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폰에 두 개의 유심을 넣고 2대의 폰처럼 쓰는 듀얼심 폰 (사진=알투비)
한 폰에 두 개의 유심을 넣고 2대의 폰처럼 쓰는 듀얼심 폰 (사진=알투비)

[뉴시안=알투비/IT리뷰어] "어~ 전화번호 바꾸셨어요?"

얼마전부터 듀얼심 폰을 쓰면서 이 같은 반응을 자주 자주 듣게 된다. 전화를 걸 때 1번 유심인지, 2번 유심인지 확인하지 못하고 걸면, 받는 사람은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듀얼유심, 듀얼심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한 폰에 두 개의 유심을 넣고 사용하는 폰을 말한다.

하나의 폰에 두 개의 유심을 넣고 사용한다는 것이 낯선 분이 많을 줄 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는 시스템으로 원래는 해외출장이 많은 사용자들이 주로 쓰곤 했다. 한국에 사는 비즈니스맨이 2주간 미국을 방문하는 경우, 이 기간 내내 로밍을 사용하기는 요금부담이 크다고 느껴진다면, 현지에서 선불형 유심을 구입해서 미국내 통화는 미국유심으로 하고, 한국에서 원래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그대로 받는 식이었다.

 

헬로모바일을 통해 판매되는 블랙베리 키2 (사진=알투비)
헬로모바일을 통해 판매되는 블랙베리 키2 (사진=알투비)

저렴한 가격으로 통화는 물론, 데이터 사용까지 할 수 있다보니 여전히 글로벌 비즈니스맨은 듀얼심 폰을 선호한다.

그동안 국내에는 듀얼심 폰이 공식적으로는 판매되지 않았고, 해외직구 등을 통해 개인이 들여온 제품중 간간이 있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벌써 2종의 폰이 듀얼심을 장착하고 공급되고 있다. 헬로모바일을 통해 판매되는 블랙베리 키2와 SK텔레콤과 KT를 통해 판매되는 홍미노트5가 듀얼심을 지원하는 제품이다. 

국내 주요 이동통신사와 알뜰폰에서 공급되는 이들 스마트폰은 정식으로 전파인증을 받았다는 것이니 혹시라도 불법적인 것일까 하는 걱정은 접어도 좋다. 그렇다면, 2018년 현재 듀얼심폰은 누가 왜 사용할까?

 

정식으로 국내에 공급되는 샤오미 홍미노트5 듀얼심 모습 (사진=알투비)

개인용 폰과 업무용 폰을 별도로 사용하는 직장인에게 편리함을 줄 것이다. 전화응대 관련 업무나 영업 등의 업종에 일하는 경우 회사용 전화를 별도로 지급받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개인폰과 직장폰, 2대를 각각 휴대하고 다녀야 하지만 듀얼심 폰을 사용한다면 회사용 폰을 반납하고 유심만 꺼내서 듀얼심 폰에 꽂고 사용하면 된다. 

개인용 폰이 온가족 할인제도 등의 약정에 묶여 있는 경우, 쉽게 번호이동을 하거나 해지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듀얼심 폰을 장만하면서 가성비가 높은 알뜰폰의 적절한 요금제를 선택해 가입하고, 기존 번호 요금제는 최저로 줄여두는 것도 절약법이 되기도 한다.

사용하는 이통사가 서로 달라도 상관은 없지만 LG 유플러스 회선 2개를 한 폰에서 사용하는 경우 종종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사용자의 주장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듀얼심폰은 두 개중 선호하는 번호로 데이터나 전화 등의 우선순위를 지정할 수 있다. (사진=알투비)

두 개의 유심을 넣어 사용하다보면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 때 마다 어느 번호로 보낼 것인지 지정해야 하는게 불편할 수도 있기에, 대부분의 듀얼심 폰은 셀룰러 데이터, 통화, 문자 등에 각각 어느 유심을 기본값으로 사용할지, 아니면 그때마다 확인할지 지정하게 되어 있다. 설정 - 네트워크 - 셀룰러 항목을 선택하여 변경할 수 있다.

그동안 듀얼심은 안드로이드폰 만의 전유물이었지만, 이번 신제품 아이폰XS시리즈부터는 아이폰도 듀얼심을 지원한다. 다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기본 내장형태의 유심(e유심이라고 부른다)에 물리적 유심을 추가하는 방식이며, 일반적인 듀얼심처럼 두 개의 유심 슬롯을 지원하는 아이폰은 중국내수시장용으로만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듀얼심 폰은 두 개의 유심을 한 폰에 넣고 사용하는 것이다 보니 장점도 있지만, 명백한 한계도 있다.

일단 주소록을 각 유심마다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폰의 기본 주소록을 함께 쓰는 형태이다. 업무용 폰과 개인용 폰의 주소록이 하나로 합쳐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앱의 경우, 별도의 듀얼 앱을 설치하면 하나의 폰에 각각 두개의 메신저 앱도 설치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주소록이 하나라는 한계로 인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업무용 톡에서 주소록 자동추가 등을 꺼 두는 것이 현명하다. 

가장 큰 한계는 사용자의 착각이다.

1번 유심으로 걸고자 했지만 2번 유심으로 전화통화를 하거나, 2번 유심으로 보내야 하는 SMS를 1번 유심으로 보내는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착각이다. 이런 한계와 문제점을 잘 알고 사용한다면 듀얼심폰은 나름의 매력이 충분한 폰이라고 하겠다. 


알폰소는 '투비가 추천하는 스마트과 장하고 싶은 장비들'의 줄임말이다.
알투비의 IT관련 글은 월~금, 한 편씩 업데이트된다. (정리=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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