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영노 평론가

[뉴시안=기영노 자문위원] 남과 북의 화해 무드 속에 국제대회 남‧북한 공동개최를 잇따라 개최하기 위해서 물밑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과연 몇 개 대회나 유치할 것인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과 북이 공동으로 유치하려는 대회는 2021 동계아시안게임, 2030 월드컵 축구대회 그리고 2032 하계 올림픽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의 사후 활용과 평화올림픽의 완성을 위해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와 북한에 요구를 했다.

2021년 남북한 동계아시안게임 공동 개최는 예산이 문제

강원도는 8일 동안 치러지는 동계아시안게임에 국비 400억원, 도비 400억원 기타 700억원 등 모두 15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강원도는 물론 정부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르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또 다시 1500억원 씩이나 들어가는 대회를 유치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원도는 2021년 남북 동계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를 대한체육,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를 거쳐 아시아올림픽 평의회(OCA)에 제출하는 절차를 차근차근 밟을 예정이다.

평창올림픽 주무대였던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의 저녁노을 (사진=뉴시스)
평창올림픽 주무대였던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의 저녁노을 (사진=뉴시스)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은 3년 여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개최지가 확정되지 않았다.

중국의 베이징이 2022년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이기 때문에 베이징에서 개최를 희망하고 있지만,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짓고 있는 올림픽 시설 들이 그 때 까지 완성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남, 북한이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을 공동 개최하고, 2025년 동계아시안게임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렸었던 베이징에서 개최하는 것이 순리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한 공동개최는, 남, 북한이 마식령 스키장, 강릉 아이스링크 등 예산과 종목별 개최 장소 등 세부적인 부문만 합의하면 유치하는 데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30년 월드컵 남북한 공동 개최는 아르헨티나 등 남미공동 개최가 걸림돌

2030년 월드컵 남, 북한 공동 개최는 매우 현실성이 있다.

가장 가까운 월드컵은 2022년 카타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아시아에서는 2002 한일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열리게 되고, 아시아국가로는 처음으로 단독으로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다.

2026년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으로 개최한다.

원래 아프리카의 모로코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이어 두 번째로 아프리카에 월드컵을 유치하려 했으나 미국 등 3개국에 국제축구연맹 즉 FIFA 회원국들의 투표에서 65대134로 밀려서 실패 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개최하는 2026 월드컵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3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한다.

또한 2026년 월드컵부터는 본선에 출전할 나라가 기존의 32개국에서 50%나 대폭적으로 늘어난 48개국이 된다.

월드컵은 1930년 1회 우루과이 대회는 개최국 우루과이와 브라질 등 남미 8개국과 유고슬라비아 벨기에 프랑스 루마니아 등 유럽 4개국 그리고 북미에서 미국이 참가해 ‘3개 대륙 13개국’이 출전했다.

그 후 1934년 2회 이탈리아 대회는 개최국 이탈리아를 제외한 33개국이 12개 지역으로 나누어져서 15개 팀이 예선을 통과해 개최국 이탈리아와 함께 16개국이 본선에 진출 했다.

그래서 2회 이탈리아 월드컵 대회부터 월드컵 본선은 ‘16개국으로 제한 한다’는 대회 규칙이 마련되었다.

월드컵은 1878년 아르헨티나 대회까지 16개국을 고수하다가 1982년 스페인 대회부터 24개국으로 8개국이 더 늘어났고, 1998 프랑스 대회부터는 다시 8개국이 더 많아져서 32개국으로 늘어난 후 2022년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그러나 2026년 대회부터는 본선 진출 국가가 무려 50퍼센트 즉 16개국이 더 늘어나 48개국이 되는 것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 국가가 48개국이 된다고 하더라도 남, 북한 공동 개최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한은 2002 한일월드컵 때 새로 만든 10개 구장을 보수하고, 북한에 5.1 경기장 등 5개 구장만 만들거나 보수를 하면 15개 경기장으로 대회를 충분히 치를 수 있다.

그러나 2030월드컵 남북한 공동 개최는 축구 종주국 영국이라는 거대한 걸림돌을 만나게 되었다.

영국은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 이후 국제 영향력을 강화하고 교역을 촉진하기 위해 향후 15년간 주요 스포츠 대회 60개를 유치할 계획이다.

카타르 도하 재래시장에 전시된 월드컵 관련상품 전시장 (사진=뉴시스)
카타르 도하 재래시장에 전시된 월드컵 관련상품 전시장 (사진=뉴시스)

2030년 월드컵 본선, 48개국 출전이 변수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2030 월드컵이다.

영국은 2030년 월드컵을 영국 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는 물론 아일랜드와도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축구 종주국 영국은 지난 1966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월드컵을 개최해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서독을 4대2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영국은 그 후 지난 2018 러시아대회를 포함해 두 차례 월드컵 유치에 도전했으나 계속해서 실패했었다.

2030년 월드컵은 영국 외에도 아프리카의 모로코가 2018년 대회 유치실패를 교훈 삼아 재수에 나섰고, 남미의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3개국도 공동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월드컵 순환 개최의 원칙에 따르면,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아프리카), 2014년 브라질(남미), 2018년 러시아(유럽), 2026년 미국 등 북미공동 개최(북미)에 이어 아프리카의 모로코가 유리하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 즉 FIFA는 2026년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 국가가 48개국으로 대폭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공동 개최를 권하고 있다.

따라서 남, 북한 공동 개최와 영국(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즈) 그리고 남미(우루과이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공동 개최가 피파 회원국을 설득시키는데 유리하다.

그러나 월드컵도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스포츠를 통한 세계평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한 공동개최의 의미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알리는 퍼포먼스 (사진=뉴시스)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알리는 퍼포먼스 (사진=뉴시스)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한 공동 개최는 산 넘어 산

2032년 하계 올림픽 남‧북한 공동 개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27일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즉 IOC 위원장을 만나 2032년 하계올림픽 남, 북한 공동개최에 협력을 해 줄 것을 당부 했다.

문 대통령의 제의에 대해 바흐 위원장은 IOC는 남북한 공동 유치에 ‘늘 열려 있다’며 유치가 성사된다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작된 노력이 완성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었다.

그리고 반드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바흐는 지난 10월6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치러진 총회에서 “2018년 가장 의미있는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 떼 남, 북한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고 단일팀을 구성해 국제평화에 기여를 한 것”이라고 말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를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한편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10월6일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2032년 남북공동올림픽 개최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안 위원장은 2032년 남북공동올림픽 개최를 위해서는 2021년에 개최지를 선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

2032년 올림픽 개최지는 IOC의 규정에 따라 통상 7년 전인 2025년에 선정되지만, 이를 4년 더 앞당기는 것이 매우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2021년이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재임기간 중이기도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마무리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24년 파리, 2028년 LA올림픽도 2017년 9월17일 리마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결정이 되었었다.

2024년 파리는 개최하기 7년, 2028년 LA는 11년 전에 확정이 된 것이다.

그러나 2032년 하계올림픽은 입후보를 공식화 한 곳이 5개국, 관심을 표명한 나라가 5개국 등 5~10대1의 경쟁률로 매우 치열하다.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 10대1 경쟁

우선 공식화한 나라는 인도다.

2017년 6월 인도올림픽위원회(IOA)는 인도정부에 2030년 아시안게임과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신청 허가를 요청한 바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의 바흐위원장은 세계 제2의 인구 대국이면서, 경제 강국인 인도에서 올림픽에 열리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도는 1951년 아시안 게임과 1982년 아시안 게임을 개최했었으나, 올림픽 유치 도전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또한 토마스 바흐의 나라 독일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도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의사를 밝혔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는 독일에서 가장 큰 주인데, 주 내에 있는 뒤셀도르프, 도르트문트, 퀼른, 본, 뒤스부르크 등 13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들 도시는 16개 스타디움과 24개 경기시설을 이미 갖추고 있어, 기존 시설만으로도 전체 경기의 80%의 치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독일은 1972년 하계 올림픽을 뮌헨에 유치한 것이 마지막이며,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 함부르크 시가 도전하려 하였으나 주민투표 부결로 철회됐었다.

그밖에 아프리카 이집트, 아시아의 인도네시아도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마무리 되던 지난 9월1일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토마스 바흐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2018년 아시안게임을 치른 경험을 살려 2032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려고 하니 도와 달라도 요청을 했었다. 인도네시아는 1962년, 2018년 하게 아시안게임을 개최 했었다.

지난 10월7일 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인사이드 더 게임즈'에 따르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즉 IOC 위원장은 인도네시아의 오는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 공식 접수 사실을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이에 따른 친서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2032년 하계올림픽에 관심을 표명한 도시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브리즈번, 러시아, 중국 상하이, 태국의 방콕 등이다. 태국은 아시안게임을 4번(1966, 1970, 1978, 1998)이나 유치했었지만 올림픽은 아직 한번도 개최하지 못했다.

 

IOC 위원 한명 뿐인 남북한

한국과 북한은 원래 IOC 위원이 3명까지 있었다.

남한의 이건희 위원과 문대성 선수위원 그리고 북한의 장웅 위원.

그러나 이건희 IOC 위원은 건강을 이유로 사퇴를 한 상태이고,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은 1938년생으로 올해 80번째 생일을 지냈기 때문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끝났다. 장웅 위원은 1996년 총회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함께 IOC 위원에 선출 되었는데, IOC 위원의 정년은 70세이나 1999년 이전 선출된 위원의 정년은 80세이기 때문에 올해까지가 임기 였었다.

따라서 남, 북한을 통틀어 IOC 위원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8년간의 임기로 선수위원에 선임된 유승민 위원 한명 뿐이다.

올림픽 유치 후보국 IOC 위원은 유치와 관련한 제재나 윤리규정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많을수록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남, 북한 공동개최를 위해 혼자 동분서주(東奔西走)해야 하는 것도 불리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계올림픽은 2020 도쿄, 2024 파리 그리고 2028 LA 올림픽 등 세계적인 대도시에서 잇따라 열리는 게 확정된 상태이고, 2032년 하계올림픽은 원칙적으로는 개최 7년 전인 2025년 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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