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사진=캐논 글로벌 홈페이지 캡쳐)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사진=캐논 글로벌 홈페이지 캡쳐)

[뉴시안=이민정 기자] 카메라 시장 1위 기업인 캐논이 향후 카메라 사업의 축을 기업용으로 옮긴다고 밝혔다.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캐논 회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일본경제신문(니혼게이자이)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향후 2년간 절반 정도로 축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시 및 의료 등 산업 분야에서 카메라의 용도는 늘어난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대비해 렌즈 등의 기술을 외부에 제공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입사 58년을 맞는 후지오 회장(83세)의 일본 재계의 대표적인 세일즈맨 출신의 자수성가 최고경영자(CEO)이다.

소형 카메라 생산회사로 출범한 캐논을 연매출 일본 최대 카메라·사무기기 제조기업으로 키워냈다. 2006년부터 4년간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게이단렌 회장을 역임했고 각계 글로벌 경영인들과도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1995년 사장 취임후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부문을 과감이 정리하며 핵심역량에 집중한 기업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후지오 회장은 카메라 시장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축소의 증거'로 다음의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로 그는 캐논의 카메라 판매량은 지난 몇년간 매해 10%씩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다고 밝혔다. 한두해가 아니고 20여년 이상 현직 CEO를 지낸 경영자가 매년 10퍼센트씩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경험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변화의 시기를 제대로 겪고 있다는 증거다.

둘째, 그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엔트리 시장이 잠식됐고 프로 시장도 축소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한해 1000만대 정도 판매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얼핏 많은 듯 보일 수도 있지만, 2018년도 1분기 아이폰의 판매량이 약 5200만대로 한 해 약 2억대 규모가 판매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카메라 시장 규모는 스마트폰 급증의 여파로 서서히 줄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논의 가성비 미러리스 EOS M50 28mm&nbsp; 매크로 렌즈 장착 (사진=뉴시안 정윤희)<br>
캐논의 가성비 미러리스 EOS M50 (사진=정윤희 기자)

그는 스마트폰이 확실히 '초보자용 카메라' 시장을 잠식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소위 똑딱이라고 부르는 컴팩트 카메라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더이상 성장할 동력을 잃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논은 아마추어 사진가와 프로페셔널 포토그래퍼 사용자들이 매년 5~600만대의 렌즈 교체용 카메라 시장규모를 유지할 것이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그는 미러리스 카메라의 판매는 DSLR을 대체할 뿐 새로운 시장을 늘리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바로 이런 점때문에 캐논과 니콘이 지난해에야 풀 프레임 미러리스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카메라업계는 기술 개발에 투자한 새로운 상품을 내놓으면 내놓을수록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해 악영향을 미치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사제품간 잠식현상)이 진행되는 중이다.

그는 바로 이런 이유로 캐논의 사업을 소비자 대상 리테일 판매에서 기업 중심으로 중심으로 옮기며 앞으로는 산업용, 감시용, 의료용 비즈니스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캐논은 지난 2016년 12월 6655억엔에 도시바메디컬시스템즈(현 캐논메디컬)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네덜란드 의료기기 벤처회사인 피지콘(Fysicon)을 인수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이스라엘의 유명한 소프트웨어 기업인 브리프캠(Briefcam)을 인수했다. 캐논은 엑시스(Axis)와 마일스톤(Milestone) 그리고 브리프캠에 이르기까지 영상 감시 시장에서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영향력을 점점 키워나가고 있다.

후지오 회장은 앞으로도 IT관련 시스템을 중심으로 M&A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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