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디렉터가 넷플릭스의 파트너 생태계 구축, 제작 경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 발굴 부문의 노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킹덤 기자 간담회 모습 (사진=넷플릭스)
실시간 비디오 감상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둘러싼 '인터넷 망 사용료' 논란이 뜨겁다.
뉴시안은 무임승차라며 적정한 비용을 내야 한다는 '찬성' 측과 망 중립성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반대' 측의 입장을 모두 들어보기로 했다. 오늘은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의 비용부담 주장을 먼저 들어본다. <편집자 주>


[뉴시안=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지난 달 27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 18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향후 2년간 SK브로드밴드에 인터넷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 중에 처음 있는 사례로 앞으로 ‘무임승차’ 비판을 받고 있는 구글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른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 업체들도 페이스북의 전례를 따를지 주목되고 있다.

인터넷 망 사용료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통신사)들이 구축한 인터넷 망을 콘텐츠 서비스 업체들이 사용하는 대가로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 지불하는 비용을 말한다. 실제로 국내 최대 포털업체인 네이버의 경우 연간 약 800억 원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카카오는 약 300억 원, 아프리카TV는 연간 약 150억 원 정도의 인터넷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인터넷 콘텐츠 업체들은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 매년 꼬박꼬박 인터넷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인터넷 콘텐츠 업체들은 인터넷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무임승차를 해 오고 있다.

국내 인터넷 콘텐츠 제공 업체들이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인터넷 콘텐츠 제공 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글로벌 콘텐츠 업체들에게 인터넷 망 사용료를 강제할 수 없었던 이유는 관련법이 미비하고 이용자들 사이에 글로벌 콘텐츠 업체들의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글로벌 콘텐츠 업체들이 인터넷 망 사용료를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글로벌 업체들의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인터넷 망 회선을 증설하는 등 부담을 떠안고 있다. 최근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접속 지연과 화질저하로 이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해외 인터넷 망 회선 용량을 2배 이상 증설했다.

막대한 인터넷 트래픽을 유발하는 넷플릭스의 서비스 이용을 위해 인터넷 망을 증설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망 증설을 위해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 억 원까지 들어가는 비용을 모두 SK브로드밴드가 부담했다.

물론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인터넷 망을 증설하게 되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들도 이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 트래픽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다른 인터넷 서비스가 영향을 받아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결국 인터넷 이용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인터넷 망 증설에 대한 반사이익을 넷플릭스가 고스란히 얻고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는 고화질 스트리밍 서비스로 수익을 챙기는 반면,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터넷 망 투자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하고 넷플릭스는 무임승차로 수익을 챙기는 반면, 국내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업체들은 도리어 역차별을 받고 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이제 이러한 불평등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글로벌 인터넷 콘텐츠 업체들이 우리나라 인터넷 망을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사용하면서 본인들의 배만 불리는 불합리한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이를 통해 수 년 동안 지속돼 온 글로벌 기업과 국내 업체들의 불평등 구조 역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는 넷플릭스를 포함한 글로벌 인터넷 콘텐츠 업체들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지불하고 있는 인터넷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 명백한 ‘갑질’ 행위를 멈춰야 한다.

정당한 이용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돈만 벌어가겠다는 저열한 장사치의 모습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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