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꾼 진회장(이병헌)과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이 투자금을 두고 두뇌 싸움을 벌이는 영화 '마스터'(조의석 감독)의 한 장면이다.(사진=뉴시스)
희대의 사기꾼 진회장(이병헌)과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이 투자금을 두고 두뇌 싸움을 벌이는 영화 '마스터'(조의석 감독)의 한 장면이다.(사진=뉴시스)

[뉴시안=이태훈 기자] 2016년 710만 명의 관객수를 기록한 영화 '마스터(Master)'를 최근에 다시 봤다. 이 영화는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국내 금융사기 영화다.

실제 조희팔은 2004년부터 4년간 연 30~40%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피라미드 업체를 차려 의료기기 임대사업을 시작했다. 모집된 인원은 3만여 명, 투자액만 4조 원대에 달했다. 그는 신규 회원의 돈을 기존 회원들에게 이자로 지급하며 투자자들을 속여왔다. 하지만 사기임이 들통났고 그는 돌연 중국으로 잠적했다.

3년 후인 2011년 조희팔 사망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위장 사망'을 의심했다. 경찰은 DNA 조사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려 했지만 '감식 불가능'의 결론을 얻었다. 사건은 그렇게 종결됐다.

영화는 '사기꾼 진회장'의 체포로 막을 내린다. 영화 종반의 극적 통쾌함과 실제 피해자들에 대한 '대리만족'을 의도한 감독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마스터'에서 보여준 피해자 구제, 처절한 복수는 실제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신일그룹이 150조 원의 금괴가 실렸다고 주장하는 '돈스코이호'의 모습.(사진=신일그룹 제공)
신일그룹이 150조 원의 금괴가 실렸다고 주장하는 '돈스코이호'의 모습.(사진제공=신일그룹 )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그 결말은?

7월 한달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영화' 한편도 결말에 이르고 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보물선 탐사에 나선 주인공 류씨와 동업자들, 그들을 둘러싼 여러 의혹, 그리고 밝혀지는 계략. 뻔한 '사기극' 영화의 전형이다.

속속들이 밝혀지는 의혹 역시 류씨의 진심을 의심케 한다. 그는 전화 한 통과 단돈 1싱가프로 달러(약 800원)로 법인을 차렸다. 물론 껍데기만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로 밝혀졌다. 사건을 모의한 관계자들도 류씨의 가족, '교도소 동기' 등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가상 화폐 투자 빙자 사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들은 울릉도 앞바다에 수장돼 있는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했고 그 안에 150조원 규모의 금괴가 있다고 주장했다. 증거로 실제로 촬영 했다는 사진과 영상을 내세웠다. '쓰시마해전 전쟁 참전 기록'이라는 당시 문헌도 공개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가짜로 밝혀지고 있다. 증거로 제시한 사진과 영상은 영화 '타이타닉'에서 추출, 2003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돈스코이호를 발견했을 당시의 영상 등으로 의심받고 있다. 또, '쓰시마해전 전쟁 참전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 문헌으로 밝혀졌다.

이 관계자들의 계략도 점점 드러나고 있다. '신일골드코인'이라는 가상 화폐 거래소를 차려 10만이 넘는 투자자, 500~6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가 인양되면 코인의 가치가 폭등한다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영화'의 주인공 류씨는 현재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가 내려졌다. 경찰은 지난 8일 해당 사건과 연류된 관계자 5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10일에는 핵심인물 2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 사건을 주도한 류모(43)씨는 현재 베트남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송명호(싱가포르 신일그룹 회장), 유지범(前 싱가포르 신일그룹 회장), 박성진(신일그룹 홍보팀장) 등 1인 다역으로 활동했다는 의심까지 사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영화'의 결말이 '마스터'냐, 실제 '조희팔'이냐'에 달렸다.

600억 원의 투자금이 무려 12만 명으로 추정되는 피해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투자의 책임은 개인의 몫'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사회적 통념상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는 법이다. 

본 기자는 이 '영화'의 엔딩이 '마스터'에서 느꼈던 '통쾌함'으로 끝을 맺길 바라는 바다.

이어, 억울한 투자피해로 가슴을 치는 이들이 사라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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