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아랍에미리트로 출국하기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2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아랍에미리트로 출국하기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자문위원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2019년 1월5일부터 2월1일까지 27일 동안 중동의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제17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일명 아시안 컵)이 벌어진다.

한국은 손흥민, 황의조, 기성용, 조현우 등 탈 아시아 급 선수들을 내세워 1960년 우승을 차지한 이후 59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축구해설가 이영표, 축구 행정가 박지성 그리고 이번에 2019 아시안 컵대회를 독점 중계하는 JTBC의 축구해설위원이자 2018 러시아월드컵 국가대표 신태용 감독도 입을 모아 한국 축구가 우승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이영표 씨는 한국 축구가 2018 러시아월드컵 조 예선 마지막 경기 독일 전을 2대0으로 이긴 이후 꾼준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파울로 벤투호의 꾸준한 경기력 유지 등을 아시안 컵 우승 이유로 꼽았다.

박지성 씨도 최근 손흥민 황의조의 공격에서의 상승세와 기성용 김민재 등 미드필드와 수비에서 걸출한 선수가 버티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 했다.

신태용 씨는 일본, 이란, 호주와 함께 한국이 우승후보인데 한국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어느 대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은 대회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안 컵과 인연이 깊다. 초창기에는 그랬다.

 

1회,  2회대회 우승은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1956년, 1960년,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1,2회 대회 우승은 한국전쟁을 겪은 직후 우승과 2연패라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본선에서 겨우 4개국(한국, 홍콩, 이스라엘, 베트남)이 리그를 벌여 우승팀을 가렸을 뿐이다.

전쟁이 끝난 지 불과 3년 만인 1956년 9월에 열린 제1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는 우리나라로서는 최악의 상태에서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전쟁을 끝낸 직후라서 나라 곳간이 비었기 때문에 한국축구 대표 팀은 출전 경비가 없었다.

그래서 한국 축구 대표 팀은 예선 마지막 경기가 벌어지는 당시 자유중국,(현 타이완, 대만)까지 후불로 내기로 하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대만에게 패하면 그대로 귀국을 하고, 만약 꺾어서 홍콩에서 열리는 본선 대회에 출전하게 되면 현지에서 출전비를 조달한다는 실로 위험천만한 계획이었다.

한국축구대표 팀은 1960년 9월2일 벌어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홈팀 대만을 2대1로 꺾고 본선출전권을 획득했다.

한국축구대표 선수단은 당초 계획을 했던 대로 자유중국 축구협회에 친선경기를 갖자고 제의를 했고, 대만 축구협회로부터 9월4일 친선 경기를 갖자는 확답을 받아내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9월3일부터 때 아닌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비는 이튿날인 4일이 되도록 멈추지 않아, 결국 친선경기가 취소되었다.

대한축구협회 임원진은 항공사를 찾아서 (비행기를 외상으로 태워 달라고)통사정을 해야 했고, 이번에도 홍콩까지 후불 즉 외상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한국축구대표팀이 본선경기가 열리는 홍콩에 도착한 것은 9월6일 아침 7시였고, 홍콩과의 첫 경기는 불과 5시간 후인 오후 2시였다.

여독이 풀리지 않았고 홍콩의 무더위까지 겹쳐서 그런지 한국은 쉽게 이길 줄 알았던 홍콩에 먼저 2골을 내줘 0대2로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부터 스콜 같은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비를 맞은 한국 선수들이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2골을 만회해 홍콩과의 첫 경기를 2대2로 비겼다.

한국은 아시아 최강 이스라엘과의 2차전을 2대1로 제압해 1승1무를 기록 했고, 베트남과의 마지막 3차전에서 5골(5대3)을 쏟아 넣어서 2승1무로 아시안 컵의 초대 챔피언이 되었다. 당시 ‘황금의 오른발’이라는 영광스런 별명을 갖고 있었던 미남 선수 최정민 등 모든 선수들은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리자 눈물을 쏟기도 했다.

제1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우승컵을 들고 경무대를 방문한 선수단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국제규격의 잔디구장 건립을 요청 했고, 이 대통령은 1회 대회 우승국이 2회 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규정을 듣고 효창공원에 잔디구장 건립을 약속 했다.

따라서 2회 대회는 1회 대회 우승국 우리나라에서 개최했다.

우리나라는 당시로는 최신 시설에다 그라운드에 파란 잔디를 깐 효창 축구장을 완공해서 2회 대회를 치렀다.

개막전인 이스라엘과의 경기가 벌어진 효창구장은 마치 분지처럼 되어 있는 효창공원 가장 낮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수용인원은 2만명 뿐 이었지만, 터치라인 주변까지 관중들이 들어차 3만명 정도가 입장을 했고, 축구장 주변 높은 언덕에서 10만명 가까운 많은 관중들이 경기를 지켜보았다.

당시 이스라엘의 조비 브램 단장은 이스라엘 선수들이 엄청나고 무질서한 관중들의 기세에 눌려 자기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해서 패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은 4개국이 리그로 치른 1,2회 대회를 연속 제패 한 후 아시안 컵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국은 2번 우승을 차지한 이후 결승전에 4번이나 올랐었지만 4번 모두 실패 했다. 특히 1988년 카타르 대회 사우디아리비아와 결승전에서 0대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대4로 패한 것이 가장 아까웠다. 그 대회에서 한국은 준우승에 머물렀는데도 불구하고 김주성 선수가 MVP를 차지했는데, 한국 선수가 아시안 컵에서 차지한 유일한 MVP였었다.

그러나 한국의 득점왕은 6명이 나왔다.

1960년 한국 대회 조윤옥(4골), 1972년 태국 대회 박이천(5골), 1980년 쿠웨이트 대회 최순호(7골),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태호(3골), 2000년 레바논 대회 이동국(6골) 그리고 2011년 카타르 대회 구차철(5골)이 각각 단독 또는 공동 득점 1위에 올랐다.

아시안 컵 단일 대회 최다 골은 1996년 아랍에미레이트 대회 이란의 알리 다에이의 8골 이었다.

 

일본, 4번의 최다 우승국

아시안 컵은 그동안 16번 치렀는데, 일본이 4번으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3번으로 공동 2위 그리고 한국이 2번으로 단독 4위에 올라 있다.

그리고 지금은 유럽 쪽으로 간 이스라엘, 이라크, 호주, 쿠웨이트가 각각 한번 씩 우승을 차지했다.

이란은 유일하게 3연패에 성공 했는데, 1968년, 1972년 그리고 1976년 대회에서 잇따라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16번의 대회 가운데 2회 대회 단 한번만 개최를 했는데, 2007년 대회는 사상 처음 공동 개최(4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 태국)를 했었다.

대한민국 축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일 오후 울산시 남구 롯데호텔 2층 제이드룸에서 2019 아시안컵 출전선수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한민국 축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일 오후 울산시 남구 롯데호텔 2층 제이드룸에서 2019 아시안컵 출전선수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회 최초로 우승 상금

아시안 컵은 이번 17회 아랍에미레이트 대회부터 많은 변화가 생겼다.

아시안 컵은 2004년 대회까지 4년 주기로 열렸으나, 유럽선수권대회와 월드컵 예선이 겹치기 때문에 홀 수 해인 2007년으로 바뀌었고, 이후 2011, 2015, 이번의 2019년 홀 수 해에 열리고 있다.

이번 2019 대회부터는 상금도 주어진다.

우승팀에게는 500만 달러, 준우승 300만 달러 그리고 4강에 오르면 100만 달러 본선에 오른 24개국 모두 20만 달러씩 모두 148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우승 팀은 우승상금(500만 달러)과 함께 대륙간컵이라 불리는 컨페더레이션스 컵 대회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한다.

컨페더레이션스 컵은 월드컵이 열리기 1년 전(2018 러시아 월드컵은 2017년) 월드컵 개최지(러시아)에서 각 대륙 챔피언이 모여서 우승팀을 가리는 월드컵 예비대회 성적을 지니고 있다.

본선에는 그 전 월드컵(이번 경우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오른 12개국은 자동으로 본선에 오르고, 나머지 12개국은 최종예선 탈락국과 나머지 나라들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12개국 등 모두 24개국이 본선에 오른다.

본선에 오른 24개국은 4개 팀씩 6개 조로 나눠서 각조 1, 2위 12팀과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4팀 등 모두 16팀이 16강에 오른다.

 

각국의 탈 아시아 급 감독들

파울로 벤투 한국대표 팀 감독은 차라리 무명(無名)에 가깝다. 아시안 컵에 출전하는 각국 감독들의 면면은 매우 화려하다.

중국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조국 이탈리아를 우승시켰다.

2016년 8월, 아시아의 축구변방 중국 감독으로 부임해 이듬해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1대0으로 꺾어 어느 정도 공한증에서 벗어나게 했었다.

그러나 약발이 다 했는지 최근 중국 팀 성적은 형편없다. 지난 3월 웨일스에 0대6으로 참패를 당했고, 최근에 인도ㆍ팔레스타인과도 비겼다.

필리핀의 스벤예란 에릭손 감독은 축구 약소국 필리핀을 맡아서 스즈키컵 4강에 올려놓았다. 스웨덴 출신으로 축구종가 잉글랜드 국가대표 팀을 맡았었을 정도로 축구에 관한 한 명장중의 명장이다. 1월7일 한국 팀과 C조 첫 경기를 갖는다.

파울로 벤투 감독과 함께 포르투갈 출신의 이란의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은 이번 아시안 컵이 끝나는 2019년 1월말 2011년 4월부터 시작되었던 8년간의 계약이 종료되는데, 아시안컵 우승을 마지막 선물로 남기겠다고 벼르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박항서 감독과 함께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 했었던 네덜란드 출신의 핌 베어벡 오만 팀 감독은 걸프 컵 우승을 아시안컵 까지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일본 축구대표 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도 벤투 감독(6전 3승3무)처럼 부임이후 무패(4승1무) 기록을 이어가고 있고, 베트남 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은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날 북한과의 평가전을 1대1 무승부로 끝내 17게임(9승8무) 연속 무패의 세계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17회 대회 우승후보는 한국, 일본, 이란, 호주 그리고 UAE

이번 17회 아랍에미레이트 대회 우승후보는 아시안 컵 4회 우승, 그리고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아시아 팀 중 유일하게 16강에 올랐었던 일본, 아시아에서 가장 FIFA 랭킹이 높은 이란, 개최국 아랍에미레이트도 지난 23일 끝난 클럽월드컵에서 결승까지 올랐었던 알 아인 팀을 주축으로 첫 우승에 도전한다.

또한 지난 16회 호주 대회 우승팀 호주 그리고 러시아 월드컵에서 강호 독일을 2대0으로 꺾었고, 지난 8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한국 등이 강력한 우승 후보다.

특히 한국은 유럽에서도 특급 대열에 올라 있는 손흥민, 절정의 슛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황의조 이번에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대회라고 말하고 있는 기성용 등이 탈 아시아 급 선수들이 있어서 절호의 우승기회라고 할 수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팀 4강의 주역 이영표 박지성 씨도 “이번 아랍에미레이트 아시안 컵 대회는 한국이 3번째 우승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 제17회 AFC 아시안 컵 조 편성

A조=아랍에미리트(개최국). 태국. 인도, 바레인.
B조=호주. 시리아. 팔레스타인. 요르단.
C조=대한민국. 중국.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D조=이란. 이라크. 베트남. 예멘.
E조=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레바논. 북한.
F조=일본. 우즈베키스탄. 오만. 투르크메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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