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잊혀질 권리'로 유명한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가 수 년간 직원을 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사진=경향신문 유튜브 동영상 캡처)
국내에 '잊혀질 권리'로 유명한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가 수 년간 직원을 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사진=경향신문 유튜브 동영상 캡처)

[뉴시안=조현선 기자] 위디스크 전 직원 폭행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던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끝없는 기행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잊혀질 권리'로 유명한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49)의 직원 폭행 영상과 음성 파일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28일 서울 강서경찰서와 경향신문에 따르면 마커그룹 전 직원 양모(33)씨는 송명빈 대표를 상습폭행, 상습공갈,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달 8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경찰은 이달 6일 사건을 넘겨받아 고발인 양 씨를 먼저 불러 조사했다. 양 씨는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사장 최모(47)씨도 폭행·협박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경향신문이 입수해 공개됐다. 영상은 지난 5월21일 서울 강서구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송 대표가 양씨의 뒤통수를 세게 때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어 멍자국을 비롯해 영상, 녹음 파일 등을 함께 공개됐다.

녹음 파일 중 일부는 송 대표가 양씨에게 "청부살인도 내가 고민할 거야. XXX야. 네 모가지 자르는 데 1억도 안 들어"라며 살해 협박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어 "너를 살인하더라도 나는 징역을 오래 안 살아.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니까"라는 발언 등과 함께 폭행하고, 양씨는 "잘못했다"며 울부짖는 음성이 담겼다.

양씨는 2015년부터 송 대표로부터 둔기로 피멍이 들 때까지 맞는 등 수시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이같은 상황이 담긴 동영상과 녹취 파일을 경찰에 제출한 상태다.

경찰은 이달 양씨를 고소인 조사한 데 이어 내년 초 송 대표를 불러 사건의 경위를 따져볼 방침이다.

송 대표는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DAS)'으로 세계 최초의 디지털 소멸 특허를 취득하며 '잊혀질 권리' 권위자로 떠오른 인물이다. 지난 2015년 저서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를 출간하며 지식재산권 전문업체인 마커그룹을 운영중이다. 현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직을 맡고 있다.

'잊혀질 권리'란 온라인에 남겨진 자신의 정보를 지워 더이상 회자되거나 떠돌아 다니지 않도록 할 권리를 의미한다.

송 대표는 이와 같은 명성을 바탕으로 박근혜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타운 우수멘토로 선정됐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 당시 집단지성센터의 디지털소멸소비자주권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양씨가 배임·횡령을 저질렀고, 이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녹음 파일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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