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FC 정찬성 선수 (사진=뉴시스)
한국 UFC 정찬성 선수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스포츠 평론가] 올해 스포츠는 유난히 한국 선수들이 희생된 극장승부(마지막에 역전 되는 승부)가 많았다.

김동현 과 함께 한국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의 쌍두마차인 정찬성 선수가 지난 11월11일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 펩시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39’ 멕시코의 야이르 로드리게스와의 페더급 메인이벤트 경기에서 5라운드 경기 종료 직전 상대의 기습적인 팔꿈치 공격에 턱을 맞고 실신 역전 KO패를 당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의 격투기 담당 기자 6명 가운데 4명이나 정찬성이 멕시코의 야이르 로드리게스에게 당한 역전 패배가 ‘UFC 25년 역사상 최악의 역전 KO패’라고 꼽기도 했다. 야이르 로드리게즈로 볼 때는 최고의 역전 KO승이 되겠다.

만약 정찬성 선수가 경기종료 1초 또는 2~3초 전 로드리게즈의 팔꿈치 피니시 블로우를 맞지 않았다면 만장일치 판정승이나 최소한 2대1 승이 확실한 경기였다.

그러나 정찬성은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 자신이 판정승으로 이길 것을 확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리안 좀비’라는 별명답게 최후의 순간까지 KO 승을 노리다가 대 역전 KO패를 당한 것이다.

정찬성은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나를 도와주신 모든 분께 정말 미안하고, 나를 싫어하는 분들께는 축하드린다”는 다소 시니컬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 

UFC는 정찬성의 투혼을 높이 평가해 그 경기를 ‘오늘의 파이트’로 선정해서 5만 달러의 보너스를 주었고, 2019년 5월에 있을 예정인 UFC 한국 대회에 정찬성 경기를 메인이벤트로 주선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평가전 후 인터뷰 중인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뉴시스)
평가전 후 인터뷰 중인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뉴시스)

축구는 남녀 모두 국제대회 극장승부 희생
 

축구에서는 우리나라 남녀 축구가 각각 호주와 카메룬의 극장승부의 희생양이 되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는 지난 11월17일 호주 브리즈번 선 코프 스타디움에서평가전을 가져 1대1 무승부를 기록 했다. 1대0으로 호주를 리드하다가 후반전에 호주의 마시모 루옹고 선수에게 극장 골을 얻어맞아 득점으로 1대1 무승부를 기록 했다.

한국은 황의조의 골로 아시아 최강 호주를 경기 내내 1대0으로 리드를 했고, 후반 인 저리 타임 3분도 다 지나갈 무렵 코너킥 상황에서 그야말로 경기종료 1초 전 코너킥 상황에서 통한의 ‘동점 극장 골’을 얻어맞았다. 만약 이 경기에서 호주를 잡았다면,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패한 것을 설욕하는 것은 물론, 2019 UAE 아시안 컵에서 우승을 하기 위한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호주와의 원정 무승부 경기로 호주와의 역대 전적은 27전 7승11무9패로 여전히 우리가 2게임 뒤지게 되었다.

허정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여자축구월드컵대표 팀은 11월22일 우루과이 콜로니아의 수피치 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D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여자축구는 그 경기에 앞서 스페인(0대4)과 캐나다(0대2)에 패해 일찌감치 예선 탈락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마지막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가 위해 1승이 필요 했다.

한국은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전반 14분 천가람 선수가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돌파하다가 상대 수비의 파울로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 커로 나선 조미진 선수가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1-0 리드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전이 끝날 때 까지 90분을 잘 버텼지만 후반 추가시간 콜롬비아의 코너킥 상황에서 기셀라 호벨도에게 역시 극장 동점 골을 허용해 결국 1-1 무승부, 2무1패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여자축구는 2010년 트리니다드 토바고 U-17여자 월드컵에서대회에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여민지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었다.

한국이 FIFA 주관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것은 남녀 대회를 통틀어서 ‘2010 17세 이하 트리니다드 코바고 피파여자 월드컵축구대회’가 유일 한 대회였었다.
 
 
여자 컬링은 일본에게 ‘극장 승’으로 메달 확보
 
올림픽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은 메달 획득이다.

한국여자 컬링 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랭킹 1위 캐나다 등 세계랭킹 1위부터 5위까지 팀을 모두 제압하고 8승1패 조 1위로 준결승전에 올랐다.

그런데 준결승전에서 만난 팀이 예선 라운드에서 우리에게 유일한 1패(5대7)를 안겨 준 일본여자 컬링 대표 팀이었다. 영화배우 박보영 씨를 닮은 미녀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 선수가 이끄는 일본 팀과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우리나라 대표(경북체육회) 팀은 2012년부터 국제대회에서 만나 박빙의 승부를 펼쳐오고 있었다.

한, 일 두 팀은 라이벌답게 10엔드 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첫 엔드인 11 엔드에서 한국 팀은 유리한 후 공 이었다.

마지막 승부가 스킵 김은정 선수의 샷에 달려있게 되었는데, 김은정 선수가 어려운 각도의 난이도 높은 ‘회심의 샷’을 성공시켜서 한국은 일본을 극적인 ‘극장 승’으로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라 최소한 은메달을 확보했다.

더구나 예선에서 일본에게 패했을 때 사실상 스킵 김은정 선수의 실수 때문이었는데, 다시 만나서 김은정 선수의 샷으로 인해 일본을 침몰 시켜서 그 빚을 열배로 갚아준 셈이 되었다.
 
 

WS3차전, LA다저스 맥스 먼시의 끝내기 홈런 장면 (사진=AP/뉴시스)
WS3차전, LA다저스 맥스 먼시의 끝내기 홈런 장면 (사진=AP/뉴시스)

극장승부에서 이기더라도 최종승부는 몰라
 
류현진이 속해 있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팀은 홈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미국시간으로 10월27일 오전 0시30분 18회 말 맥스 먼시의 끝내기 솔로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긴 승부를 3대2 극장승부로 끝냈다.

그날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10월26일 오후 5시에 시작돼서 이튿날 새벽 0시30분에 끝났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 역사상 최장시간 승부였다 (한국시간으로 10월27일 오전 9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30분에 끝났다).

메이저리그는 야구 경기를 ‘서부 사나이의 일대일 대결’로 치부.....이닝 제한을 두지 않고 승부가 날 때까지 치른다.

LA 다저스는 7시간30분 동안의 역사적인 ‘극장승부’를 이겨 2패 끝에 1승을 따라 붙었기 때문에 승기를 잡아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다저스는 레드삭스에 4,5차전을 내리 내 주고 1승4패로 허망하게 물러서고 말았다.

극장승부에서 이기더라도 역시 야구는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12월이라도 아직 만회할 시간은 남아있어
 
이제 2018년 12월이다.

아직 캘린더가 한 장 남아 있다.

연초에 세웠었던 올해의 계획을 실현하지 못했거나, 하고 싶은 일이 남아있는 사람들은 12월31일까지 20여일 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아 있다.

꼭 스포츠맨이 아니더라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2018년을 위해 자신이 속해 있는 각각의 위치에서 우리 모두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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