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아트밸리의 인공호수 '천주호'의 겨울 (사진=뉴시안 정윤희)
포천아트밸리의 인공호수 '천주호'의 겨울 (사진=뉴시안 정윤희)

[뉴시안=정윤희 기자] 겨울은 계절의 특성상 아마추어 사진가와 디카족이 잠시 동면을 취하는 시기다. 하지만 엄동설한에도 풍경을 즐기는 사진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있으니 바로 '포천아트밸리'다. 

포천아트밸리는 과거 산업화 시대에 수많은 건물의 건축 자재였던 화강암을 채석하던 곳이었다. '포천석'이라고 불릴만큼 이곳의 화강암은 특히 무늬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청와대를 비롯한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인천공항, 청계천 복원 등 유수의 건축물에 사용되기도 했다.

그후 운명을 다한 이곳 채석장이 2003년 문을 닫고 방치되다가 2005년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자연과 함께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부활한 것이다.

화강암으로 쌓은 방문자들의 소원 돌탑 (사진=뉴시안 정윤희)
한겨울 얼음이 빚어내는 천주호의 설경 (사진=뉴시안 정윤희)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선보이는 포천아트밸리 풍경 (사진=뉴시안 정윤희)

포천아트밸리의 으뜸 풍경은 바로 천주호다. 천주호는 화강암을 채석하면서 깊이 파들어간 웅덩이에 자연스럽게 고인 빗물과 샘물이 만들어낸 인공호수로 수심이 20m에 이른다. 또 피라미가 살 수 있는 1급수의 맑은 수질과 양쪽에 우뚝 솟아있는 돌산이 빚어내는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가에게 인기 있는 출사장소가 됐다.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와 '화유기' 등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포천아트밸리의 천주호는 겨울에도 꽁꽁 언 호수와 무채색의 돌벽이 장관을 만들어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느낌이 절로 든다. 호수 앞에서 좀더 근사한 풍경을 담고 싶다면 스마트폰 카메라는 가로로 돌려 찍는 것이 좋고 디카는 파노라마 기능을 활용해 찍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천주호 안쪽 공연무대에서는 계절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야간에 아름다운 조명과 함께 석벽을 통해 근사한 미디어 파사드까지 감상할 수 있다. 야외에서 진행하는 각종 이벤트와 공연 프로그램은 유동적이라 방문시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전망대에 올라 굽어보는 설산의 위엄 (사진=뉴시안 정윤희)
나무 데크로 꾸며진 전망대 오르는 길 (사진=뉴시안 정윤희)

천주호 옆으로 돌아 나무 산책로를 따라 해발 255m의 전망대에 오르면 호수 전체와 산을 모두 굽어볼 수 있어 또 다른 느낌의 천주호 풍경을 감상하기 안성맞춤이다. 이곳에서 반대편으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돌음계단은 거의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급경사를 이뤄 또다른 모험구간이지만 강심장이 아니라면 돌아서 가야 한다. 

포천아트밸리는 천문과학관을 추가 오픈하면서 망원경을 통해 태양과 천체를 관측하는 천문 프로그램까지 운영해 아이들과 가족나들이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포천아트밸리의 천문과학관 로비에 전시된 천체 (사진=뉴시안 정윤희)
천문과학관의 전시실 (사진=뉴시안 정윤희)
포천아트밸리 입구에서 탑승가능한 모노레일 (사진=뉴시안 정윤희)

채석장이었던 위치 조건상 포천아트밸리는 경사가 가파르고 높은 지역에 있어, 입구에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노약자가 함께 한다면 편리하게 모노레일을 타는 것이 좋고, 등산을 좋아하거나 사진을 즐긴다면 천천히 걸어올라가는 것도 해볼만하다.

특히 포천의 화강암을 이용해 만든 30여 점의 조각 작품이 포천아트밸리 안에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어 산책하며 즐기기 좋다. 

조각공원의 화강암 소재 작품 (사진=뉴시안 정윤희)

서울 근교에서 자연과 문화예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포천아트밸리는 최근 '경기 유망 관광 10선' 중 하나로 지정됐다. 봄여름가을겨울 내내 옷을 바꿔입듯 색다른 풍광을 자랑하는 천주호에서 계절별로 풍경사진을 담아보는 것도 한번쯤 시도하면 의미있는 작품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그 포천의 화강암을 밟으며 산다. 그 돌의 원조를 찾아 떠나는 포천아트밸리에서 '꽃 화(花)' '언덕 강(崗)'이 만드는 꽃무늬 언덕, 화강암 세상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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