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D홀에서 진행중인 2019 크리에이터스 그라운드 (사진=정윤희 기자)

[뉴시안=정윤희 기자] ‘나홀로’ 전성시대다.  혼밥과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창(혼자 노래 부르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행(혼자 여행하기), 혼캠(혼자 캠핑 가기), 혼놀(혼자 놀기), 혼클(혼자 클럽 가기) 등 이제 ‘1인’이라는 개념은 일상의 연장선이 됐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1인 미디어나 1인 창업처럼 실속있게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의 무한한 가능성은 더없이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리는 ‘2019 크리에이터스 그라운드’는 그런 면에서 꽤 무게감 있는 전시회다. 콘텐츠 미디어 기업 디자인하우스와 팀마이스의 공동 주최로 올해 처음 시작한 이 행사는 ‘전시형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흰 콘크리트로 제작한 무드등과 캔들 받침대 (사진=정윤희 기자)
식물과 함께 하는 한지 오브제 (사진=정윤희 기자)

1인 창작자는 고충이 많다.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으로 개발하고 만들어낸 상품이 있더라도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홍보가 미흡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크리에이터스 그라운드는 창작자와 소비자간의 끈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재능까지 직거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크리에이터스 섹션’과 ‘크리에이트 클래스 섹션’으로 나뉜다. 크리에이터스 섹션에서는 아티스트·디자이너·공예가·테크 분야의 창작자와 그들의 재능을 만나볼 수 있다.

재능마켓 서비스 탈켓(TAL.KET)과 콜라보한 클래스 이벤트 (사진=정윤희 기자)
현장에서 진행하는 '내마음의 탐방' 클래스 (사진=정윤희 기자)

‘크리에이트 클래스 섹션’은 온라인 재능마켓 서비스 ‘탈켓(TAL.KET)’과 콜라보를 통하여 음악·요리·춤·영상 등 무형의 재능을 흥미로운 클래스 형식으로 제공한다.

핸드드립 커피나 미술심리, 가죽공예, 수제맥주 등의 핫한 클래스 이벤트를 준비한다. 탈렌트(Talent)와 마켓(Market)을 합성한 탈켓은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가진 호스트와 이에 관심있는 게스트간의 연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차별화된 온·오프라인 클래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네이버 그라폴리오와 디자인프레스가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행한 ‘2019 공예/디자인 창작자 지원 프로젝트 일상 오브제’에서 수상한 창작자와 작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버블컵을 탄생시킨 디자이너 류종대·유남권 (사진=정윤희 기자)
친환경 소재로 3D 프린팅 제작된 컬러풀한 버블컵 (사진=정윤희 기자)

프로젝트 그룹 더블류의 디자이너 류종대·유남권의 ‘버블컵(Bubble Cups)’은 형형색색의 컬러로 먼저 눈길을 끌지만 옥수수 전분의 친환경 소재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거품이 일었다가 사라지듯 자연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사용해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버블컵은 가벼운 것도 좋지만 손에 쥐어지는 느낌 또한 만든 이의 동기만큼 탐지다. 바닥의 로고는 옻칠로 마감해 실용성에 예술성까지 더했다.

숨겨진 패턴을 예술로 끌어올린 디자이너 최원서 (사진=정윤희)
건축재료인 프로파일을 활용해 만든 테이블 (사진=정윤희 기자)

건물을 지을 때나 봄직한 알루미늄 프로파일로 작품 ‘패턴 오브 인더스트리얼’을 만든 이는 디자이너 최원서다.

우연히 을지로 주변을 걷다가 발견한 프로파일 속의 기하학적 문양이 그의 예술적 감각을 만난 것이다. 다양한 패턴으로 조합해 제작한 사이드 테이블과 스툴, 벤치는 더이상 건축 재료가 아닌 일상의 가구로 변신했다.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는 것도 디자이너의 재능임에 틀림없다.

봉다림의 젊은 크리에이터 권용현·김정우 (사진=정윤희 기자)
베틀에서 수작업으로 진행중인 비닐 직물 (사진=정윤희 기자)

가장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봉다림’ 부스의 베틀이다.

봉다림의 두 창작자 권용현·김정우는 썩지 않는 비닐봉지를 천으로 변신시킨 장본인이다. 폐비닐을 다림질해 베틀에서 직물로 만든 후 에코백이나 파우치, 명함지갑으로 가공한다. 환경 파괴의 주범인 비닐 쓰레기를 감각적인 물건으로 만든 봉다림의 감각 또한 범상치 않다.

스마트기기 고속 충전기 '모바일 아일랜드' (사진=정윤희 기자)
모아컴퍼니의 모바일 아일랜드 (사진=정윤희 기자)

테크 제품에서 눈에 띤 것은 스타트업 모아컴퍼니의 ‘모바일 아일랜드’다.

모바일 아일랜드는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시대에 맞는 데스크 제품으로 동시에 여러 스마트기기를 고속으로 충전할 수 있다. 충전 모듈을 최대 3개까지 연장 가능히며 기능성과 디자인을 고루 갖춘 제품이다. 이와 연계해 블루투스 스피커와 선풍기, 램프 등도 개발 중이라고 하니 더 기대가 된다.

2019 크리에이터스 그라운드는 현장 등록 가능한 유료행사로 회원 가입시 매일 선착순 100명에게 클래스 무료 수강 기회를 제공한다. ‘서강잡스’로 알려진 스마트폰 수리의 달인 김학민 대표의 강의도 23일과 24일 양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주말 미세먼지 가득한 도심의 공기는 여전히 불편하겠지만, 이전에는 없던 색다른 볼거리를 원한다면 코엑스를 방문해 보자. 재능을 팔고 작품을 사는 신개념 전시회는 충분한 즐거운 보상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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