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하는 나카무라 대표와 야나세 수석 큐레이터 (사진=뉴시안 정윤희)

[뉴시안=정윤희 기자]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최경란)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서 '키스 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展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키스 해링 탄생 60주년을 기념하여 '키스 해링 재단'과 '나카무라 키스 해링 컬렉션'에서 기획한 것으로, 서울디자인재단과 지엔씨미디어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밀라노, 타이완에 이어 세번째로 진행되는 서울전은 그 규모가 가장 크고, 나카무라 키스 해링 미술관의 소장작 중 무려 175점에 이르는 주요 작품을 선별해서 전시한다.

캐릭터와 디자인이 일상으로 파고 든 모바일 시대, 이미 배경화면과 케이스 등의 소품을 통해 키스 해링에 관심이 높은 일반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대규모 전시회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키스 해링 전시장 (사진=뉴시안 정윤희)

팝아티스트이자 그래피티 예술가로 알려진 키스 해링은, 인생 전후반에 걸쳐 예술 활동을 펼치는 여느 미술가와는 다르게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그는 작업 초기부터 요절할 때까지 10년이란 시간 동안 짧지만 아주 화려한 창작 활동을 했고, 랩과 브레이크 댄스, 그래피티 등 1980년을 대표하는 뉴욕의 문화를 예술로 이끈 장본인이기도 했다. 

키스 해링의 창작 활동은 캔버스와 물감 등의 고정틀을 깨고 지하철 광고판이나 벽을 이용해서 분필이나 스프레이를 통해 자유분방하게 이루어졌다. 작품의 주제 또한 폭력, 차별, 빈곤 등의 사회문제를 표현함으로써, 일상 속에서 그의 그림과 마주하는 대중에게 소리없이 스며드는 소통가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80년대 클럽 문화 중 하나인 블랙라이트를 활용한 형광 컬러 페인팅 (사진=뉴시안 정윤희) 
윌리엄 S 버로스의 산문과 키스 해링의 일러스트로 협업한 '종말' (사진=뉴시안 정윤희)

특히 이번 전시는 키스 해링의 10년 행보를 전시 구성에 접목시켜, '지하철 드로잉'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회 이슈를 녹인 음악 앨범과 포스터가 전하는 메세지, 원시 에너지와의 조화, 삶의 끝에서 희망을 외쳤던 끝의 시작 등 총 8개의 섹션으로 나뉘었다.

전시 작품은 대표작인 '아이콘'을 필두로 국내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초대형 작품 '피플'과 '피라미드' '블루프린팅'이 포함되어 있고, 세상을 떠나기 한달 전에 발표한 실크 스크린의 포트폴리오 최종판인 블루프린팅이 소개되어 더 의미가 깊다.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나카무라 키스 해링 미술관 대표 카즈오 나카무라와 전시 총괄 큐레이터 카오루 야나세는, 이번 전시가 키스 해링의 에너지와 휴머니티를 메세지로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몽트뢰 재즈 음악 페스티벌 포스터 아트 (사진=뉴시안 정윤희)

나카무라 대표는 " 뉴욕 출장길에서 처음 마주했던 키스 해링의 그림 한 점의 인연이 지금에 이르렀고, 그의 컬렉션을 모아 미술관을 열게 한 나의 광기나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에너지로 예술혼을 불태웠던 그의 광기가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며 결국 웃음짓게 하는 그 광기를 전시회에서 꼭 만나보길 원한다고 전했다.

야나세 수석 큐레이터는 "키스 해링이 살아서 지금 이곳에 있었더라면, K-Pop의 중심이자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도시인 서울을 아주 좋아했을 것 같다."며 그의 작품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는 그 안에 숨겨진 메세지를 찾아 부디 자기만의 해석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DDP 디자인전시관 키스 해링전 입구 (사진=뉴시안 정윤희)

키스 해링 전시회는 DDP 배움터 지하 2층 디자인전시관에서 11월 24일부터 2019년 3월 17일까지 휴관일 없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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