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본사, 원안은 신춘호 농심 회장 (사진=농심 / 위키백과)
농심 본사, 원안은 신춘호 농심 회장 (사진=농심 / 위키백과)

[뉴시안=정동훈 기자] 국내 한 식품기업이 일본 전범기업과 조용히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4일 경기도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으로 유명한 식품전문기업 ‘농심’이 일본의 종합식품기업 아지노모토(味の素) 주식회사와 협력해 경기도 평택 포승 농심공장 부지에 즉석 분말스프인 ‘보노(VONO)스프’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내년부터 생산 시판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전범기업 신일철주금(과거 신일본제철)에 대한 일제시대 당시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판결로 인해 냉랭해진 한일관계와 전범기업에 대한 국민정서를 감안하면 농심과 경기도의 이번 협력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평가 나오고 있다.

실제 아지노모토 주식회사는 지난 2012년 2월 29일 당시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이 발표한 현존하는 전범기업 34개 가운데 한 곳이다. 여기에 스즈키사부 로우스케(鈴木 三郎助) 명예회장(창업주)은 일본 우익 계통의 출판사인 후소샤(扶桑社)가 펴낸 역사왜곡교과서의 후원자로 유명하다.

지난 11월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본사에서 농심 관계자와 경기도 관계자가 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경기도)
지난 11월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본사에서 농심 관계자와 경기도 관계자가 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경기도)

아지노모토는 지난 1909년 설립 당시 ‘스즈키 제약소’라는 사명으로 조미료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에는 MSG ‘미원(제품명)’의 원조 조미료인 ‘아지노모토(味の素, 맛의 본질이라는 뜻)’가 제품명이다.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직후인 1946년 현재의 아지노모토로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총 23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로 평택 포승에 위치한 기존 농심공장 내 일부 부지에 즉석식품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경기도와 평택시도 이들을 도와 공장 준공과 향후 운영에 따른 행정지원 등을 제공하는데 힘쓸 방침이어서 논란은 더 확산될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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