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체육의 근본은 "방과 후 학습" 독일과 일본 사회체육의 현주소
엘리트 체육의 근본은 "방과 후 학습" 독일과 일본 사회체육의 현주소
  • 뉴시안 자문위원=기영노 스포츠 평론가
  • 승인 2018.12.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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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조화, 독일 일본이 모범적
2016년 이후 한국체육도 페러다임 바뀌고 있어
기영노 뉴시안 자문위원,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뉴시안 자문위원, 스포츠 평론가

[뉴시안 이슈추적=기영노 자문위원] 지난 2016년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대 통합을 이룬 이후 한국 체육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체육을 통한 국위선양’이니, ‘4강제도’ 같은 전제 국가주의적인 요소들이 점점 사라지고, 학교체육은 ‘주말 리그’ 또는 ‘토요 스포츠 데이’ 같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운동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생활체육도 전 국민의 생활 속으로 서서히 파고들고 있다.

세계에서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가장 잘 조화를 이루는 나라가 서구에서는 독일, 아시아에서는 일본으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 일본의 생활체육과 학교체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고, 엘리트 체육과는 어떻게 연계가 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12월6일부터 9일까지 3박4일 동안 일본의 후쿠오카와 구마모토를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의 학교체육 즉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근본은 ‘방과 후 학습’에 있었다.

일본은 초등학교 즉 소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도 ‘방과 후 학습’이 매우 활성화 되어 있다.

‘방과 후 학습’의 기본 취지는 어떤 경우든지 정규 학교수업을 모두 마치고 학습활동을 하는 것이다.

학습활동에는 스포츠 뿐 만 아니라 미술과 음악 등 예능학습도 포함되어 있다.

‘방과 후 학습 활동’에는 학교대표 또는 지역대표 심지어 국가대표도 예외가 없다. 모든 학생들이 학교 정규 수업 활동을 모두 마치고 활동(스포츠, 음악, 미술 등의 취미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12월7일 후쿠오카 사립대학 체육관에서 만난 후지와라 군은 “소학교 때부터 방과 후 학습으로 핸드볼을 해 왔다. 중학교에는 핸드볼 부가 없어서 잠시 농구를 했었지만 고등학교 때 다시 핸드볼을 했고, 대학에 들어와서도 계속해서 핸드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가 될 생각은 없다. 내 전공인 법 공부를 계속해서 법관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지와라 군이 스포츠 활동은 쉰 것은 중학교 3학년 2학기 때 고등학교 입시를 위해서,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 역시 대학입시를 위해서약 약 6개월 씩 통산 1년 동안 이었다. 대학에 입학해서는 3학년이 될 때 까지 3년 가까이 핸드볼 활동을 하고 있다. 포지션은 라이트 백이었다.

후자와라 군은 핸드볼을 하는 동안 줄곧 약간의 비용을 직접 냈다고 한다. 후쿠오카 대학 핸드볼 부에도 한 달에 2천 엔을 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해당 학교에서는 핸드볼을 할 수 있는 골대 핸드볼 공 등의 시설과 핸드볼 경험이 있는 지도교수를 보내 줄 뿐이다.

후쿠오카 대학의 핸드볼 수준은 핸드볼 전국 대학교 대회에 출전하는 200여개 대학 가운데 상위권에 이른다고 한다.

후쿠오카 대학에서 야간에 나이터를 켜고 축구를 즐기는 학생들 (사진=기영노 뉴시안 자문위원)


후쿠오카 대학 체육시설 엄청 많아

후쿠오카 대학 핸드볼 클럽이 활동을 하는 체육관에는 체조와 농구 등 다른 종목 선수들도 훈련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넓었다.

보통 체육관의 3~4배는 되었다. 그 넓은 체육관을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장소와 시간을 쪼개 쓰고 있었다.

그리고 학교주변에는 테니스 코트, 축구장, 필드하키 장, 수영장 등이 두루 갖춰져 있는데, 12월에 일찍 해가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나이터 시설을 켜 놓고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대학교들 같으면 일개 학생들을 위해 과연 전기를 많이 써야 하는 나이터 시설을 개방했을까?

후쿠오카 대학의 다목적 체육관 한 체육관에서 농구 체조 핸드볼 3종목을 즐기고 있었다 (사진=기영노 뉴시안 자문위원)

소학교와 중학교의 방과 후 활동

이튿날인 12월8일 방문한 구마모토 시 외곽에 있는 야마가 소학교과 중학교는 이웃하고 있었다.

두 학교는 우리나라의 초등 중등학교처럼 수십년 된 낡은 교사(校舍)였고, 마침 초겨울에 접어들어 을시년스럽기 까지 했다.

먼저 방문한 야마가 소학교에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1~3 저학년 학생들이 체육관에서 핸드볼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야마가 소학교의 경우 저학년은 화, 목, 토, 4~6 고학년은 월, 수, 금 등 일주일에 세 차례 씩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한다고 한다.

야가마 소학교는 방과 후 학습이 6종목인데, 농구, 축구, 야구, 핸드볼 등 스포츠 4종목과 음과, 미술 등 6개 종목이었다.

핸드볼을 지도하고 있는 선생님은 대학교 때 까지 핸드볼 선수를 했었다고 한다. 핸드볼을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지도하고 있는데, 혹시 나중에 지도한 학생 가운데 실업핸드볼 선수가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야마가 소학교 이웃에 있는 야마가 중학교 핸드볼 선수들은 농구와 배구에 밀려 체육관을 내 주고 운동장에서 핸드볼을 즐기고 있었다.

야마가 중학교 핸드볼 코치는 남녀 2명인데 모두 학교 선생이 아니고, 특별 지원 코치다. 특별지원 코치도 무보수이기는 마찬가지인데, 여자 코치는 대학교 때 까지 핸드볼 선수를 했었다고 한다.

아마가 소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으로 핸드볼을 즐기는 학생들 (사진=기영노 뉴시안 자문위원)

스포츠 보험을 의무적으로 들어

방과 후 활동을 하다보면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한다.

일본의 소, 중, 고등학생 들은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스포츠 보험’에 가입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부상을 당하거나, 부상으로 인한 고소 고발 사건이 발생 하더라도 스포츠 보험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니까 지도자들은 학생들이 스포츠나 기타 방과 후 활동을 하다가 부상을 당할 까봐 노심초사 할 이유가 없다.

물론 대학생들도 스포츠 등을 즐기는 학생들은 대부분 스포츠 보험에 가입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수나 학생들이 스포츠 등의 활동을 하다가 부상을 당하면 지도교사나 코치들을 난감하게 하곤 하는데, 스포츠 보험을 의무적으로 들어 놓으면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

 

방대한 방과 후 활동인구

일본의 학생들의 방과 후 학습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방과 후에 바로 집으로 가서 공부를 하거나 다른 취미활동을 하는 학생도 있다. 그러나 방과 후 학습을 하는 비율은 소학교 60퍼센트, 중학교 77퍼센트 그리고 고등학생은 64퍼센트에 이른다.

방과 후 학습으로 야구를 하는 고등학생이 전국적으로 20만에 이른다. 야구인적 자원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얘기다. 그 풍부한 인적 자원 가운데 고등학교 3학년 때 까지 계속하는 경우는 5만 명이 넘는다. 5만 명 가운데 시속 1605km 이상 던지는 오타니 쇼헤이 같은 선수와 홈런 20개를 펑펑 치 는 타자가 나오는 것이다.

대학이나 프로야구 팀에 가지 못하는 학생은 4만9천 여 명으로 95퍼센트 이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학야구나 프로야구 팀에 가지 못하는 95퍼센트 가량의 학생들이 낙오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모두 방과 후 학습으로 야구를 하면서 일반학생들 처럼 줄곧 공부를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학생과 경쟁을 해서 대학에 진학 하거나 취직을 하게 된다.

한국의 ‘선수학생’들처럼 대학진학이나 프로팀에 들어가지 못하면, 바로 낙오자가 되는 시스템이 아닌 것이다.

 

일본의 풍부한 엘리트 스포츠 자원

일본 스포츠는 1964년 도쿄 올림픽 때 까지 엘리트 스포츠에 전념 했었다. 세계 2차 대전 패전국으로 국민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유치했었고, 또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엘리트 스포츠 정책을 폈었다.

결국 도쿄 올림픽은 아시아 최초로 열린 올림픽이 되었고, 일본은 미국 소련에 이어 3위를 차지해 성공적인 올림픽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쿄 올림픽 이후 일본은 일부 소수에 의존하는 엘리트 스포츠에서 전 국민이 즐기는 ‘생활체육’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생활체육 정책의 기본이 ‘방과 후 학습’이었다.

방과 후 학습은 거의 모든 학생이 스포츠의 참 맛을 알고 즐기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결국 엘리트 스포츠의 바탕이 되었다.

일본은 지난 20~30여 년 동안 한국의 엘리트 스포츠에 뒤지던 것은 만회하기 위해 2008년 경 한국의 태릉선수촌을 벤치 마칭해서 ‘아지노모토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를 만들었다.

2013년에는 2020 도쿄 올림픽 유치에 성공 했고, 2015년에는 문부과학 청 산하 스포츠, 청소년 국을 통합해서 ‘스포츠 청’으로 승격시켜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해 본격적인 엘리트 스포츠 육성에 나섰다.

그 결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1개 등 모두 41개의 메달을 획득해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21개)로 종합 8위에 그치며 일본에 뒤지기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지난 8월에 벌어진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더 벌어졌다.

당초 한국이 약간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종합 2위를 차지한 일본(금메달 75)과 3위 에 그친 한국(금메달 49)은 금메달 수 26개 차이로 벌어졌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이 스포츠 대국 미국과 중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노릴 수 있다고큰 소리치는 것도 ‘방과 후 학습’으로 엘리트 스포츠 자원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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