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사진 제공=SK이노베이션)

[뉴시안 맛있는주식=송범선 기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11일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코스닥이 5.37% 이상 크게 하락한 주식시장 속에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도 덩달아 크게 하락했지만, 장기적인 성장세는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이 두 회사의 장기적 성장 원동력으로는 그동안 배터리 업계를 괴롭혔던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올해 3분기 2차 전지 핵심 원재료인 니켈과 코발트 가격은 지난 분기에 비해 각각 8.8%, 252% 하락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코발트 국제 거래 가격은 kg당 62달러다. 2015년 kg당 20~30달러 수준에서 지난 3월 95달러로 세 배 넘게 폭등했던 코발트 가격은 배터리 업계의 난제였다. 그러나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며 안정세를 찾고 있다.

주요 산지인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치적 불안으로 수급 안정성을 꾀하기 어렵고 독점적 공급으로 가격이 폭등했지만, 2차전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원재료인 탓이었다. 이에 코발트는 주요 채굴 광산 생산량 증가 등으로 올해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높아 가격이 안정적일 전망이다. 

배터리 원재료인 니켈 역시 지난 4월 kg당 15.7 달러까지 상승했던 가격이 현재 kg당 12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수주 잔고 역시 점차 늘고 있다. 지난 6월말 60조원까지 높아졌던 수주잔고는 내년 초에는 7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코발트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며 62달러를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찾고 있다. (자료=뉴시스)

전문가들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수혜업종으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을 손꼽고 있다.

10일 시장 조사 전문기관 SNE리서치가 발표한 '2018년 1~8월 전세계 전기차에 출하된 비중국산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SK이노베이션의 성장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1~8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누적 출하량은 총 428.9MWh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60% 증가하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출하량 기준 1~10위 성장률 평균은 6위인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면 40%에 불과해, 업계 최고인 SK이노베이션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특히 지난 8월엔 출하량을 전년 대비 2.6배 가량 늘리면서, 8월 단기 기준으로는 시장 점유율도 3.2%를 넘어섰다. SNE리서치는 니로 PHEV, 기아 소율 BEV 등 판매 증가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코발트와 니켈의 원자재 하락이 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김병도 SK이노베이션 과장은 “대부분의 원재료들은 장기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향후 몇 년간 계약이 체결되므로 단기적인 원재료의 가격 변동이 배터리 사업 부문 성장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또 “물론 원자재의 트렌드가 하락하게 되면, 이득을 보게 되는 경우는 어느정도 있다. 하지만 공급해주는 업체가 가격을 변경하는 등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익으로 바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11일 국내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의 급락으로 2.85% 하락했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에 장기적인 성장세는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차트=하나금융투자)

SK이노베이션 외에 LG화학도 배터리 사업 개선에 수혜를 볼 전망이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실적 개선으로, 오는 4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가격 하락세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다가 완성차업체로부터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지난 4일 LG화학은 2019년 말부터 폭스바겐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밖에도 LG화학은 미국 제네럴모터스(GM)의 볼트, 아우디 전기차 등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에도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가 탑재된다. 지난 5월 출시된 코나 일렉트릭은 9월까지 4,727대가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1382대를 판매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교보증권 손영주 연구원은 "LG화학이 4분기 전기차 배터리 흑자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판매자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고 그 속도가 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안타증권의 황규원 연구원 역시 "배터리 수주잔고가 올해 중반 60조원에서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70조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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