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중국 국빈 방문 중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충칭시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해 현지에서 생산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해 12월 중국 국빈 방문 중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충칭시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해 현지에서 생산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국내 자동차 산업이 연쇄 침체 위기에 처했다.

자동차 업계의 총자산증가율 및 매출액증가율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해, 자동차 산업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정책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환경·안전 관련 규제 강화 추세 등도 수익성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어떻게 회복해야 하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회복에 대한 길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임두빈 삼정KPMG 책임연구원은 “자동차 업계는 현재 단기 수익성보다 중장기 성장성 확보에 기업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연하지 않은 수직계열화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완성차 업계에서는 납품사의 단가 조정을 통한 단기 수익성 향상보다는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R&D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매출 대비 낮은 R&D 지출과 단기 수익성 지향형 전략, 전속거래 등은 이미 수년전부터 자동차 업계에서 제기되 온 문제다. 그러나 위기의식만 가질 뿐 뚜렷하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이에 적극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글로벌 기술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M&A를 추진하며, 전략적 제휴를 통해 변화하는 생태계에서 새로운 밸류체인을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자동차 산업의 성장성 강화를 위한 전략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동차 부품사가 성장해야 한다

임두빈 삼정KPMG 책임연구원은 “전속거래 완화로 부품사의 성장 가능성 열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는 자생적 성장 여력이 미흡한 영세 업체가 대다수다.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 중 한국기업은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만도, 현대파워텍, 한온시스템, 현대다이모스로 6개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 28개사, 미국 22개사, 독일 16개사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숫자다. 이에 국내 부품사의 성장 길이 개선되야 한다는 주장이다.

완성차 업계도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사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전속거래를 완화해 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직계열화 구조의 단일 및 소수의 매출처는 부품사에게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다.

임 연구원은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핵심 부품사가 다수의 완성차 기업에 납품하는 구조로 점차 변화되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제공=삼정KPMG)
국내 자동차 산업의 재무구조 변화. 매출액증가율과 재고자산회전율이 해마다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자료 제공=삼정KPMG)

자동차 업계 어떻게 나빠졌나

외부감사대상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 1277개 기업의 2013~2017년 재무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기업들의 평균 총자산증가율은 2.55%로 2014년 10.83% 이후 지속적 하락세를 보였다.

매출액증가율도 2014년 7.23%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0.32%에 머물렀다. 재고자산 소진의 속도를 나타내는 재고자산회전율도 2013년 20.07회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7년 15.77회를 기록했다.

자동차 기업들의 유동비율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2013년 109.44%였던 유동비율은 2016년 91.74%를 기록했다. 이는 단기지급능력 저하로 자동차 기업들의 단기 재무 건전성도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금유입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매출채권회전율 역시 미미하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자동차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과 매출액순이익률, 투자자본수익률(ROI)이 모두 하락하고 있다.

미국 관세 과중 뿐만 아니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사태로 발생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가동률 저하가 장기화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회복을 위해 국내 자동차 업계가 크게 혁신을 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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