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허인 행장 (제공=뉴시스)
KB국민은행 허인 행장 (제공=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 KB국민은행 경영진은 8일 예정된 총파업이 강행될 경우 사임하겠다며 일괄사직서를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KB국민은행의 부행장, 본부장, 지역 영업그룹 대표 등 임원진 50여명은 8일 총파업에 따라 영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할 경우 사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4일 오후 KB국민은행 허인 행장에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이들은 "고객의 실망과 외면,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노조가 파업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과도한 요구를 지속하는 상황"이라며, "상식과 원칙을 훼손해가면서까지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8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에 지난 2일 시무식 이후 허인 행장과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만나는 등 총파업 전 교섭을 진행했으나 협의에 실패했다.

경영진은 파업 대신 대화로 풀자는 호소문이 담긴 영상물을 배포하며 파업을 막으려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김남일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은 호소문을 직접 낭독하는 영상을 제작해 전 직원 컴퓨터에 설치된 사내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송출했다. 

김 부행장의 호소문에는 "우리가 원하는 최고의 일터는 고객의 실망과 외면 위에서 결코 이뤄낼 수 없다"며 "소중한 고객들과 함께 피와 땀으로 쌓아올린 리딩뱅크의 위상을 스스로가 허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경영진 16명이 출연했다. 19년 만의 총파업인 만큼 고객 불편은 물론 브랜드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데 있어 노사의 뜻이 다를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8일 총파업이 예정대로 강행될 경우 고객 불편을 대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워 거점점포 운영을 준비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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