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배리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배리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박지광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비록 국내언론의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지난 8월 7일에는 오하이주 연방하원 제12선거구를 새 롭게 대표할 하원의원을 뽑는 보궐선거가 있었다.

이 선거에서 공화당의 트로이 발더슨 후보는 50.2%의 득표율을, 그리고 민주당의 대니 오코너 후보는 49.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공화당의 발 더슨 공화당 후보가 0.9% 차이의 신승을 거두었 다.

2016년 선거에서는 해당 지역구에서 도널드 트럼 프후보가 힐러리 클린턴후보보다 11%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였고 하원선거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보다 37%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점 때문에 이번 오하이오주 보궐선거 결과를 공화당의 사실상의 패배로 보는 보도가 압도적으로 많다. (예를 들어“美 공화당, ‘텃밭’ 오하이오서 초접전 끝 승리…“불길한 신호”“ 라는 조선일보의 기사 ).

민주·공화 양진영, 서로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

이러한 기사들은 공화당의 텃밭인 지역구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신승할 정도로 현재 미국에서 공화 당 지지기반이 무너지고 있으며 11월에 있을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a Democratic wave or a Blue wave)할 것이라는 예측을 또한 제기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로이 발더슨을 위해 오하 이오에 가기로 결정했을 때 그는 사전 투표에서 64대 36으로 졌지만, 토요일(8월 4일) 밤 내가 지 원 연설을 한 뒤 큰 변화가 나타났다”며 “발더슨은 11월에도 크게 이길 것”이라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이번 미국중간선거에서 자신이 지원하는 후보들이 쉽게 당선될 것임을 주장하였다.

<Fox News>도 “A Giant Red Wave (공화당 압승)”라는 선정적인 제목으로 이번 보궐 선거가 최근 상승중인 트럼프와 공화당의 인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렇게 이번 보궐선거 결과를 민주·공화 양진영이 서로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그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쉽지 않다.

먼저 해당 선거구가 공화당의 텃밭인 선거구인가 하는 점은 의문이다. 오하이오주 제12선거구는 농촌지역으로 분명 공화당 우세 지역이다. 지난 수십 년간 공화당 의원이 이 지역구를 대표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16년 공화당 후보가 보여준 37%의 우위는 당시 공화당 후보가 인기가 많았던 현역 의원이었기 때문이다.

재선율이 50%를 오락가락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현역 하원의원의 재선율 90%가 넘고 현역 의원이 30~40%의 차이로 이기는 것이 드물지 않을 정도로 현역 프리미엄이 큰 나라다.

따라서 2016년 선거에서 공화당 하원후보가 37%를 더 얻었다고 해서 해당 지역구가 한국의 광주나 대구와 같은 지역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공화당 지지자의 결집력은 여전

지역구 당파성을 측정하는 공신력있는 'Cook PVI' 점수를 보면 해당 지역구가 공화당 +7로 표시되어 있다. 이는 각종 선거 에서 공화당 후보가 평균적으로 7%정도 더 득표하는 지역구라는 의미로 해당 지역구가 공화당 약우세지역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두 무명후보가 맞붙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1% 차이로 승리하였다고 해서 이를 공화당이 자신의 텃밭에서조차 크게 인기를 잃었다는 신호로 보는 것은 무리다.

'NBC Meet the Press' 프로그램의 척 토드 가 언급했듯이 해당 지역구는 오하이오주의 수도 인 콜롬버스시의 급속한 팽창 때문에 지난 2년동안 도시로부터 상당한 인구유입이 있었던 지역이다.

즉 도시로 출퇴근하는 민주당 지지성향의 유권자들이 지난 2년간 상당수 유입되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의 수세는 인구구성 재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제12선 거구 내 각 카운티별 선거결과가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한다. 지역구 내 농촌지역과 도시인근 지역은 뚜렷하게 투표성향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오코너는 콜롬버스로 통근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플랭클린 카운티에서만 승리하였다.

이러한 사실들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공화당을 지지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후보가 약한 후보였다는 점 역시 이번 보궐선거 결과의 지나친 해석을 경계하게 만든다.

두 후보의 개인적 자질과 명성을 정확히 측정할 방법은 없으나 볼더슨 후보가 공화당 예비경선에서 2위인 멜라니 레니건에게  불과 121표차(19,282표 對 19,161표)의 신승을 거두었다는 것은 볼더슨이 그리 매력적인 후보가 아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에 비해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오코너 후보는 40.9%의 득표율로 16.8%를 기록한 자크 스코트 후보를 손쉽게 눌렀다.

다만 이 모든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이 예년에 비해 약간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율이 예년보다 높게 나왔다.

중간선거 민주당 대승 가능성 희박

만약 이러한 투표율이 반트럼프 정서에 기인한 것이고 이러한 추세가 중간선거까지 이어진다면 민주당이 하원다수당으로 등극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보궐선거에서도 확인되었듯이 공화당의 지지층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대승을 점치는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지지자들에 대한 영향력을 재확인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트럼프의 현지 방문이 발더슨의 득표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같은 날  미시간, 캔자스, 미주리 등에서 치뤄진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트럼프가 지지한 후보들이 모두 승리하였다는 것이다.

이들 후보들은 트럼프 정책을 절대적으로 지지하였는데 이들이 모두 승리하였다는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내 기반이 더 탄탄해 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일부 언론이 점치는 중간선거 패배 이후 공화당 의원들의 반란으로 인한 트럼프 행정부 조기 레임덕 시나리오는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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