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전을 앞둔 축구 대표팀. (사진=뉴시스)
파나마전을 앞둔 축구 대표팀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뉴시안 자문위원] 파울로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 팀을 맡은 후 4전 2승2무를 기록했다.

2대0으로 이긴 코스타리카와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던 칠레 그리고 2대1로 이긴 우루과이 전까지는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였던 약체 파나마와의 경기는 결과(2대2)도 경기 내용도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두달 동안 한국과 똑같은 팀을 상대 했었던 일본축구 대표 팀과의 상대 비교에서도 뒤졌다.

그러나 벤투 호의 진정한 평가는 11월17일과 20일 호주에서 있을 호주와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 그리고 2019년 1월 UAE에서 있을 아시안컵이다.

 

벤투호 북중미 남미 4팀과의 차례로 평가전

벤투 감독은 지난 9월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있었던 코스타리카와의 한국 감독 데뷔전에서 2대0으로 이겼다.

경기 내용과 결과 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경기였다.

당시 경기장에는 2018 러시아월드컵 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강호 독일을 2대0으로 잡은 후 축구 열기가 고조된데 힘입어 3만6천127명의 많은 관중이 운집했다.

벤투 호는 4;2;3;1(수비 4명, 수비 형 미드필더 2명 그리고 공격형 미드필더 3명과 원 톱)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후방 즉 골키퍼, 풀백 등 수비 진영부터 차근차근 빌드 업(공을 잡아서 슈팅까지)을 시작했고, 양쪽 윙백의 빠른 침투 그리고 복잡한 공격루트를 활용한 마무리 슈팅으로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또한 공을 빼앗긴 지점부터 모든 선수(원 톱 포함)가 수비수가 돼서 1차, 2차 그리고 3차 저지선을 펼쳐 상대 팀의 공격을 압박했다.

벤투 호는 전반 34분에는 이재성, 후반 32분에는 남태희가 골을 넣었는데, 특히 벤투 감독이 깜짝 발탁한 남태희가 터트린 골은 클래스가 다른 골이었다.

벤투 호는 4일 후인 9월11일 우리나라 보다 한 수 위인 남미의 강호 칠레를 만났다.

칠레와의 경기에서도 코스타리카 전과 마찬 가지로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지배하면서 후방 빌드 업을 통해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칠레의 강한 압박에 막혀 공격과 수비 전환이 코스타리카 전 만큼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점유율을 높이며 미드필드부터 강한 압박을 가해 슈팅 찬스를 허용하지 않는 전술은 유효 했다.

벤투 호는 10월12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세계랭킹 5위 우루과이를 상대로 2대1로 이겼다.

우루과이 전은 무려 6만4천여 대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마치 2002 한일월드컵을 재현 하려는 듯 관중들의 ‘꿈은 이어 진다’의 카드섹션 까지 이뤄지며 분위기를 한 층 띄웠었다.

한국 축구는 우루과이에게 1982년 2대2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6연패(2골 넣고, 10골 허용)를 당했었는데, 2대1로 이기면서 한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승리까지 따내 7전8기에 성공했다.

경기 내용면에서도 후방 빌드 업, 양쪽 풀백(홍철, 이용)들의 빠른 침투와 크로스 그리고 공을 빼앗긴 후 최전방(황의조, 석현준)부터 공격형 미드필더(손흥민, 남태희, 황희찬)들까지 모두 수비에 가담하는 벤투 호 식 축구가 자리를 잡아 가고 있었다.

다만 최전방 공격수 들이 고립되는 장면이 자주 있었고, 장현수(칠레 전)에 이어 김영권 등 수비수들의 결정적인 실책이 나왔다. 김영권의 실수는 끝내 실점으로 연결 되었다.

벤투 호는 10월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4게임 연속만원(25,586명)이 들어찬 가운데 비교적 약체인 파나마와 경기를 가졌다.

파나마 전  동점골 허용후 벤투 (사진=뉴시스)
파나마 전 동점골 허용후 벤투 (사진=뉴시스)

 

장현수 김영권 남태희의 잇따른 실수

벤투 감독은 경기 전부터(포지션 별로 약간의 변화를 주겠다)고 했는데, 김영권, 기성용, 손흥민 등 포지션 별로 뼈대는 그대로 놔두고 풀백에서 중앙수비수 장현수를 빼고 김민재, 기성용의 파트너로 정우영 대신 황인범 그리고 원 톱에 황의조를 쉬게하고 석현준, 골키퍼에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타로 떠 오른 조현우를 처음으로 투입 했다.

벤투 호는 전반 30분까지 박주호, 황인범이 릴레이 골을 넣으면서 2대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샴페인을 너무 일찍이 터트렸다.

2골을 넣은 후 전체 선수들이 풀어졌다. 후방 빌드 업이 자주 끊기고 역습을 허용 하며 허둥지둥 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결국 후반 막판 코너킥 상황에서 아디엘 아로요 선수에게 첫 골을 허용했다. 1m87cm에 불과한 아로요는 석현준(1m91cm)과 김민재(1m90cm) 사이에서 뛰어 올라 헤더를 성공 시켰다. 역시 헤더는 자리를 잡는 것과 타이밍 두 가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 했다.

아로요에게 골을 허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후반 초반 동점골(2대2)을 내 주는 장면은 하이클래스의 팀에서는 나오기 힘든 어처구니없는 실수였다.

한국은 2대1로 앞서 나가고 있는 후반 4분 파나마에 동점골을 내줬다.

수비수에게 패스를 받은 조현우 골키퍼가 중원의 황인범에게 패스를 건넸다. 황인범이 파나마 중원의 압박에 공을 소유하지 못한 사이에 공은 남태희 쪽으로 흘러갔다. 공을 확보한 남태희는 어이없는 백패스를 했고, 전방에 있던 파나마 공격수 롤란도 블랙번이 곧바로 조현우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아 득점에 성공했다.

칠레와의 경기 20여 초를 남겨 놓고 장현수의 어이없는 백패스(골은 허용하지 않았다),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후반 26분 경 김영권이 골 문앞에서 미끌어 지는 어처구니없는 실수(골을 내 줬다) 그리고 파마나와의 경기 남태희의 의미 없는 백패스(동점골 허용) 등은 월드컵 본선은 물론 2019년 1월 UAE컵 정상에 도전하는 벤투 호가 다시 반복 돼서는 뼈아픈 장면이었다.

 

한국 보다 한 수 위의 결과 보인 일본축구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을 방문했었던 북중미, 남미 대표 팀들은 모두 4~5일 간격으로 한국 축구에 이어 일본 축구와도 평가전을 가졌다 (한국과 일본은 똑같이 2019 년 1월 UAE 아시안 컵을 준비하고 있다).

9월, 코스타리카는 한국에는 0대2로 패했지만 일본에게는 한국 보다 한골을 더해 0대3으로 패했다. 그리고 한국과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칠레는 일본의 북해도 지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되었다.

10월, 한국이 파나마와 2대2 무승부를 기록 했지만, 일본은 파나마를 3대0으로 제압해, 일본이 월등하게 앞섰다.

또한 한국은 우루과이를 2대1로 이겼지만 일본은 세대교체를 위해 요시다 마야, 사카이 히로키 등 베테랑들과 함께 20살의 도안 리츠, 23살의 미나미노 등을 기용했고, 그 결과 경기 내용면에서도 압도를 했고 결과도 4대3으로 이겼다.

미나미노는 우루과이 전 2골, 파나마와 코스타리카 전 각각 한골 씩 등 3경기에서 4골을 기록해 일본의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미나미노는 2015년부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그동안 무려 43골을 넣으며 특급골잡이로 활약중이다.

9, 10월 3경기 결과만 놓고 볼 때 코스타리카, 파나마, 우루과이 등 같은 3 팀을 상대한 결과는 유의미한 한일 전력비교를 가능하게 한다. 한국이 6골을 넣고 3골을 내 준 반면(2승1무), 일본은 10골을 몰아넣고 3골만 허용 하며 3전 전승을 올렸다.

일본의 국내파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이후 일본 축구를 3전 전승으로 이끌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초반에는 좋아

한국의 역대 외국인 감독 가운데 최악의 감독으로 남아 있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초반에는 성적이 매우 좋았다. 그래서 ‘갓 틸리케’ 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실패로 끝난 직후 2014년 9월5일 한국축구대표 감독이 취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대표 감독 부임 4개월 만에 열린 2015년 호주 아시안 컵 대회에서 한국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한국은 연장접전 끝에 호주에 패해 준우승을 했지만, 1956년 60년에 열린 아시안 컵 1,2회 대회 우승이후 3번째 준우승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이후 2015 EAFF 동아시안 컵 우승을 차지하는 등 2016년 중반까지는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그러나 2016년 후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시작되면서 밑천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17년 3월 ‘공한증’을 앓고 있던 중국에 0대1로 패해 오히려 우리가 ‘공중증’을 앓기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카타르 원정경기에서 2대3으로 패한 직후인 2017년 6월15일 경질되고 말았다.

 

벤투 감독의 1차 고비, 호주 원정경기

순항을 하고 있는 벤투 감독이 이제 1차 고비를 만나게 된다.

11월17일 호주에서 치러질 평가전이다. 호주 평가전에는 한국 축구대표 팀의 에이스 손흥민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다.

손흥민은 토트넘 훗스퍼 팀이 지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A매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보내주는 대신 11월 이후의 평가전에는 출전하지 않는 것으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2019년 1월에 벌어지는 2019 UAE 아시안 컵에는 출전한다. 따라서 벤투 감독이 손흥민 선수가 빠지는 공격진 즉 ‘플랜 B’를 어떻게 꾸릴지 궁금하다.

벤투 호는 11월17일, 20일 호주에서 호주와 우즈베키스탄과 두 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호주는 2015 호주 아시안 컵 우승 팀이고 아시아에서 이란 다음으로 FIFA 랭킹이 높은 팀이다. 한국과 상대 전적에서도 9승10무7패(호주 기준)으로 약간 앞서 있다.

호주는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 조 예선에서 우승팀 프랑스와 페루에 각각 패 한 후 강호 덴마크와 1대1무승부를 기록해 1무2패로 탈락했었다.

호주는 러시아 월드컵 직후 네덜란드 출신의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 감독을 경질하고, 자국의 그레이엄 아놀드에게 국가대표 축구팀을 맡겼다.

호주는 홈에서 벌어지는데다, 2015 호주 아시안 컵 때 1승1패(예선에서 한국이 1대0 승, 결승전에서 호주 2대1 승)를 기록했었던 매우 까다로운 팀이다. 체격조건 즉 피지컬이 유럽 선수들 수준이고, 조직력과 개인기 등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나면 낫지 떨어지지 않은 팀이다.

호주와의 평가전 이후 우즈베키스탄과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1월 중국에서 벌어진 23세 이하 아시안 컵 결승전에서 태풍을 일으켰었던 베트남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한국과 연장접전 끝에 패해 탈락했었다. 이번에 벤투 호를 상대하는 우즈베키스탄 팀은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팀 보다 한 수 위의 완전 국가대표 팀이다.

벤투 호는 호주 원정 2연전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게 된다. 호주 원정 이후 12월에는 1월에 중동(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대비해 중동에서 국가대표 소집 훈련을 할 예정이다.

 

벤투 호의 최종 시험무대 2019년 1월 UAE 아시안 컵

한국축구는 아시안 컵에 한이 많다.

한국은 아시안 컵을 16회를 치르는 동안 초창기인 1956년(홍콩) 1회, 1960년(대한민국) 2회 대회에 우승을 했다. 출전국이 4개국 밖에 안 될 정도로 관심이 없었을 때 였다. 그러나 그후 60년 가까이 아시안 컵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국은 1972년 태국 대회, 1980년 쿠웨이트 대회 그리고 2015년 호주 대회에 결승전에 올랐었으나 각각 이란, 쿠웨이트, 호주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었다.

그동안 일본은 4차례나 우승을 차지해 최다 우승국이 되었고,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3차례 우승을 차지해 공동 2위에 올라있고, 지금은 유럽으로 편성된 이스라엘이 1964년 자국에서 벌어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었다. 그리고 쿠웨이트, 이라크, 호주가 각각 한번씩 정상에 올랐었다.

2019년 1월에 벌어질 UAE 아시안 컵은 이정표를 이루는 대회다.

사상 처음 24개국이 본선에 오르고, 상금도 주어진다. 그동안 아시안 컵에는 상금이 없었고, 우승팀에게는 대륙간 컵 즉 컨페더레이션스 컵 대회에 아시아대표 출전권만 달랑 주어졌었다.

그러나 2019 UAE 대회부터는 1480만 달러의 총상금으로 24개 출전국에 훈련비 명목으로 20만 달러 씩 주어지고, 4강에 오르면 1백만 달러, 우승팀 500만 달러, 준우승 300만 달러의 상금을 받게 된다.

 

기영노 평론가

한국 중국과 C조에 속해

2019 UAE 아시안 컵 축구대회는 2019년 1월5일 개막돼서 2월5일에 결승전이 열린다.

한국은 C조에서 중국, 키르기스스탄, 필리핀과 한 조에 속해 있다.

최근 한국 축구는 중국에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0대1로 패한 후 동아시안 컵에서 2대2로 비겨서 최근 성적은 1무1패로 우리가 열세에 놓여 있다.

벤투 호는 2019 UAE 아시안 컵에서 한국 축구를 60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아야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이루게 된다.

만약 내용도 좋지 않고 우승에 실패 한다면 한국 축구 팬들의 속성상 또 다시 ‘경질설’ 나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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