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프레소 캡슐을 재활용하여 제작된 리사이클 까렌다쉬 볼펜 (사진:웨이무역)
네스프레소 캡슐을 재활용하여 제작된 리사이클 까렌다쉬 볼펜 (사진:웨이무역)

[뉴시안=이석구 기자] '뭉치면 산다'며 콜라보를 진행하는 기업들은 많다.

그렇지만 네스프레소와 까렌다쉬의 콜라보는 4차산업혁명을 지나는 아날로그 기업들의 콜라보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독특한 사례이다. 

캡슐 커피 시장의 선행주자인 네스프레소는 2015년부터 사용한 캡슐의 재활용을 고민했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캡슐을 일반 쓰레기로 배출할 경우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자원의 활용면에서도 아쉽기 때문이다. 

1915년 시작하여 고급 필기구를 생산해온 까렌다쉬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제품을 고민하고 있었다. 두 회사 모두 스위스 기업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는 공통점이 콜라보레이션 제품으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출시된 까렌다쉬 849볼펜은 사용한 커피캡슐의 알루미늄을 재활용한 합금이 소재이다. 오랜 시간 사용해도 품질을 유지해야 하고, 고급 볼펜이 갖는 느낌도 제공해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한다.

과정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평범한 펜일 뿐이지만, 스토리를 알고 보면 매력있는 제품이 되는 콜라보의 매력은 바로 여기서 만들어진다. 두 회사의 콜라보로 가볍고 튼튼한 볼펜 바디가 탄생했고, 이는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판지포장에 담겨 판매된다. 

디지털과의 결합만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IT기술을 접목한 펜 제품도 수십여종 나왔지만,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은 드물다. 

지구 환경을 생각하고,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며, 자원 재활용이 필요하다는 '가치 소비'를 중시여기는 소비자들도 많다. 가치소비 제품은 꾸준한 시장을 확보하는 구매력이 있다.

버려지는 금속을 볼펜으로 만들어 공급하는 네스프레소와 까렌다쉬의 콜라보는 줄어드는 수요를 염려하는 전통 기업들이 눈여겨볼 시사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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