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베어스 감독 (사진=뉴시스)
김태형 두산베어스 감독 (사진=뉴시스)

[뉴시안 이슈추적=기영노 자문위원] 2019 시즌 프로야구는 뭐니 뭐니 해도 ‘곰탈여우’ 즉 곰의 탈을 쓴 여우(뚝심과 지략을 겸비)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의 절치부심의해 라고 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93승(0.646)이라는 무시무시한 승률을 올리고도 78승(0.545)에 그친 SK 와이번스에 한국시리즈에서 2승4패로 패해 결과적으로 ‘죽 쒀서 dog 준 꼴’이 되었다. 곰탈여우라는 자랑스러운 별명도 무색하게 되었다.

김 감독은 2019시즌 정규리그 1위는 물론 그 이후 한국시리즈까지 감안한 레이스를 전개해서 두 번 다시 실수를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런데 김태형 감독의 곰탈여우라는 별명 못지않게 ‘염갈량’(제갈량의 지략을 갖고 있다)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염경엽 SK 와이번스 신임감독도 부담스런 한 해를 맞게 될 것 같다.

염경엽 감독은 총액으로는 역대 2위 대우를 받았다.

총액 기준 역대 최고액 계약은 2010년 선동열 전 감독이 삼성과 했던 5년 27억원(계약금 8억원, 연봉 3억8000만원)이다. 그러나 선동열 감독은 연봉을 단 1년만 받고 2010년 12월30일 경질 되었다.

염경엽 감독은 계약기간 3년, 계약금 4억원, 연봉 7억원 등 총액 25억 원으로 실질적으로 선동열 감독을 능가하는 역대 최고액수다. 현역 최고액인 두산 김태형 감독(계약 기간 3년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의 총액 20억원을 단숨에 넘어섰다.

SK 와이번스는 염 감독이 우승 경력은 없지만, 넥센 히어로즈에서 능력을 보여주었고, SK 와이번스에서 단장을 지낸 경력까지 감안해서 많은 연봉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단번에 국내 프로야구 감독으로는 초 고소득자가 된 염경엽 감독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SK는 올시즌 정규리그 2위에 그쳤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자연히 ‘한국시리즈 2연패’에 대한 숙제를 안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팀의 정규리그 2위,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던 메릴 켈리 선수가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서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SK는 메릴 켈리 대신 올해 24살의 약관 캐나다 출신의 브록 다익손 선수응 영입했다. 다이손의 연봉총액 7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60만달러)가 말해 주듯이 브록 다익손 투수는 키만 메이저리거 급(2m03cm)이지 실제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다.

2014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휴스턴 에스트로스 팀에 지명되었다. 마이저리그에서 4년동안 108경기를 치르며 33승21패 평균 자책점 4.37을 기록한 평범한 기록을 남겼다.

브록 다익손은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데, 만약 구종이 뛰어나다면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했을 리가 없다. 제구력이라든지 변화구 구사라든지 아무튼 약점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염경엽 감독은 15승 이상을 올려주던 메릴 켈리 대신 미완의 브록 다익손을 데리고 SK와의 계약 첫해를 보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된 것이다.

염 감독이 만약 2019 시즌 ‘SK 와이번스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하지 못하면, 어떠한 성적을 올리더라도 실패한 감독이 된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 (사진=뉴시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 (사진=뉴시스)

우승을 맛 본  류중일, 김태형, 김기태. 3명뿐

2019 우승을 위해 도전하는 10명의 감독 가운데 우승 경력을 갖고 있는 감독은 겨우 3명뿐이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연패에 성공 했다. 그리고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2015, 2016 2연패를 했다. 김태형 감독은 2017, 2018년은 잇따라 준우승에 그쳤다.

프로야구 전체로 볼 때 우승 경험이 있는 감독은 2018년 힐만 감독까지 포함해서 15명 뿐이다.

그 가운데 두 번 이상 우승을 한 감독은 7명이다.

김응룡 감독이 10번으로 가장 많고 그 뒤를 김재박, 류중일 감독이 각각 4번으로 공동 2위다. 김성근 감독이 3번으로 단독 4위이고, 강병철, 김인식, 선동열, 김태형 감독이 각각 두 번씩 우승을 차지해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그밖에 백인천, 이광환, 이희수, 조범현, 김기태 그리고2018 시즌에 외국 사람으로 처음 우승을 차지한 힐만 감독이 각각 한 번씩 우승 맛을 보았다.

 

현역 감독 가운데 연세대 출신은 한명도 없어

2019 시즌 우승을 노리는 10명의 감독의 출신학교(대학교)를 살펴보면, 중앙대(장정석, 김한수), 고려대(염경엽, 양상문)가 각각 2명으로 가장 많다. 그리고 단국대(김태형), 한양대(류중일), 동아대(이동욱), 동국대(이강철) 인하대(김기태)가 각각 1명씩이고 한용덕 감독이 동아 대를 중퇴했다.

국내 야구 최고명문 팀 가운데 하나인 연세대 출신의 감독이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그런데 연세대 출신 프로야구 감독은 과거에도 별로 없었다.

연세대는 연고 전, 고연 전 때문에 연(고)연전을 하는 5종목 즉 야구, 축구, 농구, 럭비, 아이스하키는 국내 최정상이다. 그리고 5종목은 고려, 연세대 출신이 파워를 형성하고 있다.

축구만 해도 중국에서 ‘충칭의 별’로 불리며 국내출신 감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감독이라고 불리는 이장수 감독을 비롯해서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원정월드컵 최초로 16강에 올려놓은 허정무 감독, FC 서울의 최용수 감독 그리고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를 최초로 16강에 올려놓고, 철퇴축구로 2012 울산 현대를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올해의 아시아 감독상’을 받은 김호곤 감독 등이 있다.

농구도 농구계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박열 전 대한농구협회장과 90년 대 이상민, 우지원, 문경은 등의 꽃 미남과 역대 최고 센터로 불리는 서장훈 등의 선수들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연세대학의 최희암 감독과 문경은 서울 SK 감독 그리고 KBL 최다 우승(5회) 감독이고, 수(數)가 많다고 해서 만수로 불리는 현대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 등 등이 있다.

2018~9시즌 기준 프로농구 10개 팀 가운데 연세대 출신 감독이 무려 50퍼센트에 이른다.

현대 모비스의 유재학, 서울 SK 문경은,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서울 삼성 이상민 그리고 원주 DB 이상범 감독 등이다.

연세대는 고려대와 함께 국내 최고의 야구선수들을 배출해오고 있다.

불멸의 투수 고 최동원을 비롯해서 프로야구 초창기 22연승의 박철순, 홈런왕 김봉연 역대 최고의 3루수를 다투는 이광은, 이순철, 팔색조 조계현 무쇠팔 임선동, 문동환 그리고 가을까치 김정수 투수 등등

그러나 1982년 초대 김영덕(전 OB 베어스) 우승 감독부터 2018년 15번째 힐만(SK 와이번스) 감독까지 국내 프로야구에서 우승을 한번이라도 한 감독 가운데 연세대 출신은 단 한명도 없다.

라이벌 고려대 출신(선동열 이광환) 감독들이 3번이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경험을 한 것과 비교가 된다.

 

역대 연대 출신 감독도 2명뿐

또한 60명 가까운 역대 프로야구 감독 가운데 연세대 출신의 감독은 이광은과 이순철 2명 뿐이다. 그나마 이광은 이순철 2명 모두 우승은커녕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단명(短命)했다.

이광은 감독은 2000년 시즌 MBC, LG 트윈스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감독이 되었다. 2000년 시즌에는 양대 리그로 진행되는 덕에 종합 4위에 그치고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2001년 시즌 초반 9승25패로 최하위로 처지자 김성근 감독대행에 맡기고 퇴진 했다. 이 전 감독은 자유분방한 성격과는 다르게 관리야구를 했고, 김용수 서용빈 등 간판선수들로 부터 신임을 받지 못하는 등 팀 장악에 문제가 있었다.

이순철 감독은 2005년과 2006년 전반기까지 LG 트윈스팀을 맡았다가 후반기에 양승호 감독대행에게 넘겨주었다. 그는 LG 팀에서 305게임을 지휘해서 129승170패6무 승률 0.431로 부진했다. 한 경기에 중간계투 요원을 5~6명 동원하는 등 불펜에 부하를 많이 줘서 혹사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현재 SBS에서 날카롭고 명쾌한 해설을 하는 것과 직접 지휘봉을 잡는 것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 조계현 단장 (사진=뉴시스)
기아 타이거즈 조계현 단장 (사진=뉴시스)

연세대 출신 야구감독은 왜 안 될까

그렇다면 연세대 출신 야구감독은 왜 안 될까? 의문이 들 수 밖 에 없다.

그래서 야구인들에게 물어보았다.

타 대학 출신의 A 모씨는 “야구를 잘하는 것과 야구 지도를 잘하는 것은 다르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있다.

또한 연세대 출신의 B모 씨는 “기회를 잡지 못했을 뿐이다. 아마 박철순, 고 최동원 같이 머리 좋고 리더십 있는 선배가 감독을 맡을 기회가 있다면 분명히 좋은 성적을 올렸을 것이다”라고 기회 론을 펼친다.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많은 야구인들은 현역시절 다양한 변화구를 완벽하게 구사해서 ‘팔색조’라는 별명으로 불리었었던 조계현 기아 타이거즈 단장이 감독으로서는 적격이라고 말한다.

조 단장은 LG 트윈스 팀에서 김기태 감독과 함께 수석 코치로 있다가, 2014년 김 감독이 물러나 약 한달 동안 감독대행을 맡았을 때 정식 감독이 될 기회가 있었는데, 결국 김 감독과의 의리 때문에 고사하고 물러났다. 그리고 이듬해 김 감독이 기아 타이거즈 팀을 맡았을 때 다시 수석코치로 왔다가 2017년 12월6일 단장으로 승격되었다.

조 단장도 SK의 염경엽 전 단장처럼 감독을 맡을 기회가 주어질까?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연 우승까지 할 수 있을까?

어쨌든 2019 시즌은 염경엽 감독이 이광환 선동렬에 이어 3번째로 고대출신 우승 감독이 나올 수 있느냐를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볼거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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