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로 유명한 코웨이를 인수하기 위한 웅진 그룹의 유상증자가 실시된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맛있는 주식=송범선 기자] 웅진씽크빅이 코웨이를 웅진그룹에 다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웅진에게 코웨이는 그룹의 상징이었다. 웅진 코웨이는 정수기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웅진 그룹은 지난 2013년 경영상 악화로 코웨이를 매각했다.

정수기 사업을 매각한지 5년이 지난 현재 2018년, 웅진 그룹이 정수기 사업을 다시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코웨이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는 소식에 이날은 웅진씽크빅(095720) 주주들에게는 비극으로 다가왔다.

3일 웅진씽크빅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5.30% 하락한 4,900원에 마감했다. 코웨이 인수로 인해 난데없이 웅진씽크빅 주주들에게 불통이 튄 것이다.

 

화살은 왜 웅진씽크빅에게 돌아갔는가.

뉴시안은 웅진씽크빅 관계자에게 ‘웅진그룹에서 코웨이를 인수하는데 왜 웅진씽크빅이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되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코웨이는 처음에 웅진씽크빅 사업본부로 시작했다. 두 기업 다 방문판매 사업이기 때문이다. 학습지도 방문판매고, 정수기도 방문판매이기 때문이다. 이에 웅진 지주회사나 다른 웅진 계열사보다는 웅진씽크빅이 유상증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코웨이의 지분을 웅진씽크빅이 가장 많이 갖게 된다. 이에 코웨이는 웅진씽크빅의 자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웅진씽크빅은 3일 유상증자 소식에 급락했다. (차트=하나금융투자)

문제는 코웨이의 렌탈(임대)사업이 수익으로 이어지느냐다. 이 질문에 대해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정수기 렌탈 사업은 향후 가장 성장성 있는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점차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어서 웅진씽크빅의 학습지 사업도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정수기 렌탈 사업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또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1주당 신주배정 주식수는 1.0175694이다. 기존 주식 보유자가 100주를 갖고 있을 시에 101주를 4,025원에 배정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이는 10월 8일날을 기준으로 이뤄지며, 그 전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일반 투자자는 각 증권사를 통해 유상증자 권리를 가질 수 있다. 4025원은 현 주가보다 38%가량 낮은 금액이다. 신주권교부예정일은 오는 11월28일이며 신주는 11월 29일 상장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기존 주주일 경우, 4025원에 배정 받기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사주조합원 우선배정비율이 20%가량 되는 만큼 웅진씽크빅 회사원들의 지원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웅진씽크빅 회사 내재가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웅진씽크빅은 PBR 0.72, PER 9.11로 저평가된 상황이다”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률도 5년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76%에서 올해 예상 70%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더 안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이번에 인수를 노리는 코웨이의 경우 5년 연속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이 25%를 넘는 고성장 기업이다. 이는 워렌버핏의 투자기준에도 조건을 충족시키는 투자”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웅진씽크빅은 유상증자 악재로 더 저렴한 구간이다. 웅진씽크빅 매수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이에 여유자금만 충분하다면, 웅진씽크빅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매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웅진씽크빅의 재무제표. 4년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표=와이즈에프엔)

웅진에게 코웨이란?

웅진은 1989년 국내에서 처음 필터를 장착한 정수기를 제조해 판매했다. 이에 정수기하면, 웅진코웨이가 떠오르는 이미지를 갖추었다.

웅진 코웨이는 이후 정수기 업계를 이끌어 오며 1999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던 렌털(정수기 임대) 사업을 정착시켜 시장을 확장했다. 정수기 렌탈은 한국 가정집의 고유한 문화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웅진 그룹은 2012년 10월 재무구조 악화를 이유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웅진식품, 웅진폴리실리콘 등을 매각하면서 그룹이 해체됐다.

여기에다 2013년 웅진코웨이 지분 30.9%를 MBK파트너스에 주당 5만원씩 2000억원에 매각했다. 지분 매각 당시 웅진은 5년간 정수기 사업 겸업 금지와 우선매수권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웅진 그룹의 기업 재무 악화는 완화되면서 회생절차가 2014년 2월 종결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는 코웨이의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목적으로 발행되며 인수가 무산될 시 다른 중견렌털업체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웅진씽크빅은 현재 사모펀드(PEF)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코웨이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최종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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