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 참가한 구글의 야외 부스 전경 (사진=뉴시스)

[뉴시안=최성욱 기자] 지난해 열렸던 CES 2018에서 구글은 기존의 '오케이 구글(OK Google)'과 함께 사용할 명령어로 '헤이 구글(Hey Google)'을 추가하며 공격적인 입장을 밝혔다.

스마트폰의 인공지능 비서를 처음 도입한 애플은 '헤이 시리(Hey Siri)'를 내세워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후발 주자인 구글은 호출 명령어를 두고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헤이를 그냥 사용하자니 애플을 따라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될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오케이 구글을 선택했던 1단계 차별화는 나름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구글 홈'을 비롯한 여러 장치를 추가로 내놓으면서 상황은 전환점을 맞게 된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미국인들이 발음 차이로 인해 제때 호출되지 않는 상황을 겪게 됐고 이로 인해 지난해부터 헤이 구글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광고로 제작하며 헤이 구글의 추가를 알린 구글은 젊은 층에서 '요 구글 (Yo Google)'도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구글의 인공지능비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는 이렇듯 미주권에서 승승장구하며 이미 1억대 이상의 기기에 쓰이고 있다. 함께 연동돼 사용되는 장비는 10억대를 넘는다고 구글측은 밝히고 있다. 상대적으로 음성 명령에 익숙한 미국인들은 구글의 AI가 연결되는 장비가 늘어나길 바라고 있다. 

CES 2019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마련된 야외 도로변 부스 (사진=뉴시스)
CES 2019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마련된 야외 도로변 부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신형 인공지능 TV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연동된다. 그동안 독자적 AI 플랫폼을 강조해오던 기업들이 결국 생태계 확장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CES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의 내비게이션, 통역 분야의 기능 업데이트가 전해졌다. 자가 운전자들이 "집에 가자"라고 말하면 구글 지도와의 연결을 통해 출퇴근 길을 찾아주고 비행기 탑승권을 찾아서 저장하고 수속도 도와주는 단계를 넘어 자동번역을 응용한 '통역'기능도 제공한다.

"헤이 구글, 내 프랑스 통역관이 돼 줘(Hey Google, be my French interpreter)"라고 말하면 영어를 프랑스어로 번역해 준다. 아직은 구글 홈 등의 스마트 스피커와 스마트 디스플레이에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구글은 향후 이런 기능을 모바일 기기에도 배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차별이다.

구글은 한국 시장에서 엄청난 수의 안드로이드폰의 운영체제로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는 1년여 전에 도입된 '헤이 구글'조차 사용할 수 없이 여전히 '오케이 구글'만 지원한다. 구글 지도 역시 여러가지 논란속에 편법적으로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에도 카카오 지도를 적용해 운영할 뿐 정식 기능은 반쪽에 불과하다.

정치권에서는 '구글세(Google Tax)'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광고와 앱 판매 등 매출을 올리는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한국에 투자는 부족하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법과 규제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이같은 제약 조건하에서 구글 코리아가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세계 전체에 '헤이 구글' 생태계가 펼쳐지는 가운데 한국은 소외되고 있다"며  "조금 더 적극적인 구글 코리아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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