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이동림 기자] ‘모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는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의 지배력은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 (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 (사진=뉴시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8월 말 상습적인 폭언·욕설 논란이 불거지자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사과문을 통해 “앞으로 대웅제약은 공동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된다”며 “대웅제약은 물론 모든 직위에서 내려 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윤 회장의 약속은 진정성이 떨어진다. 취재 결과 윤 회장은 대웅바이오 사내이사직과 대웅제단 이사장직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대웅바이오는 대웅제약에 비해 매출 규모(2467억 원)는 떨어지지만 순이익(397억 원)은 대웅제약을 뛰어넘는 알짜 계열사다. 이 회사는 전문경영인이 이끌고 있지만 사실상 윤 회장이 경영에 관여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대웅재단의 지배력도 유지하고 있다. 장학사업 및 교육 사업을 지원하는 곳에 윤 회장(11.61%)과 모친인 장 아무개 대웅경영개발원 회장이 공동이사장을 맡고 있다.

대웅제약 CI.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CI. (사진=대웅제약)

대웅재단은 대웅과 대웅제약의 지분을 각각 9.98%, 8.62%를 갖고 있다. 윤 회장이 어떤 방법으로든 다시 경영에 복귀할 여지를 남겨놓은 셈이다. 별개로 윤 회장은 네이버의 비영리재단인 커넥트재단 이사장직도 사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측은 윤 회장과의 선긋기에 나선 모양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18일 <뉴시안>과의 통화에서 “대웅제약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이 와전된 것”이라며 “윤 회장과 대웅제약은 이미 남남이 됐다”고 했다. 덧붙여 “윤 회장이 미국에 있다는 것 외엔 최근 근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윤 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할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9603억 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0억 원, 354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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