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왼쪽 두번째) 전 코레일 사장이 지난 5월 14일 동해북부선 제진역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오영식(왼쪽 두번째) 전 코레일 사장이 지난 5월 14일 동해북부선 제진역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뉴시안=정동훈 기자]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취임 10개월만에 사퇴했다.

11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영식 사장이 잇따른 열차 사고에 책임을 지고 사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보도자료를 통해 오 사장은 “지난 2월 취임사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코레일의 사명이자 존재 이유’라며 안전한 철도를 강조했지만 최근 연이은 사고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사죄의 뜻과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오 사장은 “모든 책임은 사장인 저에게 있으니 열차 운행을 위해 불철주야 땀흘리고 있는 코레일 2만7000여 가족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변치말아 주실 것을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린다”면서 “마지막으로 이번 사고가 우리 철도가 처한 본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공기업 선진화라는 미명아래 추진된 대규모 인력 감축과 과도한 경영합리화와 민영화, 상하분리 등 우리 철도가 처한 모든 문제를 그동안 방치한 것이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철도 공공성을 확보해서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오전 강릉선 KTX 806열차가 출발한 지 5분 만에 궤도에서 이탈하는 등 최근 20여일간 크고 작은 열차 사고가 10차례 발생했다. 잇따른 사고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오영식 사장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사퇴압력이 거셌다. 

오 사장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2기 의장 출신으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다. 국회의원시절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대표적 인사로 꼽힌다. 지난 2월 코레일 사장 취임 전부터 줄곧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란 비판을 받았다. 일각에선 오 사장이 취임 이후에도 정치적 이슈에 주목하며 철도안전이 뒷전으로 밀렸다고 지적해왔다. 오 사장은 취임 이후 남북철도, SR과의 통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전력투구했다.

일각에서는 '총괄 책임자'인 김현미 국토부장관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김 장관은 오 사장과 같은 당 출신이다. 문 대통령 경선 당시 대선캠프에서 함께 활동한 바 있어 야권의 공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