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일대사 황사의 영향으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산항 일대가 황사의 영향으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추위가 누그러졌지만 맘껏 야외활동을 하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연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데다 황사까지 날아왔기 때문인데요. 주말인 내일(1일)도 대기질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2월을 앞두고 황사가 날아왔습니다.

몇 해 전만해도 가을 황사 앞엔 ‘이례적’이란 표현을 썼지만 이젠 가을 황사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기록을 보면, 1960년 이후 11월에 황사가 관측된 건 1965년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26년 뒤인 1991년 11월에 다시 가을 황사가 관측됐고, 다시 10년 뒤인 2001년 12월에 겨울 황사가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10년에 한 번 꼴로 찾아오던 가을 황사가 2000년 들어서 잦아지고 있습니다. 2005년, 2010년, 2012년, 2014년,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제는 2-3년에 한 번 씩 가을 황사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궁금한 건, 황사가 언제 물러나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냐는 건데요.

물러날 거란 예보와 달리 나흘째 황사먼지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우리나라 상층의 기류 흐림이 더디기 때문에 황사가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황사는 모래 먼지이기 때문에 기류에 민감합니다.

황사 발원지에서 황사가 발생하는 것도, 우리나라에 황사가 나타나는 것도 기류의 영향입니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 네이멍구 사막에 모래 먼지를 끌어올리는 상승기류가 없으면 황사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가을, 겨울철 황사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 건 11월 중후반부터는 중국 네이멍구에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하게 자리잡기 때문입니다. 고기압은 하강기류가 강해 황사 먼지가 떠오르지 못합니다.

최근 황사가 발원한 건, 고기압 대신 상승기류를 일으키는 저기압이 네이멍구 사막에 자리잡아 모래 먼지를 끌어 올렸기 때문이죠. 

황사 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를 향해 날아온다 해도, 모두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모래 먼지를 떨어뜨릴 하강기류가 없으면 황사는 우리나라 상층으로 지나가는데요. 이번엔 우리나라 부근에 고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모래 먼지를 떨어뜨릴 하강기류가 발생해 황사가 나타났습니다. 

노은지 기상캐스터
노은지 기상캐스터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황사는 내일(1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황사를 비롯해 국내외 오염물질이 쌓이면서 내일도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선 미세먼지 농도가 높겠습니다.

일요일(2일)엔 비예보가 있습니다.

일요일 오후 제주와 남해안을 시작으로 밤엔 전국으로 확대되겠고, 다음 주 화요일 오전까지 길게 이어지겠습니다. 비가 내리면서 미세먼지가 씻겨가길 기대해보는데요.

비가 그친 뒤 다음 주 중반부터는 다시 추워지겠습니다. ‘삼한사미’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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