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조현선 기자]  제주 국제관함식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군기지 건설로 상처 입은 강정마을 주민을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 해군기지)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서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제주 국제관함식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군기지 건설로 상처 입은 강정마을 주민을 위로하며 치유를 약속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아픔과 상처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당시부터 준공 후 2년이 흐른 지금까지 계속되는 지역 내 갈등을 의미한다. 반대시위와 정부의 진압, 손해배상 소송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강정마을 주민들에게는 깊은 상처가 됐다.

앞서 대선후보 시절 문 대통령은 "강정의 눈물을 닦겠다" 약속했지만, 정부가 국제관함식 개최 장소로 제주 해군기지가 선정되면서 논란이 재개되었다. 제주 해군기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당초 약속했던 민군복합항과 달리 군항의 성격이 더 강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부담을 안고서도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관함식 참석은 물론 강정마을 주민과의 대화를 자청하며 대통령이 직접 설득하기로 한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07년 참여정부 때 강정마을에 기지를 만드는 문제가 처음으로 결정됐었다"면서 "그 뒤에 11년 동안 많은 고통과 상처가 있었기 때문에 문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치유를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평소 의중은 이날 연설문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문 대통령이 "이곳 해군 기지를 전정의 거점이 아니라 평화의 거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평화를 요구하는 강정마을 주민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날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강한 국방력"이라며  강한 해군력을 강조했다. "오늘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세계 47개국 해군이 함께 하고 있다. 제주의 바다가 평화의 바다를 위한 협력의 장이 됐다" 고 국제관함식 개최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의 평화정신이 군과 하나가 될 때 제주 국제관함식은 세계 해군의 화합과 우정을 나누는 축제를 넘어 인류평화와 번영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관함식은 국가의 통치자가 군함의 전투태세와 장병들의 군기를 검열하는 일종의 '해상 사열식'이다. 우리나라는 1998년 건국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부산에서 첫 국제관함식을 개최한 이래 10년마다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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