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중청대피소(해발 1394m) 지점에서 북동쪽으로 바라본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아침 기온이 내려가자 단풍 소식도 들려옵니다.

가로수 나뭇잎의 색도 조금씩 변하는 걸 보니 이제 진짜 가을인 듯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설악산에서 어제(28일) 첫 단풍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첫 단풍은 산 정상에서부터 20%가량 물드는 시기를 의미하는데요. 지난해보다는 닷새 늦은 첫 단풍이었지만 평년과는 비슷한 시기였습니다.
 
설악산을 시작으로 단풍은 점점 남쪽으로 내려오겠습니다.

단풍은 하루에 25km씩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보통 9월 하순 설악산에서 시작해 10월 하순이면 남해안 두륜산과 제주도 한라산까지 물들이는데요. 설악산과 남해안 두륜산의 단풍은 한 달 정도 차이가 납니다.
 
다음 달엔 본격적으로 단풍이 시작되겠습니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에서 발표한 단풍예상 시기를 보면, 오대산(10.2.), 치악산(10.8.), 월악산과 지리산(10.12.), 북한산(10.15.) 등 중부지방의 산들은 다음 달 상순과 중순에 단풍이 들기 시작하겠습니다. 한라산(10.19), 내장산(10.21), 무등산(10.24) 등 남부지방의 유명산들은 다음 달 하순부터 첫 단풍이 들기 시작하겠습니다.
 
단풍은 추운 겨울을 앞둔 나무의 생존 전략입니다.

‘버려야 할 것이/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도종환, 단풍드는 날)에서 알 수 있는데요, 겨울에 잎을 달고 있는 건 소득 없이 식량을 축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나무는 겨울을 앞두고 잎으로 가는 물과 영양분을 차단합니다.

영양분을 차단하면 나뭇잎에 들어 있던 엽록소가 햇빛에 파괴돼 녹색은 사라지고, 녹색 엽록소 때문에 보이지 않던 다른 색이 두드러지는데요. 바로 노란색을 띠는 카로티노이드, 붉은 색을 띠는 안토시안입니다.

식물이 왕성하게 성장할 땐 눈에 띄지 않다가 일조량이 적어지고 기온이 낮아지면 노란색의 카로티노이드와 붉은색의 안토시안이 제 색깔을 드러내는 거죠.
 
이제 단풍 구경 계획을 세워야겠는데요. 만산홍엽을 제대로 즐기려면 단풍의 절정기에 찾아야겠죠.

단풍은 첫 단풍 이후 보름정도 지나면 산의 80%가량 물드는 절정기에 접어듭니다. 앞서 첫 단풍 시기에 2주 정도 후가 되면 절정에 달한 단풍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단풍의 빛깔은 맑은 날이 많을수록 고와지고 일교차가 클수록 아름다워지는데요, 토요일(29일)과 일요일(30일)은 대부분 지방 맑겠습니다.

서울의 아침기온 16℃ 등 아침엔 15℃안팎으로 선선하지만 한낮엔 서울 26℃ 등 25℃안팎으로 조금 덥겠습니다.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겠는데요.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단풍의 빛깔은 더욱 곱게 물들겠습니다. 다만 영남 동해안과 제주도에선 5~40mm의 비가 예상돼 참고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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