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보급에 크게 기여한 애플 아이패드 (사진=알투비)

[뉴시안=알투비/IT리뷰어] "새로 나온 스마트폰 살까 아님 노트북을 바꿀까? 태블릿은 요즘, 좀 그렇지!"

스마트폰보다는 크고, 노트북과 비교하면 키보드가 없어 휴대가 편리하고, 전용 펜을 사용하면 아날로그 습관을 그대로 살려가며 사용도 가능한 태블릿.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종이책 대신 전자책을 읽고, 멀티미디어가 구현되는 디지털 잡지 등의 용도로 많이 사용되곤 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4인치대의 작은 화면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이었기에, 10인치대의 태블릿은 큰 화면이라는 확실한 장점이 있었고,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이전이었기에 첨단의 제품을 사용한다는 심리적 만족감은 또다른 즐거움이었다.

 

웹툰 작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그래픽 전용 와콤태블릿 (사진=알투비)
웹툰 작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그래픽 전용 와콤태블릿 (사진=알투비)

아이패드가 등장하기 전만 하더라도 태블릿은 그래픽 작업을 하는 전문직종의 특수한 장비 취급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인의 핵심 IT장비는 컴퓨터였고, 업무용 장비는 회사가 지급하고 개인용 장비는 이미 데스크톱 컴퓨터나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가 많았기에 굳이 하나 더 추가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전용 펜이 탑재된 것도 아니고 성능이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닌, 키보드도 없는 태블릿이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 업체들이 고민하는 사이, 아이패드는 쑥쑥 성장해 나갔다. 

웨딩업계에서는 촬영전, 이런 구도로 촬영할 것이라며 아이패드의 카메라로 샘플 샷을 찍어 고객에게 보여주었고, 회사 경영진은 이동하는 차 안에서 아이패드로 편리하게 결제 문서를 보기도 했다. 해외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엑셀 등의 작업을 하려면 키보드 못지 않게 마우스 지원이 필수인데, 원천적으로 아이패드는 이 부분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매니아층을 제외하고는 실제 업무에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윈도우 태블릿의 대명사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사진=알투비)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는 조금씩 사용층을 늘려가는 중이다.

윈도우 환경의 태블릿은 비즈니스 환경에 적합했고, 비교적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대 고객업무를 진행하는 영업직과 외근직의 애용품이 되었다.  해외에서는 아이패드가, 국내에서는 서피스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사이,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도 태블릿이 등장했지만, 태블릿 전용앱이 많은 iOS와는 달리 스마트폰과 차별화되지 않는 앱이 대부분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시장을 넓혀 나가지 못한채 답보 상태에 있었다. 간간이 미국에서 저렴하게 풀린 국산 태블릿이 역수입되면서 수요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이는 틈새수요를 충족시켰을 뿐이다. 

 

8인치 크기의 태클라스트 안드로이드 태블릿 (사진=알투비)

그렇게 몇년이 흐른 뒤, 태블릿 시장은 전반적인 침체를 맞게 되는데, 그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가능하다. 

하나는 스마트폰의 대화면화이고, 다른 하나는 가격 상승이다. 스마트폰의 화면이 커지면서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은 확실하게 설 자리를 잃어가고 모습이다. 아이패드 역시 아이패드 미니는 단종되고 펜을 지원하는 프로 라인이 등장하면서 생산성 도구로 도약하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펜을 지원하지만 마우스는 여전히 쓸 수 없고, 펜 기능 역시 기능적으로는 와콤의 전문가용 태블릿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이다.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는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대가 걸림돌이다.

 

가성비를 높인 저가형 노트북 라인이 대거 등장하면서 태블릿에 키보드를 붙여서 사용하는 층을 공략하는 것도 부담이다. 

악세사리를 모두 포함하면 어느새 노트북 가격을 뛰어넘는 제품도 많고, 노트북은 좁은 공간에서도 사용 가능하지만 태블릿은 본체를 세울 스탠드 공간까지 추가로 필요해 불편함을 더한다. 전체 무게가 1KG이하의 노트북들이 나오면서 휴대성 역시 비슷한 수준이 되어가고 있다고 보인다.

그나마 희망은 "게임"이다.

최근 출시된 삼성 갤럭시탭 S4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배틀그라운드를 구동하려는 수요에 힘입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게임 자체가 키보드를 지원하지 않고, 사운드 면에서 이어폰을 착용하지 않으면 소리가 작게 들린다는 한계가 있으며, 최신 칩셋이 아닌 스냅드래곤 835를 탑재했다는 점에서 감점요인도 있다.

샌드위치 신세가 되어 버린 태블릿. 현재 겪고 있는 한계를 뚫고 새로운 제품이 나올지 기대해 본다. 


알폰소는 '투비가 추천하는 스마트과 장하고 싶은 장비들'의 줄임말이다.
알투비의 IT관련 글은 월~금, 한 편씩 업데이트된다. (정리=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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