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차례로 박주형, 박철완, 박준경(사진=뉴시안DB)
왼쪽부터 차례로 박주형, 박철완, 박준경(사진=뉴시안DB)

[뉴시안=정동훈 기자] 금호석유화학 박준경, 박주형, 박철완 상무 셋의 주도권 경쟁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 연말 계열분리를 전망하고 있어 어떤 변화가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금호가(家) 3세 경영인으로 먼저 박철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3대회장의 장남으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아들이 박준경 상무, 딸이 박주형 상무다. 박철완 상무는 박준경 상무-박주형 상무와 사촌지간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의 친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회사로 2015년 금호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됐다.

1978년생인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개인주주 가운데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사학위를 갖고 있다.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상무는 7.17% 두번째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 출신, 2007년 금호타이어 차장으로 입사해 금호개발상사를 거쳐 금호석유화학 해외영업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5년 상무로 승진했고 수지해외영업으로 경영수업을 받았다.

금호가(家) 유일 여성 임원인 장녀 박주형 상무는 0.82%로 지분이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화여대 특수교육과 출신. 금호그룹이 아닌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에서 5년간 일한 특이한 경력이 있다.

금호석화는 금호피앤비화학, 금호폴리켐, 금호미쓰이화학, 금호개발상사, 금호티앤엘, 코리아에너지발전소 등 11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5조647억원. 종업원이 1200명이 넘는 튼실한 중견기업이다. 올 3분기엔 대박이 났다. 매출 1조45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4% 증가했다.

재계는 올해 연말 이들의 계열분리를 전망하고 있다. 남매인 박준경-박주형 상무가 박철완 상무와 이별할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계열분리 과정에서 누가 어떤 계열사를 관할하냐는 점이다.

최근 금호석화는 대우건설 주식 228억원어치를 올해 말까지 매각하기로 했다. 금호석화가 가진 또 다른 비주력 자산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처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범 금호그룹 간판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반면 계열분리 과정에서 갈등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일찌감치 매각할 가능성도 높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형제의 난’을 벌인 전례가 있어 계열분리를 지지할 확률이 높다. 박찬구 회장은 형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다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금호석화를 떼어 나왔다. 이후에도 소송 등으로 감정의 골이 깊었으나 2016년에야 갈등을 봉합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사촌지간인 오너 3세 세명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은 계열분리 과정에서 갈등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성장재원으로 쓰고, 향후 과실을 나누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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