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필 맥그로/역자 차백만/청림출판/1만5800원
저자 필 맥그로/역자 차백만/청림출판/1만5800원

[뉴시안=김도진 기자] ‘책을 표지로 판단하지 말라’는 격언이 의미하는 바는 확실하다. 

사람들은 표지가 매력적이면 책 내용도 괜찮을거라 생각하고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이 격언은 평범한 표지에 지식과 지혜, 통찰력 그리고 혜안을 수록한 책들에게 위로가 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책은 여전히 흡입력 있는 제목과 표지 디자인만으로도 독자의 선택을 받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십권씩 발매되는 신간속에서 눈길을 붙잡는 디자인을 내놓기는 쉽지 않기에 이 역시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신간 “인생은 수리가 됩니다(필 맥그로, 청림출판)”는 어느 쪽으로 분류될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버거운 삶, 더 나은 인생을 살고 싶은 이들에게 전략적인 방법을 제안하는 책의 내용을 모르더라도 “인생은 수리가 됩니다. 반품은 안 되지만”이라는 책 제목은 콘텐츠를  충분한 전달하고 있다. 게다가 저자는 필 맥그로이다.  

필 맥그로는 1998년 오프라윈프리의 TV쇼에 처음 등장한 후 주목을 받았다. 2002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건 상담 토크쇼 ‘닥터 필’의 16번째 시즌을 이끌며 현재까지 진행하는 법 심리학자이자 인생전략가로 법률컨설팅회사 코트룸 사이언스(Courtroom Ssciences)의 대표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등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책도 여러 권이고 전세계 39개국의 언어로 출간된 그의 책은 3천만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믿을만한 필자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인생의 10가지 법칙을 알고, 개개인의 인생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18가지 과제를 직접 수행하면서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라고 조언한다. 적당한 언어유희와 실현하기 힘든 제안을 담은 다른 자기계발서와는 확실히 차이가 나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이라는 점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 

표지와 내용 모두 훌륭한 책으로 평가해도 손색이 없을 듯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1999년 1월에 발표된 인생전략(Life Strategies)을 번역했다는 사실은 생각해 볼 부분이다.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는 상담가의 인생 전략을 소개한다는 의미가 중요한 것이지 10년전 책이면 어떻고 20년전이면 어떻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1999년에 쓴 첫 책이 젊은 세대의 감각에 호소하는 타이틀을 달고 출간되었고, 공교롭게도 그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고전 반열에 오를 클래식 명작이 될 지, 신선한 느낌으로 포장만 바꾼 낡은 책이 될 지 독자의 선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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