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홍미노트5, 오른쪽은 갤럭시 S7 (사진=알투비)
왼쪽은 홍미노트5, 오른쪽은 갤럭시 S7 (사진=알투비)

[뉴시안=알투비/IT리뷰어] "신형 스마트폰은 죄다 길쭉하게 화면이 길어지던데, 왜 그런거죠? 뭐가 좋나요!"

신제품을 주로 소개하는 IT리뷰어는 제품을 보며 트렌드를 읽지만, 가끔은 리뷰에 달린 댓글에 반복 등장하는 질문을 보면서도 추세를 짐작하곤 한다. 예컨대 요즘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화면 비율, 정확히는 길어지는 스마트폰 화면에 대한 질문이다.

일반적인 사용자들은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전면에 지문인식 홈버튼이 있는 폰을 선호했다. 잠금화면을 풀기도 편하고, 책상위에 놓고 사용하다가 손가락을 대면 바로 열리는 방식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선두업체가 전면 화면의 테두리 폭을 줄여가면서 화면을 키우자 제조사들은 다들 그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전면 홈 버튼을 없애고, 후면에 별도로 지문인식센서를 장착하며 화면은 상하좌우 테두리를 극소화시킨 베젤리스(Bezel-less)를 추구했다. 이 과정에서 화면 비율에도 변화가 생겼다. 

 

왼쪽은 18:9 비율의 홍미노트5, 오른쪽은 16:9의 갤럭시 S7 (사진=알투비)

갤럭시 S7과 홍미노트5를 비교해 보면, 구세대와 신세대폰의 차이가 확실히 보인다.

갤럭시 S7은 5.1인치의 16:9화면비율로 홈버튼 좌우에 터치버튼도 있는 '사용하기에 편리한 폰'이었다. 그렇지만 18:9의 홍미노트5는 5.5인치로 화면 크고 모서리까지 둥글게 처리되어 베젤리스 폰의 대세를 따르며 변화를 선택했다.  

잃은 것도 있다. 전면 홈버튼도 빠졌고, 하단에 있던 메뉴가 화면속으로 들어가며 소프트버튼이 되었다. 지문인식은 뒤로 옮겨져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폰을 들어야만 한다. 길고 큰 화면의 폰들은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기존 제품들에 비해 '화면이 큰 만큼 고장수리비용도 많이 든다'는 부담도 크다.

대체 왜 이렇게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강요하면서까지 새로운 디자인과 조작법을 요구하는 제품을 내놓는 것일까?

 

곧 후속작이 발표될 LG전자 V30 (사진=알투비)

제조사들은 '반복을 싫어하는 소비자'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불편해하지만 기존과 다른 이미지의 제품을 접할 경우 시선을 붙잡는 효과가 있다. 신구 스마트폰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확실히 세련된 느낌을 준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실사용의 편의성보다 디자인과 이미지가 우선되는 구매시점에는 확실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이야기다.

몇년간 비슷비슷한 디자인에 똑같은 화면 비율 16:9를 지킨 폰들을 내놓던 제조사들은 2:1 비율의 폰을 내놓으면서 굳이 18:9라는 표현을 고집했다.

2:1보다 18:9를 선호한 이유는 분명하다. 기존의 16:9보다 2만큼 더 큰, 더 좋은, 더 넓은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다. 

 

노치가 들어간 대화면 폰 LG G7(사진=알투비)
노치가 들어간 대화면 폰 LG G7(사진=알투비)

하지만 이런 경쟁은 18.5:9 혹은 19:9 등의 비율로 업체마다 서로 다른 비율을 채택하면서 혼선을 가져왔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의 크기에 대한 감각을 잃어가고 있다. 화면 크기를 노치까지 포함해서 측정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빼고 재는게 맞는지 등 화면의 실제크기에 대한 논란을 감안하면 당연한 반응이라 하겠다.

가로폭은 좁은데 길이만 길쭉하게 바뀐 폰이 속속 등장하면서 실제 폰의 크기를 궁금해 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폰 크기 비교 사이트도 주목받고 있다.

 

18:9 비율의 중급기 LG Q7 (사진=알투비)
18:9 비율의 중급기 LG Q7 (사진=알투비)

플래그십에서 시작된 스마트폰 대화면화는 이제 중급기로 번지고 있다.

아래쪽으로 스크롤 하며 감상하는 웹툰이나 인스타그램, 페이스 북 등을 볼 때 18:9 이상의 화면 비율폰은 기존 폰보다 더 많은 량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에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유튜브나 몇몇 게임에서는 달라진 화면비를 맞추기 힘들어 여유분의 화면을 블랙 처리하기도 한다.

IT 업계의 트렌드는 한번 유행이 되면 다시 과거로는 돌아가기 힘들다는 특징이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고장 잦은 홈 버튼을 제거한 것도 반가워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16:9에 전면 홈버튼을 넣은 구형 디자인의 폰을 더는 생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중급기 대화면폰은 플래그십에 비해 상하베젤이 여전히 넓은 편이다 (사진=알투비)

여전히 전면 홈버튼과 16:9의 익숙한 디자인 폰을 쓰고 싶은 분들이라면, 썩 내키지 않겠지만 달라진 폰 디자인의 트렌드를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생각하자. 선택의 폭이 넓지 않지만 해외폰 중에는 간혹 가성비 높은 실속형 폰도 있으니 잘 골라서 2년 더 사용해도 괜찮다. 하지만 그 후에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될 것이 베젤리스 대화면 트렌드라는 것도 기억해 두자. 

길게 변한 대화면 폰. 솔직히 이는 제조사의 혁신적인 신제품 출시에 대한 무언의 기대 혹은 압박을 받는 과정에서 나온 변화일 뿐이다. 이제까지 사용하던 폰이 기능적으로 부족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한 것은 아니니 안심하자. 

쓰고 싶은 폰 쓰면 된다. 결국 선택은 개인의 몫이니 말이다.


알폰소는 '투비가 추천하는 스마트과 장하고 싶은 장비들'의 줄임말이다.
알투비의 IT관련 글은 월~금, 한 편씩 업데이트된다. (정리=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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