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rival)의 사전적 의미는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뜻한다. 맞수는 기력(棋力)이나 대전 성적이 엇비슷해 늘 대중의 관심이 되는 상대를 뜻하기도 한다. 뉴시안은 비슷한 성능과 가격속에 결정장애를 겪고 있는 디지털 유저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새 연재 '라이벌'을 마련했다.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 등 각기 다른 디지털 기기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서 기본적인 장단점을 따져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니콘 Z 7과 소니 a7r III  (이미지=camerasize.com)

[뉴시안=이민정 기자] “니콘의 미러리스 풀프레임의 이름을 Z7으로 정한것은 아마도 먼저 출시된 소니 a7 시리즈를 의식한 것이 아닌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시장에서 소니는 지난해 니콘(Z7, Z6)과 캐논(EOS R)이 등장하기 전까진 독무대나 다름 없었다.

실제 소니는 카메라 명가 ‘캐논’과 ‘니콘’ 앞에 당당하게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열어 그 어느 업체보다 빠르게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출시해 왔다. DSLR 대비 60~80% 정도로 부피와 무게를 줄인 a7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3년 하반기 세계 최초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7 시리즈를 선보인 이후 소니는 'a7'(일반형), 'a7R'(고감도), 'a7s'(고화소), 'a9'(고급형) 등 세분화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2세대 제품군을 거쳐 지금은 3세대 a7r III가 사용되고 있다.

이렇듯 소니가 풀프레임 미러리스 제품군을 완성해 나가는 동안 니콘과 캐논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하지 않았다. 이유는 DSLR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미러리스 제품을 내놓으면 카니발라이제이션(자사제품간 잠식현상) 즉 제 살 깎아먹기로 받아들여질 것을 우려해서였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었다.

하지만 이공식도 지난해 뒤집히기 시작했다. DSLR 시장의 최강자인 두 브랜드인 캐논과 니콘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니의 독주는 몇년 간 계속 꾸준하게 지속되다가 결국 지난해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니콘과 캐논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놓으며 작년 4분기 시장 1위는 캐논이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앞으로 캐논이 시장을 계속 리드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DSLR 신규 시장은 규모가 급하락하고 있으며 기존 사용자들도 가벼우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사진 품질까지 희생하지 않는 미러리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캐논이 차지한 지난해 4/4분기 시장 1위 지위는 소니가 a7r III가 신제품을 내놓을 때 진검승부가 될 전망이다. a7r III이 무려 2017년 12월 출시된 제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새 카메라와 경쟁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캐논은 미러리스 출시와 함께 좋은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반면 단단한 만듦새와 만족도가 높은 Z7은 소니 a7과 함께 2, 3위를 노리고 있다. 시장에는 유행이 있기 마련이다. 브랜드 선호가 취향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성능으로만 따진다면 어느 하나 1위를 차지해도 놀랍지 않은 카메라이기에 Z7과 a7r III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니콘 Z 7과 소니 a7r III 전면 크기 비교 (이미지=camerasize.com)

미러리스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의 필수품처럼 여겨진 부품인 거울, 즉 미러(mirror)가 없다는 점이다. 필름을 넣고 촬영하던 시절에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만 필름 앞쪽을 가리고 있던 거울이 들리며 필름에 기록을 남겼다. 필름 대신 센서를 사용하는 DSLR이 나온 이후 한동안 기존 카메라 구조에서 필름 모듈만 대신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후 거울을 제거한 미러리스(mirrorless)는 카메라 구조를 바꾼 큰 변화였기에 프로 사진가들은 거부감이 컸다. 처음에는 작은 크기의 센서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35mm 필름 크기와 거의 같은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그래서 렌즈를 분리할 경우 바로 센서가 노출되는 형태다. 

니콘 Z7과 소니 a7r III의 센서 크기는 소니가 0.42% 클 뿐 거의 비슷한 크기이다. 가로폭은 35.9mm는 같지만 세로는 24mm와 23.9mm이다. 센서의 화소수는 니콘이 45.7MP로 42.4MP의 소니보다 다소 앞선다. 최대 ISO 범위는 102400으로 동일하고 초당 최대 촬영 수는 니콘이 9fps, 소니가 10fps이다.

동영상 촬영은 초당 2160 x30fps로 두 제품이 동일하지만 스태미너 배터리로 유명한 소니가 촬영 매수에서는 절대적으로 앞선다. 니콘 Z7는 330컷인데 반해 소니는 650컷을 지원한다. 

니콘 Z 7과 소니 a7r III 후면 크기 비교 (이미지=camerasize.com)

후면에서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액정 크기로 니콘이 3.2인치, 소니가 3인치다. 두 제품 모두 터치를 지원하고 해상도 역시 2100k로 니콘이 앞서며 소니는 1440k이다. 두 카메라 모두 전자식 뷰파인더를 제공하며 비슷한 버튼과 조작감을 제공한다. 다만 니콘은 상대적으로 가로폭과 높이가 높은 것을 감안하여 오른손에 엄지를 거치할 수 있는 부분이 튀어나와 있다. 

두께는 니콘이 67.5mm로 73.7mm의 소니보다 얇다. 0도에서 40°C까지 사용 가능하며 무게는 소니가 657g으로 다소 가볍다. 니콘은 675g으로 이 역시 미세한 차이이다.  

초점 갯수의 경우 니콘이 493개로 소니의 399개보다 100여 개 정도 앞선다. 그렇지만 AF 트래킹의 기능은 소니 a7R III에서만 지원되고, 센서 시프트 스태빌라이제이션 (센서 방식의 손떨림방지)은 니콘 Z7에만 지원된다.

니콘 Z 7과 소니 a7r III  측면 크기 비교 (이미지=camerasize.com)

측면을 비교한 사진에서는 뷰파인더의 위치 때문에 니콘 Z7이 커보이지만 절대값은 소니 a7r III가 약 6mm정도 더 두껍다. 두 제품 모두 그립감은 뛰어난 편으로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처리가 되어 있다. 다만 손이 큰 편이라면 니콘 Z7의 그립감이 훨씬 안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타임랩스 영상을 촬영하는 기능은 니콘 Z7에만 지원되고 맥락을 감안한 비디오 오토포커스는 a7r III에서만 지원된다는 것도 비디오 촬용을 염두에 둔 사용자라면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각기 다른 특징이기에 원하는 기능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24프레임의 시네마 모드는 두 카메라 모두 지원한다. 

소니는 엑스페리아 스마트폰에서도 지원하는 고해상도의 슬로우 모션 녹화기능이 안타깝게도 a7r III에는 제공되지 않는다. 반면 니콘 Z7은 슬로우 모션을 지원하기 때문에 슬로우 영상이나 타임랩스 등에 주력하는 작업의 용도라면 니콘이 조금 앞설 듯하다. 

니콘 Z 7과 소니 a7r III 상단 크기 비교 (이미지=camerasize.com)

두 제품 모두 스테레오 마이크가 기본 장착돼 있고 마이크 인 기능도 제공한다. 3.5mm 오디오 잭을 지원해 영상 촬영을 하는 경우 음성 모니터를 할 수 있다.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의 필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의 연동은 두 제품 모두 전용 앱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소니 a7r III는 NFC를 통해 편하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 니콘 Z7과 차별화된다. 반면 HDMI 아웃 기능은 니콘에서만 지원된다. 

니콘 Z7은 기존의 니콘 계열을 사용한 사람이라면, 기존에 보유한 니콘 렌즈를 사용하고 있다면 호환이 가능해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자잘한 기능에서는 다소 차이가 나지만 여러 세대를 거친 소니와 비교해도 차이가 없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소니는 여러 세대를 거치며 완벽에 가까운 수많은 렌즈군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 막 Z 마운트를 내놓은 니콘보다는 선택의 폭이 확실히 넓다.

미러리스 분야에서는 지난 몇년간 독주해온 소니를 선택하든, 이제 막 첫 제품을 내놓았지만 명불허전은 미러리스에서도 이어지는 니콘을 선택하든 후회할 일은 없다.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렌즈군, 그리고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마음 자세만 준비한다면 어떤 카메라이든 최고의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무겁고 큰 DSLR에 몸이 지쳤거나 중저가 미러리스의 2% 부족한 듯한 화질에 아쉬움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제 막 불붙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로 관심을 돌려도 즐거운 고민이 될 것이다.

참고로  바디 기준 오픈 마켓 최저가는 니콘 Z7이 313만원, 소니가 269만원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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