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본사의 모습.(사진=대신증권)
대신증권 본사의 모습.(사진=대신증권)

[뉴시안=이태훈 기자] 차주사의 P2P 대출펀드 사기 행각에 연루된 대신증권이 투자금 회수 가능성ㆍ불완전 판매 등에 대해 노사간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논란에 휩싸인 펀드는 '피델리스 P2P 전사 1호'로 알려졌다. 피델리스자산운용이 지난해 5월 선보인 국내 최초의 P2P 전용 사모대출펀드다.

대신증권은 '피델리스 P2P 전사 1호'를 비롯한 부동산 펀드 5종에 3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 투자금 중 일부가 특별자산인 양곡담보대출 채권에 투자됐고 해당 채권에 연체가 발생해 문제가 발생했다.

대신증권의 단일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40억 원으로 전체 연체금액(44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담보이행청구 절차 등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섰고 해당 문제에 대해 차주의 개인의 일탈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해당 펀드의 문제는 차주인 코발트블루코리아의 채무 불이행에서 불거졌다"며 "피델리스 P2P 대출펀드의 경우 확실한 담보가 있어 투자자들의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신증권 내부 직원들에서는 사측과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신증권 내부직원은 "확실한 담보가 있고 투자금에 손해가 없다면 왜 내부 직원들과 투자자에게 회사의 대응 방안을 상세히 설명해주지 않나?"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투자 상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고객에게 '최대 손실 가능액'을 제시하고 투자금에 상응하는 담보가 있으니 원금 회복과 예정 수익률 중 얼마만큼의 수익률을 돌려줄 수 있다고 밝히는 게 의무"라며 "회사에서 만든 상품을 믿고 고객에게 팔았는데, 회사는 상품에 이상이 생기니 나몰라라 한다"고 토로했다.

"차주사 마음먹고 서류 조작한 100% 사기, 담보이행청구 등 자금 회수 순탄치 않을 것"

해당 펀드 상품은 피델리스자산운용의 투자심의를 거쳐 온라인 대부업체 애플펀딩을 통해 투자·대출이 이뤄졌다.

차주사는 대출받은 돈으로 전국 농협에서 양곡을 구매한 후 판매대금을 상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약과 달리 중간에서 대출자금을 임의로 유용했다. 이 과정에서 제출한 지방 농협이 발급한 '양곡 보관 확인서'는 위조된 서류로 밝혀졌다.

그는 담보이행청구를 통해 투자금 100% 회수를 자신한 사측의 의견에도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번 논란에 대해 그는 "확실하다면서 담보를 제시하지 못하는 사측을 신뢰할 수 없다"며 "양곡 서류까지 위조한 차주사가 마음먹고 사기 친 경우인데 그 돈을 다 갚는 사기꾼이 어디 있겠냐"며 투자금 회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사측은 담보의 종류에 대해 묻는 본지의 질문에 "현재 담보이행청구가 진행 중에 있어 담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대신증권이 판매한 피델리스 P2P 대출펀드 상품 요약제안서.(사진=대신증권 노조)

 

노사, 불완전 판매두고 책임 공방

이번 사건을 두고 노사간 불완전 판매 책임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지난 13일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지부는 공식 카페를 통해 '최근 P2P펀드 사기사건 및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한 지부의 입장'이란 글을 올렸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컨퍼런스콜에서 사측은 법인부동산 담보가치(LTV) 40~70% 내외 분산 투자만 강조했을 뿐 문제가 된 특별자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에 대해 "컨퍼런스콜에서 얘기하지 않았더라도 계약서 상에 '특별자산 투자'가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며 "문제가 발생하자 '회사가 영업점에 불완전 판매를 했다'는 프레임을 씌워 영업점 손해가 아님을 주장하기 위한 노조의 억지 끼워맞추기"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신증권 내부직원은 "상품 제안서에 특별자산 투자에 대한 내용이 보험 약관처럼 깨알같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며 "해당 내용을 놓친 건 영업점 직원의 잘못이지만 투자액의 10% 비중을 차지하는 특별자산 투자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것은 사측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특별자산이 불확실성이 큰 양곡으로 명시돼 있었다면 고객에게 이 상품을 추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영업점 직원들은 회사의 상품을 믿고 고객에게 판매하는 1차 고객이다"며 "회사가 고위험군에 속하는 양곡에 대한 투자를 컨퍼런스 콜에서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1차 고객인 직원들에게 불완전 판매를 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한편, 대신증권 사측은 내부 직원이 주장한 '직원 및 고객 통보 진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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