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어드벤처 오는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해 봄 시즌 축제를 오는 9일부터 6월 23일까지 107일 간 진행한다(사진=롯데월드 어드벤처)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해 봄 시즌 축제를 오는 9일부터 6월 23일까지 107일 간 진행한다(사진=롯데월드 어드벤처)

[뉴시안=조현선 기자] 뉴트로 열풍이 뜨겁다. 아날로그 감성에 호소하는 제품 수요가 늘면서 패션에서부터 식품은 물론 놀이동산까지 전분야를 망론하고 뉴트로 콘셉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뉴트로(Newtro)는 새로움(new)에 복고(Retro)를 더해 트렌드에 맞춰 그때 그시절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것을 말한다.

먼저 리뉴얼 출시 확대가 전망되는 곳은 스포츠 패션 업계다. 최근 LS네트웍스의 프로스펙스는 복고감성을 살린 투박하고 못생긴 신발 어글리슈즈 ‘스택스’의 판매량이 2만족을 넘어섰다. 어글리슈즈는 뉴트로 트렌드의 중심에 선 아이템이다. 휠라코리아의 어글리슈즈 ‘디스럽터2’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180만족 판매됐다.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1000만족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섬 자회사 현대G&F가 수입·판매하는 타미힐피거는 ‘청키 슈즈’를 출시했다.
뉴트로의 주 소비층인 2030세대가 태어나기 이전 1969년 등장한 아디다스의 ‘슈퍼스타’와 1990년 출시된 나이키의 ‘에어맥스90’은 진작 스테디템이 됐다. 특정 모델은 없어서 못사는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 유행했던 허리선을 높인 청바지나 발목까지 일자로 떨어지는 실루엣의 제품들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지유(GU)는 2019년 S/S시즌 컬렉션을 통해 ‘하이웨스트 진’을 선보였다. 배와 허벅지는 안정적으로 잡아주면서도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로 인기다.

아웃도어 스포츠 업계에서 새로 출시한 백팩도 뉴트로 감성을 덧입혔다. 특히 2019년 신학기 백팩은 큰 사이즈와 빅 로고가 특징이다. 투박해 보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뉴트로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다.

컬럼비아는 트렌디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춘 ‘스네펠스 파인스 패스 30’과 넓은 수납공간을 자랑하는 ‘배쉬플 브룩 로드 30’를 선보였다. 투박해 보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다. 오랜 시간 가방을 메도 편안하도록 등판 및 어깨 끈에 에어 매쉬 소재를 사용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백팩 ‘라이크’를 출시했다. 소프트한 질감에 디스커버리 빅 로고를 사용한 게 특징이다. 지퍼와 손잡이, 매쉬 주머니로 보색 포인트를 줬다.

엄브로는 넉넉한 사이즈의 스퀘어 타입 '카프 백팩'을 내놨다. 8개 포켓으로 공간을 분리했고 아우터를 걸 수 있는 버클이 있다. 이 가방 역시 전면에 브랜드 빅 로고가 돋보인다.

뉴트로의 영향은 식품 업계까지 번졌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레트로 감성을 입힌 ‘서울우유 밀크홀 1937 레트로컵’ 3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과거 서울우유 홍보를 위해 제작된 컵을 재현한 것으로 1937년 제작된 컵 디자인에 새로운 감성을 덧입힌 뉴트로 제품이다.

◆ 패션·유통 이어 놀이동산까지 뉴트로 콘셉트 접수

SPC삼립은 1980년대에 출시했다가 단종된 ‘우카빵’과 ‘떡방아빵’을 재출시 했다. 1984년 출시됐던 우카빵은 빵 속에 우유 커스터드 크림을 넣은 제품으로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내용물에 크림을 추가했다. 떡방아빵은 1989년 출시됐던 제품으로 빵 안에 이전보다 큰 찹쌀떡을 넣어 쫀득한 식감을 강조했다.

지난해 6월에는 1983년부터 판매된 제리뽀를 ‘제리뽀 배스킨라빈스 에디션’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배스킨라빈스 대표 아이스크림인 체리주빌레, 망고탱고, 애플민트 3가지 맛을 젤리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이 외에도 삼립호빵, 아시나요, 정통크림빵, 보름달 등 장수 제품들도 지속적인 신규 플레이버 출시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뉴트로 감성은 편의점에서도 통했다. 1980년대 상품을 리메이크한 추억의 먹거리 상품이 인기다.

삼양식품이 1972년 내놓은 별뽀빠이는 당시 디자인 그대로 ‘레트로 별뽀빠이’로 재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과거 패키지 디자인의 삼양식품 로고와 서체를 그대로 살렸다. 특히 출시 당시 ‘추억의 요요’등 장난감과 패키지로 판매해 1시간만에 1000개 한정 수량을 완판시켰다.

아날로그 감성에 호소하는 제품 수요가 늘면서 뉴트로 콘셉트의 제품들이 쏙쏙 등장하고 있다(사진=각 사별)
아날로그 감성에 호소하는 제품 수요가 늘면서 뉴트로 콘셉트의 제품들이 쏙쏙 등장하고 있다(사진=각 사별)

‘갈아만든 배’와 ‘포도봉봉’은 1980~1990년대를 풍미한 디자인으로 출시돼 2018년 상반기 편의점 판매기록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편의점 업계는 지난달 90년대 아이돌 잡지의 표지 콘셉트를 살려 유병재를 모델로 한 초콜릿 상품을 내놨다. 복고 느낌을 살려 추억의 딱지도 동봉했다.

젊은 세대의 이용률이 높은 편의점에서도 복고 열풍이 통한다는 점을 확인한 CU는 지난달 14일 7080 감성을 입힌 도시락 2종을 출시했다. 추억의 도시락을 통해 노란색 양은 도시락을 보자기에 싸다니던 7080세대의 도시락을 콘셉트로 기획했다. 추억의 경영식은 접시 하나에 담겨나오던 경양식점 함박스테이크를 재현했다. 이외 1980년대 음료 ‘따봉’을 리메이크해 선보인 ‘따봉 제주감귤’과 막대얼음에 과일맛을 첨가한 얼음과자 ‘HEYROO 아이스께끼’도 출시해 짭짭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라면업계도 뉴트로 흐름에 동참했다. 팔도가 팔도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한정 출시한 ‘괄도네넴띤‘은 제품 패키지에 뉴트로 스타일을 적용해 팔도의 역사를 담았다.농심은 1990년대 초 단종된 ‘해피라면‘을 30여년만에 재출시한다. 해피라면은 80년대 농심의 주력 라면으로 1982년 출시됐으나 신라면의 등장과 함께 1990년대 초 단종됐다. 농심은 제품을 기억하는 40~50대 중장년층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해피라면 옛날 패키지를 그대로 사용했다.삼양식품은 최근 출시한 튀김칼국수에 뉴트로를 적용했다. 이 제품은 전통시장 대표 음식인 칼국수에 튀김고명을 얹어 차별화했다. 70~80년대를 연상시키는 서체를 적용한 복고풍 디자인으로 뉴트로 컨셉을 강조했다.

◆ 롯데월드, 개화기 콘셉트 살려 양장점·인력거 등 구한말 거리 조성 

놀이공원인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봄을 맞아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해 봄 시즌 축제를 진행한다.

올 봄 시즌 축제는 꽃이 피는 시기(開花期)와 새로운 문화가 열리는 시기(開化期)라는 중의적 의미를 내포한 ‘개화기(開化期)’ 콘셉트는 오는 9일부터 6월 23일까지 107일 간 펼쳐진다. 특히 매직 아일랜드는 메인 브릿지부터 매직 캐슬까지 1900년대 거리로의 타임슬립을 경험할 수 있다. 한복집, 가배집(카페),음반점, 양장점 등 개화기 상점을 비롯해 전차, 인력거와 정류소 등 그 당시 느낌을 그대로 재현한 메인 브릿지 ‘캐슬로(路)’는 거리 그 자체가 이색 포토존이다.이번 개화기의 하이라이트는 호텔로 탈바꿈하며 변화를 시도한 매직 아일랜드의 상징인 ‘매직 캐슬’이다. 롯데월드는 매직캐슬 내부를 리모델링해 100년 전 잠실에 최초로 지어진 서양식 호텔 콘셉트의 ‘호텔 캐슬’로 재탄생시켰다. ‘호텔 캐슬’은 1층은 컨시어지 데스크가 있는 로비, 2층은 테마 객실, 3층은 라운지 바로 조성됐다.

복고 감성을 내세운 상권도 요즘 핫한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서울 용산구의 열정도가 대표적이다. 5년 전 용산 인쇄소 골목에 20대 청년창업가들이 모여 열정으로 가게를 운영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자개장 문으로 된 화장실, 옛날 게임기 등을 구비해 놓은 주점 ‘다방구’ 등 추억을 떠올려볼 수 있는 가게들이 많아 근처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다.

‘문화역서울 284’의 커피원두로 향을 즐길 수 있는 귀빈예비실(사진=뉴시안 정윤희 기자)
‘문화역서울 284’의 커피원두로 향을 즐길 수 있는 귀빈예비실(사진=뉴시안 정윤희 기자)
복원 작업을 통해 개관한 문화역서울 284 (사진=뉴시안 정윤희 기자)
복원 작업을 통해 개관한 문화역서울 284 (사진=뉴시안 정윤희 기자)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마을은 요즘 인싸(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이르는 말인 인사이더의 줄임말)들의 새로운 놀이터로 떠오르고 있다. 종로3가역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과거 동네마다 볼 수 있었던 오락실은 물론 골목 곳곳 한옥을 개조한 커피숍, 수제맥주 가게, 퓨전 레스토랑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요즘 핫한 플레이스는 뉴트로 스트리트

서울 종로구 서대문여관과 보안여관은 30년이 넘은 건물의 외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게스트 하우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구한말 콘셉트로 사진을 찍는 대구 산격동사진관은 1년 만에 서울과 부산 지점을 오픈했다.

인천 강화도 ‘조양 방직공장 카페’는 20~30년 간 폐가로 방치됐던 조양방직 공장을 1년간 보수 공사를 통해 새롭게 카페로 탈바꿈했다. 조양방직은 인조 직물을 생산하던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대 방직회사였다. 건물 내부는 콘크리트 벽이 그대로 노출돼 있거나 낡은 건축 자재들로 꾸며져 있다.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어 중장년층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10대 20대 젊은 친구들에게는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움을 주고 있다.

기차역이었던 구 서울역사는 원형 복원을 거쳐 2011년 '문화역서울 284‘로 새롭게 태어났다. 공모를 통해 문화역서울 284라는 이름이 정해졌는데 이는 지역성을 나타내는 서울과 문화를 이끄는 중심이라는 의미이다. 284는 옛 서울역의 사적 번호(제 284호)를 따서 붙인 것이다. 현재는 문화 예술에 관한 다양한 전시와 공연, 워크숍이 열리는 행사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뉴트로는 현실의 획일성에 일정한 반기를 드는, 단순히 과거를 소환하는 가진 자들의 취향이 아니다”라며 “과거와 현재를 소통시키는 방법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회가 격변하는 시기에 그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뉴트로 콘셉트는 앞으로도 한동안 더 계속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