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가 급락하자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거래인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코스닥 지수가 전날의 급락을 딛고 12일 3.41% 급상승하며 마감했다. 9거래일만에 반등이고, 급격한 상승이라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는 시점이다.

코스피는 전날 4.44% 폭락하며 65조원이 증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11월 10일 기록했던 -4.94% 이후 7년 만에 최대 낙폭으로 기록이라 검은 목요일로 불렸다.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역시 마찬가지였다. 11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37% 급락하면서 시가총액도 전날보다 13조1200억원이 감소했다.

12일 증시는 크게 반등하며 방향을 틀었다. 또한 간밤 미 증시 3대 지수가 또 급락한 가운데서도 반등에 성공해 눈에 띈다.

하지만 아직 긴장을 놓기엔 이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라는 가장 큰 악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급등했다. 미국 국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자산으로 취급받고 있다. 이에, 전 세계에 있는 투자자들이 서로 본인이 보유한 주식을 팔고 채권에 투자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안전자산보다 투자자산의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의 경우에도 해당되어, 전날 암호화폐도 크게 급락했다.

금리 인상이 소비자와 기업의 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을 만큼 대출 비용을 증가시킨다는 점도 세계 경기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불안 요인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데다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공포감이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미국의 증시 불안은 유럽과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2월 증시 불안 때보다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 훨씬 커진 상황이어서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지난 2월까지도 하나의 불안 요인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신흥국 경제 불안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올해 들어 3차례나 금리를 올리면서 신흥시장에서는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 가치는 올해 들어 각각 47%와 36%씩 하락했다. 또 파키스탄 루피(16%), 남아프리카 랜드(-15%), 러시아 루블(13%), 인도 루피(13%) 등의 통화도 하락폭이 두자릿수에 달한다.

또 유럽에서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이탈리아의 재정 불안 등 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들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부정적 전망도 불안요소 중 하나다.

IMF는 최근 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IMF는 지난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7%로 하향조정했다. 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9%에서 3.7%로 낮췄다.

전날 국내 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시장의 위기감을 반영했다.

VKOSPI는 코스피200 지수옵션을 기준으로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지수의 미래변동성을 측정한 것으로 30일 이후의 기대변동성을 나타낸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11일 시장은 달러 강세가 둔화되고 미국 국채금리도 반락하는 가운데 증시 조정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제 미 증시는 실적 발표 시즌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진 가운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갔다"면서도 "그러나 미 국채금리가 하향 안정을 찾고, 달러화 또한 약세를 보인 점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흥국 경제 우려, 미중 무역전쟁, 금리인상이라는 복합적인 요소가 있다”며 “여기에 수급적인 요인도 꼽힌다. 현재 상황은 세력으로 자리 잡은 외인과 기관의 개미 털어내기일 가능성이 높다. 수급이 해결되면 반등이 나올 수 있는 포지션”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시장의 급락에 따라 저렴하게 나온 가치주들이 넘친다.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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