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플레이스] 문화역서울 284, 숫자 284에 담긴 숨은 뜻
[IT 플레이스] 문화역서울 284, 숫자 284에 담긴 숨은 뜻
  • 정윤희 기자
  • 승인 2019.01.24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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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서울역사로 일년내내 문화 예술 관련 프로젝트 열리는 복합문화공간
2월 17일까지 근현대 커피문화를 둘러보는 향기로운 '커피사회' 전시
구 서울역이었던 문화역서울 284 (사진=뉴시안 정윤희)

[뉴시안=정윤희 기자] '문화역서울 284'는 기차역이었던 구 서울역사의 원형을 복원한 후 2011년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문화역서울 284라는 이름은 명칭공모전을 통해 정해졌고 지역성을 나타내는 '서울'과 문화를 이끄는 중심이라는 의미이고 '284'는 옛 서울역의 사적 번호(제 284호)를 따서 붙인 것이다.  현재는 문화 예술에 관한 다양한 전시와 공연, 워크숍이 열리는 행사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 건물이 처음 지어진 것은 1925년이다.

완공 당시 경성역으로 불리던 이곳은 서울 장안의 화제였다. 르네상스 양식의 웅장한 건물 외관부터 돔 형태의 지붕과 붉은색 벽돌에 이르기까지 이국적인 모습에 인기를 끌었다.

복원 작업을 통해 개관한 문화역서울 284 (사진=뉴시안 정윤희)
문화역서울 284가 본땄다고 전해진 스위스 옛 루체른역 모습 (사진=뉴시안 정윤희)

최초의 경양식집 '그릴'이 2층에 문을 열어 당시 힙플레이스로서의 명성이 자자했고 정문 상단의 '파발마' 시계가 경성역의 상징이었다.

1896년에 지어진 스위스 옛 루체른역을 본딴 것이라 전해지는데, 실제 사진과 비교해보니 돔형 라인과 시계, 3개의 아치형 문 등 놀랄만큼 흡사하다.

2004년 서울역이 신역사로 이전한 후 2008년부터 경성역 초기 공사 사진을 통해 원형 복원 작업을 진행,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문화역서울 284의 중앙홀 스테인드글라스 (사진=뉴시안 정윤희)

문화역서울 284에 들어서면 처음 마주하는 것은 중앙홀이다.

고개를 들어보면 서양 건물 실내장식으로 친숙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보인다. 원래 태극마크와 봉황, 무궁화가 있었던 자리에 지금은 태극 마크를 중심으로 강강수월래의 모양을 우아하게 표현해냈다. 

2층 복원전시실에 전시된 옛 샹들리에(사진=뉴시안 정윤희)
2층 복원전시실 전경(사진=뉴시안 정윤희)
이발소로 쓰였던 곳에서 발견된 배관시설 (사진=뉴시안 정윤희)

2층 복원 전시실에는 원래 건물에 실제 사용되었던 붉은 벽돌·타일·나무 창틀·돌·문고리 전시를 볼 수 있고 그 당시 샹들리에까지 만날 수 있다.

화장실과 이발소로 쓰였던 장소의 표시로 여전히 남아있는 녹슨 파이프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마치 타임캡슐을 연 느낌이 든다.  

문화역서울 284,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사진=뉴시안 정윤희)

문화역서울 284에서 지난 12월부터 진행중인 전시는 '커피사회'(2월 17일까지 전시예정)다. 19세기 후반 근현대 시대부터 우리 일상에 면면이 스며든 커피 문화를 되돌아보는 의미있는 행사이다. 

또 커피를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시초가 된 그릴 식당과 대합실 티룸이 있는 장소에서 은은하게 차오르는 커피향을 맡으며 관람하기 좋다.    

가득찬 커피원두로 향을 즐길 수 있는 귀빈예비실 (사진=뉴시안 정윤희)
천연당사진관으로 꾸며진 귀빈실 (사진=뉴시안 정윤희)

귀빈실에는 커피와 사진을 동시에 사랑했던 고종의 취미를 엿볼 수 있는 천연당사진관을 구경할 수 있다. 널찍한 귀빈예비실에서는 방 하나 가득찬 커피원두를 밟으며 커피향에 완전히 취할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나눠준 종이컵으로 매 정시마다 지정된 장소에서 제공하는 커피를 맛볼 수 있어 코와 입이 모두 즐겁다.  

(시계방향)사진 아카이브, 무료로 즐기는 드립커피, 커피 추출 과정, DJ와 음악다방을 재현 (사진=뉴시안 정윤희)

 

커피용품을 수납하는 소가구를 표현한 '스몰 스토리지 시리즈' (사진=뉴시안 정윤희)

뉴트로 붐으로 빈티지스러운 것을 선호하는 젊은 층부터  60·70년대 청년문화를 거쳐온 중장년층까지 고루 즐길 수 있고 역사의 한 부분을 경험시켜줄 수 있는 교육의 장소로도 유익한 곳임에 틀림없다.

도시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수천년 혹은 수백년의 역사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 주변에 사라지는 일이 흔하다. 

그저 이름만 남거나 터만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100년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같은 모습으로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화역서울 284'는 그래서 든든하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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