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가고 가을 장마에 의해 피해가 속출했다. (사진=뉴시스)
태풍이 지나가고 가을 장마에 의해 피해가 속출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태풍은 지나갔는데 휴일동안 내린 비로 남부지방엔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어제(26일) 하루 동안 지리산 일대엔 300mm 안팎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비의 양도 많았지만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남부지방 뿐 아닙니다. 중부지방도 밤새 굵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중요한 건, 이번 주 후반까지 이렇게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날이 많다는 겁니다.

이번 주 예보를 보면, 목요일(30일)까지 전국에 비가 이어지겠고 남부지방은 금요일(31일)까지, 제주도는 토요일(9월 1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건 아니고, 빗줄기가 약해졌다 강해졌다를 반복하면서 마치 장마처럼 주 후반까지 비가 오는 날이 많겠습니다.

이번 비의 원인은, 우리나라를 관통했던 태풍 ‘솔릭’과 중국 남부에서 미처 태풍으로 발달하지 못한 저기압 때문입니다. 태풍 ‘솔릭’이 지난 뒤, 우리나라를 뒤덮고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은 세력이 다소 약해져 우리나라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걸쳐 있는 상태입니다. 그 경계를 따라 중국에서부터 많은 수증기가 들어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수증기의 통로가 되면서 계속 비구름대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맘 때 마치 장마처럼 비가 오는 건 그리 이례적인 일이 아닙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면 이른바 가을장마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힘을 잃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에서 힘을 키워 내려오는 찬공기가 충돌해 비구름대가 만들어지면 며칠 동안 비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초여름 장마가 힘을 키우는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이라면, 가을 장마는 힘을 잃어가는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

기상청은 이번 비는 전형적인 가을장마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지만, 형태는 가을 장마와 비슷한데요. 일단, 내일(28일)까지 충청도와 강원남부, 전북과 경북북부에 50에서 최고 200mm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고, 서울, 경기와 강원북부, 전남과 영남엔 30에서 80mm의 비가 더 내리겠습니다. 시간당 40mm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곳도 있겠습니다. 중부지방은 오후부터 빗줄기가 약해지겠지만 내일도 전국에 비가 내리겠습니다. 주 후반까지 폭이 좁은 비구름대가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리며 강한 비를 뿌리겠는데요. 계속되는 비로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두셔야겠습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