안(사전경기 포함 22일)의 열전을 벌인다.

18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남, 북한 200명(각각 100명씩)이 동시 입장을 하는 의미있는 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중국의 스포츠 초강대국의 위력을 다시 보여줄 것이고, 한국과 일본이 중국에 이어 2위 자리를 놓고 국운(國運)을 건 치열한 싸움을 할 것이다.

개최국 인도네시아는 수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9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무도(武道)에서 대량으로 메달을 수확해 상위권 진출을 노릴 것이다. 중동 국가들은 아프리카 용병을 내세워 육상(마라톤 등)에서 메달 사냥에 나서고,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구기종목들은 중동국가와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아시아 정상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이다.

이제 20여 일 동안 아시아의 눈은 자카르타 팔렘방으로 고정될 것이다.

한국과 일본, 역대 가장 치열한 2위 싸움 벌일 듯

아시안게임은 1951년 1회 뉴델리 아시안게임부터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까지는 일본,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을 고비로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까지는 중국이 1위를 독식해오고 있다.

한국은 초창기에는 중상위권에 머물렀었으나,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이후부터는 중국에 이어 2위 자리를 고수해 오고 있다.(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제외)

한국이 중국에 이어 2위를 지켜오고 있는 이유는 한국의 스포츠가 일본의 스포츠 보다 뒤지지 않는 것도 있지만, 일본이 아시안게임보다 올림픽을 중요하게 여겨 아시안게임에는 1.5군 또는 2군 내지는 경우에 따라서 1군을 파견하고, 올림픽에는 정예멤버를 출전시키고 있는 정책 때문이다.

그러나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은 2020 도쿄 올림픽을 불과 2년 앞두고 열리기 때문에 일본도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게임에서 경험을 쌓아서(또는 좋은 성적을 올려서) 그 기운을 올림픽 까지 밀고 나가서 사상 처음 종합 1위를 노린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일본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대망의 종합 1위를 노리고 있다.

올림을 처음으로 개최했었던 지난 1964년 도쿄올림픽 때는 미국과 구소련에 밀려 종합 3위에 머물렀지만, 이번 도쿄 올림픽은 유도, 가라데, 체조, 수영, 배드민턴, 탁구, 남녀축구, 여자배구 등에서 30개 안팎의 금메달로 종합 1위를 달성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거의 전 종목에 1군을 파견해서 중국에 이어 한국을 제치고 종합 2위를 차지하는 것을 ‘도쿄올림픽 종합 1위’를 위한 신호탄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이번 대회 4번째로 많은 1044명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국은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목표를 기존 70개(금메달 기준)에서 65개로 내렸다.

한국은 사격의 진종오, 배구의 김연경, 양궁의 장혜진, 태권도의 이대훈, 축구의 손흥민, 펜싱의 남현희와 구본길 등 스타플레이어 들이 즐비하다. 한국은 이들과 함께 태권도(9개 금메달), 양궁, 정구, 펜싱(이상 7개), 유도 5개, 사이클 4개 등 메달박스 뿐 만 아니라 수영, 육상, 조정, 커누, 등에서 대량의 메달을 획득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모처럼 국가적인 지원을 업고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 규모도 개최국 인도네시아,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096명이다. 수영의 하기노 고스케(개인혼영 200m 400m), 유도의 오노 쇼헤이(남자 73kg급), 육상 단거리의 아스카 케임브리지(100m, 400m, 계주 등), 여자 레슬링의 가와이 리사코(2016 리우 올림픽 여자 63kg급 금메달) 등을 내세워 55개 이상 60개 가까이 딸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 2위를 차지하려면 금메달 60개를 넘겨야 안정권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아시안게임 성적을 보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1위 중국 199(금메달 기준), 2위 한국 76, 3위 일본 48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1위 중국 151, 2위 한국 71, 3위 일본 47개였다.

아시아의 스포츠 거인 중국은 2,3위 한국과 일본을 합한 것 보다 많은 금메달을 따고 있고, 2위 한국과 3위 일본은 25개 안팎의 격차를 보였었다.

중국 금메달 200개벽은 넘지 못할 듯

중국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금메달 4개 차이(61대57)로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한 후 줄곧 종합 1위를 내주지 않고 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때 개최국 한국에게 혼이 난(94대93, 겨우 1개 차이로 1위) 이후 1990년 베이징 올림픽(중국 183, 한국 54, 일본 38)부터는 ‘넘사벽’이다.

중국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사상 최고의 성적(금메달 199개)의 성적을 올린 이후 150~160개 안팎으로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중국은 개최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200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남자수영 자유형 장거리(400m 800m) 세계 최고의 선수 쑨양, 남자배드민턴 개인단식 올림픽 2연패(2008 베이징, 2012 런던)에 아시안게임만 5번째 출전하는 린단 그리고 남자육상 단거리(100m)에서 금메달이 유력한 쑤빙텐 등이 중국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이다.

이들과 함께 육상, 수영, 다이빙, 체조, 탁구, 배드민턴, 역도, 레슬링, 복싱, 여자유도 등에서 초강세를 보이면서 금메달 수가 140개는 넘어서겠지만, 한국과 일본, 카자흐스탄 그리고 중동세의 반격으로 150개는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최국 인도네시아 종합 몇 위를 할까

2억6천만명의 세계 4위 인구대국 인도네시아는 스포츠에 관한 한 약소국에 속한다.

인도네시아는 최근의 아시안게임에서 줄 곧 금메달 4개 안팎으로 15위권 성적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가장 성적이 좋았던 대회는 역시 1962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9개로 일본, 인도에 이어 3위를 차지한 것이다. 당시 한국은 역도 육상에 선수를 파견하지 않아 금메달 4개로 6위에 머물러 유일하게 인도네시아에도 뒤진 대회로 남아 있다.

인도네시아가 마지막 10강안에 든 것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이었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7위에 올랐었다.

이번 대회 인도네시아 대표 팀은 금메달 10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순위 10위 내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4년 전 인천대회에서 종합 17위(금 4·은 5·동 11)에 그쳤었는데, 그 때 보다 두배 이상의 금메달을 따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스포츠 당국은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많은 상금을 내걸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에게 각각 15억 루피아(약 1억 16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언론들은 자국 아시안게임 출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포상금이라고 보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에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무도(武道)종목 금메달 수를 수영(55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9개로 늘렸다. 그 가운데 동남아시아의 전통무술 펜칵실랏에 1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인도네시아는 이 종목에서 최소한 5개의 금메달을 딸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무도에서 최대 10개 그리고 전통적으로 강한 배드민턴 등에서 5개 안팎의 금메달로 모두 15개 이상의 금메달로 ‘톱 10’은 물론 최대 5위까지 노리고 있다.

손흥민, 병역특례 혜택 받을 수 있을까

한국 스포츠에서 병역특례 혜택을 받으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올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경우다.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에서 금메달을 따 본 나라는 10개국이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의 아시안게임에서 4번의 금메달을 따서 축구 강국 이란과 공동 1위다. 한국과 이란의 뒤를 이어서 자유중국(대만)과 인도 그리고 버마가 각각 두 번씩 금메달을 땄고,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북한, 이라크 그리고 일본이 각각 한 차례씩 금메달 맛을 봤다.

한국은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는 버마,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는 북한과 공동 금메달을 땄고, 나머지 두 번은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땄다. 그러니까 한국은 홈에서 열린 대회 아니면 원정대회는 공동 금메달을 땄다.

이제 아시안게임 축구 공동 금메달 제도가 없어졌기 때문에 이번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원정 단독 금메달’에 도전하게 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는 리그를 중단하고 아시안게임 대표 팀에 합류 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만약 손흥민이 병역특례를 받아 병역문제를 해결하면 몸값이 기존의 900억원(이적료 기준)에서 1500억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이번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의 금메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한국의 금메달에 걸림돌이 될 나라들은 이란,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일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일본이 2년 후에 벌어질 2020 도쿄 올림픽에 대비해서 와일드카드(3명에 한 해 만 23세 이상)를 포기하고 전원 21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해 사실상 메달권에서 멀어졌다고 봐야 한다. 이라크도 16세 이하 대회 나이 조작 파문에 휘말려 이번 아시안게임을 포기 했다.

따라서 이란과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정도가 한국축구와 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이는데 그 가운데 네 번 모두 단독 우승을 차지했었던 이란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남자육상 100m 결과도 초미의 관심사

올림픽, 아시안게임 또는 유니버시아드 대회 같은 종합 스포츠 제전의 하이라이트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가리는 남자육상 100m다.

한국 육상은 200m의 경우 장재근 선수가 아시안게임 2연패(1982 뉴델리, 1986 서울)를 달성했지만 100m는 아직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남자육상 100m에서는 장재근 선수가 1982 뉴델리 아시안게임 은메달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고, 고 서말구 선수가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 했었다.

이번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김국영(10초07) 선수가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에 도전하지만 불투명하다.

현재 아시아 최고 스프린터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카타르의 나이지리아 귀화 선수 페미 오구노데다.

페미 오구노데는 2015년 중국 우환에서 벌어진 아시아육상 선수권대회에서 9초91의 아시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벌어진 국제육상경기연맹 IAAF 월드챌린지 대회에서 중국의 쑤빙텐 선수가 9초91의 아시아 타이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해 만만치 않음을 입증했다.

중국의 세전예(9초97), 일본의 기류 요시히데(9초98)도 역시 9초대를 끊고 있고, 오만의 무바라크 알하르티도 항상 9초대를 끊을 수 있는 선수다.

남자 100m 결승전이 벌어지는 8월26일 김국영 선수가 9초대를 뛴다고 해도 메달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주소다.

필드하키는 한국, 인도, 파키스탄 삼국지

영국에서 처음 생긴 필드하키는 1895년 첫 국제 하키 대회가 개최되었다. 필드하키는 영국령인 인도로 넘어가 1928년 경 인도의 국기가 되었다.

인도는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해서 네덜란드(은메달) 독일(동메달) 그리고 벨기에(4위) 등과의 경기에서 단 한골도 내 주지 않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 후 인도는 하키 강국으로 등장했으나 1940년 대부터 인도의 이웃 나라 파키스탄이 인도에 버금가는 필드하키 강국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아시안게임에는 1958년 3회 도쿄 대회부터 필드하키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되었다.

아시안게임 초창기에는 파키스탄이 독식했다.

파키스탄은 1958년 도쿄 대회부터 1962년 자카르타 대회까지 2연패를 한 후 1966년 방콕 대회에서는 인도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그 후 1970년 방콕대회부터 1982년 뉴델리 대회까지 4연패에 성공했다.

필드하키가 인도 파키스탄의 굴레를 처음으로 벗어난 대회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이었다.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것이다. 파키스탄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 다시 금메달을 탈환했지만,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국이 정상에 올랐다.

1998년 방콕 대회에서는 인도가 두 번째로 금메달을 땄고, 한국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2006 카타르아시안게임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휩쓸며 필드하키를 인도, 파키스탄, 한국 3파전으로 만들었다.

필드하키는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다시 파키스탄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2014 인천 대회에서는 오래 간만에 인도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서 필드하키는 15번의 대회를 치르는 동안 파키스탄이 8번, 한국이 4번 그리고 필드하키가 국기인 인도가 3번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말레이시아가 호시탐탐 금메달을 노리고 있지만 한국, 파키스탄, 인도 세 나라 가운데 금메달을 가져가는 나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주요 구기종목 강세 이어질까

이란은 중동의 스포츠 최강국이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중·일 다음으로 많은 금메달(159개)을 땄다.

여러 인종이 섞여 살지만 이란에서 인구 구성비가 가장 높은 페르시아인은 유럽인과 체격과 체질이 비슷하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체격적으로 우세한 이란 스포츠는 전통적으로 레슬링, 복싱, 펜싱 등 투기 종목과 축구, 농구, 배구 등 구기에서 강세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아프리카 유망주를 대거 귀화시켜 육상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바레인, 카타르,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등 다른 중동국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란의 축구는 아시아 최강이고, 농구와 배구도 탈 아시아급이다. 여자 종목은 아예 선수가 없고, 모두 남자 종목뿐이다.

이번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란의 남자구기종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 남자축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0경기에서 10골을 넣고 2골만 허용하는 소위 말하는 ‘늪 축구’를 선보였다.

이란은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회어서도 늪 축구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B조 첫 경기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모로코를 1대0으로 이기면서 돌풍의 주역이 되었다. 그 후 스페인(0대1)과 포르투갈(1대1)전을 치르며 3경기에서 2골만을 허용하는 선전을 펼친 끝에 1승1무1패가 되었지만 16강에 오르지는 못했다.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 출신의 장센 센터 하메드 하다디(2m18cm)를 주축으로 하는 이란 남자농구는 지난 10여년 동안 아시아정상을 내 놓지 않고 있다. 중국과 한국이 간혹 위협을 하지만 이란 남자 농구는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적수가 없다.

한국 남자농구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하다디가 버티고 있는 이란(79대77)을 제압한 것이 최근 아시아 남자농구에서 가장 큰 이변 가운데 하나일 정도다.

중국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고, 한국이 리카르도 라틀리프(1m99cm, 한국이름 라건아) 선수를 귀화 시켜서 골밑을 강화 했지만 그래도 이란이 금메달 후보 영순위라고 할 수 있다.

이란의 남자배구는 세계랭킹 10위권 안팎으로 한국, 일본, 중국 보다 한 수 위다.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뛰어난 체격조건과 체계적인 선수 육성으로 남자배구에 관한 한 아시아에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다. 주 공격수 라이트 가포르와 레프트 카제미는 2m가 넘는 높이와 파워로 상대 코트를 유린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란 배구가 패하면 이변일 정도로 탈 아시아 급 실력을 갖고 있다.

남자 마라톤은 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의 경쟁

아시안게임 남자 마라톤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1954년 필리핀에서 벌어진 마닐라 대회는 ‘개최국 사정’으로, 1974년 이란의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란의 마라톤 종목 배척’ 등으로 마라톤 경기가 아예 벌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그동안 마라톤 금메달리스트는 15명밖에 배출되지 않았다.

2006년 카타르 아시안게임부터는 아프리카에서 귀화한 선수들이 출전해서 상위권을 독식해 오고 있다.

한국도 지난 7월31일 케냐의 에루페(오주환) 선수를 특별 귀화시켰기 때문에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동안 15번 치러진 아시안게임 마라톤 레이스 가운데 한국이 7번의 금메달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고, 일본이 5번 그리고 1회 대회 금메달을 차지한 인도와 귀화 선수가 금메달을 따낸 카타르 (케냐의 무바라크 하샨샤미), 바레인(케냐의 하샨 바하부브) 등이 각각 한번씩 금메달을 가져갔다.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모두 2명인데, 일본의 기미하라 겐지가 1970년,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2연패, 한국의 이봉주가 1998 방콕, 2002 부산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했다. 특히 한국은 1990년 북경 대회 김원탁, 1994년 히로시마 대회 황영조, 1998 방콕 대회 이봉주, 2002 부산 대회 이봉주 등 4연패에 성공하기도 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마라톤 레이스는 역대 메가스포츠 대회 사상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대회로 남아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마라톤 골인 점인 인천 아시아드 주 경기장에 케냐의 하샨 마흐부브와 일본의 마쓰무라, 가와유치 세 선수가 나란히 들어섰다. 세 선수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하샨 마흐부브가 2시간12분38초로 금메달, 마쓰무라가 1초 뒤진 2시간12분39초로 은메달 그리고 가와유치가 선두에 4초 뒤진 2시간 12분42초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심종섭 선수가 2시간23분11초의 저조한 기록으로 10위에 머물렀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아프리카 귀화 선수와 일본, 중국, 한국, 북한 등 순수 아시아 선수들 간의 치열한 선두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육상, 4년 전 인천 대회 노 금메달 치욕 벗어날까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육상 종목에는 이전 대회보다 한 개 많은 48개의 금메달(남자 24개, 여자 23개, 혼성 1개)이 걸렸다.

기존 종목에 혼성 1600m 계주를 정식종목으로 추가한 것이다. 한국 육상은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노 골드(은메달 4개, 동메달 6개)의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최소한 1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린다.

2018년 여자 100m허들 시즌 개인 최고기록 13초11을 세운 정혜림이 중국의 우수이자오(13초08)와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여자 5000m와 하프마라톤 그리고 여자 마라톤 한국 기록 보유자 김도연,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5m67cm의 한국신기록을 경신한 진민섭, 남자 200m에서 20초40으로 33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바꿔놓은 박태건에게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최고기록 2m30cm)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랭킹 1위인 카타르의 에사 바심(2m40cm)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아서 메달을 딸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우상혁은 올 시즌 2m33을 뛴 시리아의 마지드 가잘, 2m32cm의 중국의 왕위와 일본의 도베 나오토, 2m29cm의 인도 테자스윈 샹카르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자카르타에서 자국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딸 나라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을 하루 앞둔 10월3일 저녁 강화고인돌체육관에 캄보디아 국가가 크게 울려 퍼졌다.

아시안게임 시상식에서 캄보디아 국가가 연주된 것은 캄보디아가 1954년 마닐라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었다.

캄보디아의 아시안게임 도전사에 한 획을 그은 주인공은 태권도 여자 73㎏급에 출전한 당시 19살의 시브메이 손이다.

손은 2014년 10월3일 인천 강화군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태권도 경기 마지막 날 여자 73㎏급 결승에서 이란의 파테메흐 루하니에게 4-7로 역전승을 거두고 감격적인 금메달을 땄다.

캄보디아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까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메달은 은메달 2개와 동메달 4개가 전부였다.

이번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라오스, 브루나이, 동티모르 그리고 중국과 인도 사이 히말리아 산맥에 자리 잡은 인구 70만의 소국 부탄 등이 첫 금메달을 노린다. 과연 어느 나라가 4년 전 캄보디아와 같은 건국 이후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의 감격을 누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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