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브랜드로 판매중인 씽크패드 노트북 T480S (사진=알투비)
레노버 브랜드로 판매중인 씽크패드 노트북 T480S (사진=알투비)

[뉴시안=알투비/IT리뷰어] 1992년 IBM은 씽크패드 700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10.4인치 화면에 무게는 2.9Kg, 일본의 전통 도시락 포장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무광 검정의 각진 디자인은 당시의 어느 노트북과도 닮지 않았다. 차별화 포인트는 또 있었다. 키보드 중간에 놓인 빨간색의 트랙포인트는 노트북에도 마우스를 붙여서 사용하던 다른 제품들을 압도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IBM은 이후에도 꾸준히 신기술을 도입하고, 안정성과 성능을 자랑했다 고가의 제품으로 하이엔드 유저를 공략하며 비즈니스 노트북으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세워나갔다.

씽크패드가 등장한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우주왕복선에 씽크패드를 탑재했고, 1998년부터는 국제 우주정거장(ISS)에 사용하는 컴퓨터로도 선정되었다. 우주를 나간 횟수도 총 50여회에 달한다고 할 만큼 잘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IBM이 구조조정을 통해 개인용 PC사업부를 레노버에 매각하면서 2004년부터는 레노버 브랜드로 출시된다. 

 

씽크패드의 상징, 레드 캡이 독특한 트랙포인트 (사진=알투비)
씽크패드의 상징, 레드 캡이 독특한 트랙포인트 (사진=알투비)

고유의 팬 층을 확보하고 있던 씽크패드가 레노버에 인수된 후, 한동안은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중국 업체로의 매각이 결국은 단종으로 이어질 거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씽크패드는 계속되었다. 2015년 씽크패드는 총 시리즈를 합쳐서 판매량 1억대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레노버 인수이후 품질이 다소 낮아졌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대중화된 가격은 판매에 도움을 주었다. 최근 국내에 다시 도전장을 내놓으며 씽크패드 팬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참고로 "빨콩"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트랙포인트는 손가락으로 움직이는 조이스틱처럼 화면의 화살표를 이동시키는 도구로, 키보드에서 입력하다가 마우스나 터치패드로 손을 옮길 필요 없이 바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그래서 왼쪽 버튼과 오른쪽 버튼, 스크롤 버튼이 모두 터치패드 상단, 스페이스 바 아래에 위치한 독특한 구조를 갖는다.

 

레노버 씽크패드 T480S 부팅화면 (사진=알투비)
레노버 씽크패드 T480S 부팅화면 (사진=알투비)

현재 시장에서는 삼성의 노트북9과 LG의 그램 시리즈가 노트북 부문을 주도하고 있지만, 가성비를 앞세운 에이수스(ASUS)와 올드팬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레노버 씽크패드 등도 주목받고 있다. 외려 젊은 층에게는 낯선 씽크패드 스타일이 신선하게 보일 수도 있다고 하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고급 슈트를 입고, 브리프 케이스를 들고 다니는 비즈니스맨의 상징과도 같았던 씽크패드. 26년을 버텨온 저력의 노트북은 지금 봐도 아름답다. 앞으로도 쭉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알폰소는 '알투비가 추천하는 스마트폰과 소장하고 싶은 장비들'의 줄임말이다.
알투비의 IT관련 글은 월~금, 한 편씩 업데이트된다. (정리=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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