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친박 이어 진박(眞朴)시대 열었다…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탈환
박성현, 친박 이어 진박(眞朴)시대 열었다…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탈환
  • 기영노 편집국장
  • 승인 2019.03.05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PGA 투어 HSBC 월드 챔피언십 박성현 우승…한국골프 LPGA 통산 209승 달성
2016·2017 2년 연속 국내외서 최고의 해…올해 목표 6승
박성현이 3일 (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 코스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국장]  한국여자골프는 1990년대부터 2010년까지 박세리 시대 2010년 이후 최근까지 박인비 시대였다.박인비 이후 지은희, 앙희영, 박성현, 전인지, 유소연, 김인경, 김세영 등 7~8명의 선수가 군웅할거(群雄割據)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3월3일 싱가포르에서 막을 내린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이하 HSBC 대회)에서 박성현 선수가 세계랭킹 1위 태국의 아리아 주타누간 선수에게 대 역전승을 거둔 것을 계기로 확실하게 박성현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박성현의 장점은 비거리 260야드를 쉽게 치는 장타력이었다. 그러나 골프의 기본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과는 거리가 있었다. 정확성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이언 샷도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이 전 대회 우승선수로 디펜딩 챔피언 자격이었던 2018 US오픈 첫날 8오버 파를 치면서 결국 컷오프가 된 것이 대표적인 경기였다.

하지만 경험이 쌓여 가면서 장거리에 정확성까지 겸비하게 되었고, 아이언 샷도 안정을 찾았다. 이제 대회 후반 급격히 흔들리는 멘탈 만 고치면 완벽에 가까운 선수가 될 수 있었는데,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서 후반에 더 강해지는 멘탈을 보여주었다.

박성현은 시즌 전체로 놓고 볼 때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라는 평을 들었었다.

2017년 첫 승이 14번째 대회인 US오픈(7월)이었고, 2018년 첫 승은 8번째 대회인 텍사스 클래식(5월)이었는데, 2019년 첫 승은 두 번째 대회인 HSBC 대회(3월)였다. 이제 슬로우 스타터라는 말도 쏙들어가게 됐다.

세계랭킹 2위 박성현은 HSBC 대회 3라운드에서 세계랭킹 1위 태국의 에리아 쭈타누간에 4타나 뒤져 있었다. 그러나 4라운드에서 에리야 쭈타누간이 더블보기를 2개나 범하면서 무너진 반면, 박성현은 무려 8언더파(버디 9개, 보기 1개)를 치면서 대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박성현과 쭈타누간 두 선수는 마지막 라운드에서만 무려 11타나 차이가 났다. 쭈타누간은 그동안 3라운드 선두에 나선 11번 가운데 무려 9번이나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역전패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었다.

박성현은 4라운드 막판에 최근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세계랭킹 3위 호주교포 이민지 선수가 1~2타 차로 추격해 왔지만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박성현 선수는 경기가 끝나고 “지난 2월에 골프용품 업체 광고 촬영 현장에서 만난 타이거 우즈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 올 시즌 내내 그런 기운이 지속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성현은 비시즌 기간 동안에 체력훈련을 많이 했다. 

새벽 5시부터 저녁 8시까지 매일 5시간 가까이 스트레칭으로 시작해서 피지컬 트레이닝으로 마무리를 했고, 나머지 시간동안에는 샷 훈련과 라운드를 도는 실전훈련까지 비가 오는 날을 빼 놓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박성현은 국내외 LPGA 선수 가운데 스윙코치 없이 자신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스윙동작을 찍어 놓은 동영상을 보면서 만족할 때 까지 반복훈련을 한다.

2017년 HSBC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었던 박인비 선수는 올해 데뷔전을 치렀지만 5언더파로 공동 12위에 머물렀다. 박인비 선수도 시동이 늦게 걸리는 선수이기 때문에 이제 두 번째 미국대회부터는 정상 컨디션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

◆ 박성현 HSBC 대회 ​​​​​​우승, 한국 여제 LPGA 통산 209승

박성현의 HSBC 대회 우승은 한국선수로는, LPGA 무대에서 1988년 고 구옥희 선수가 스탠더드 레지스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209승째 우승이었다.

한국 선수들의 LPGA 무대에서 다승 순위를 보면, 박세리(25승)를 선두로 박인비(19승) 신지애(11승), 최나연(9승) 김미현(8승) 김인경, 김세영(7승) 그리고 이번에 6승을 달성한 박성현(유소연, 한의원)과 5승의 지은희, 4승의 양희영, 3승의 전인지, 김효주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현역선수로 박성현 보다 승수가 앞서는 신지애(일본에서 활약) 최나연, 김인경, 김세영, 유소연 등이 있지만 대부분의 골프 인들은 박성현이 박세리, 박인비 두 슈퍼스타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박성현이 올 시즌 자신의 목표(최소 5승, 최대 6승)를 달성하면 한국 선수들의 LPGA 무대에서 연간 최다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선수들은 LPGA에서 연간 15승을 올린 것이 최다승이다.

2015년 15승, 2016년 9승, 2017년 15승 그리고 지난해 미국과 동률(9승)을 올렸었다. 올 시즌 15승을 넘어 16승 이상을 노리고 있는데, 올해 5개 대회 가운데 벌써 HSBC 대회의 박성현과 함께 3개 대회(개막전인 다이아몬드 리조트 팸피언스 토너먼트 지은희, 혼다 타이랜드의 양희영)에서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다.

이제 남은 28개 대회 가운데 13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16승의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또한 박성현 선수는 LPGA 데뷔하던 2017년 2승, 그리고 2018년 3승을 올려, 올 시즌 1승까지 6승을 올리고 있다. 박성현은 올해 앞으로 5승을 더 올려 6승을 달성해 박세리, 박인비 대 선배들이 갖고 있는 국내선수 LPGA 연간 최다승인 ‘5승 기록’을 경신하려 한다.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LPGA)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성현 선수의 인터뷰 모습 (사진=뉴시스)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LPGA)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성현 선수의 인터뷰 모습 (사진=뉴시스)

◆ 박성현 2016ㆍ2017년 2년 연속 국내외에서 최고의 해

박성현은 2016년과 2017년을 최고의 한해로 보냈었다.

2016년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무려 7승을 올리며 한국여자골프를 씹어 먹다 시피 했다. KLPGA 한해 7승은 괴물선수로 불렸었던 신지애(9승)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되는 기록이었다. 박성현은 2017년에 미국 여자프로골프 LPGA에 도전, 신인이면서도 신인왕을 물론 올해의 선수, 상금 왕을 휩쓸었었다. 

박성현의 LPGA 데뷔전 우승도 ‘메이저대회 가운데 메이저대회’인 US 오픈(2017) 이었다. 2017년 7월 US 오픈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에서 지켜보고 엄지 척을 해준 것으로 유명하다.

2017년 미국 여자프로골프 LPGA 메이저대회 가운데 가장 중요한 대회인 US 오픈은 그해 7월 미국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대통령 소유 골프장인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2라운드부터 마지막 날까지 매일 대회장을 방문해 경기를 지 켜 보았다. 박성현이 4라운드를 마치고 이동할 땐 유리창 너머로 그녀를 보던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내기도 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박성현의 2017년 US여자오픈 우승을 축하 한다'고 직접 글을 올리기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그 후 국회 연설에서 "올해 US오픈 골프대회는 뉴저지에 있는 트럼프 코스에서 열렸는데, 훌륭한 한국 여성 골퍼인 박성현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0위권 중 8명이 모두 한국 선수"라고 말하며 국회의원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또한 박성현은 5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평점 6.74점을 획득, 지난주까지 28주 동안 세계 1위를 지킨 태구의 에리야 쭈타누깐(6.54점)을 0.2점 차로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다. 박성현은 지난주까지 평점 5.66을 기록, 에리야 쭈타누깐(6.49)과 0.83으로 많은 점수 차를 보였으나 HSBC대회 우승으로 역전했다.박성현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2017년, 2018년에 이어 3번째다. 

박성현은 2017년 11월 생애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으나 불과 1주 만에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중국의 펑산산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2018년 8월 두 번째 세계랭킹에 올라 10주간 자리를 지키다가 10월 말 에리야 쭈타누깐에게 빼앗겼으나 이번에 4개월 여 만에 세 번째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 박세리 박인비 모두 연간 5승씩 올려

박세리는 2001년과 2002년에 5승을 올리는 등 모두 25승(메이저 대회 5승)을 기록하며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그러나 니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이 없어서 메이저대회를 한번 이상씩 우승을 해야 달성할 수 있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달성하지 못했다. 박세리의 키드 즉 ‘친 박 계열’의 박인비는 2013년에 자신의 연간 최다승인 5승을 올렸고, 통산 19승을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대회는 US오픈(2008,2013), LPGA 챔피언십(2013,2014,2015 3연패),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2013), 브리티시 오픈(2015)을 모두 한번 이상 우승을 차지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 했다. 박인비는 2013년에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에비앙 마스터스에서는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LPGA 사무국에서는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인정하고 있다. 

메이저 4개 대회를 한번 씩 우승을 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고, 5개 대회를 다 한번 씩 우승하면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고 정의를 내린 것이다.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 한 데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골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골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가 되었다.

◆ 박인비 최연소 명예의 전당 헌액

박인비는 2016년 6월10일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었다.

박인비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27세10개월28일 만으로 역대 최연소로 기록됐다. 박세리의 명예의 전당 가입은 29세8개월여 만으로 박인비 보다 약 1년10개월 늦었다. 명예의 전당에 헌 액 되려면 LPGA에서 10년 이상 현역선수로 뛰어야 하고, 27포인트를 따야 한다. 포인트는 메이저대회 우승 2점, 일반 대회 우승 1점, 올해의 선수 1점, 평균 타수 상 1점 등이다. 

이제 친 박(박인비)에 이어 진박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박성현은 PGA 챔피언십과 US오픈 등 메이저대회 2승으로 4점, 올해 HSBC대회 우승 등 일반대회 4번 우승으로 4점, 2017년 유소연과 공동으로 수상한 ‘올해의 선수’ 수상으로 1점 등 모두 9점을 획득하고 있다.

박성현이 자신의 목표대로 순항을 한다면 ‘양 박 선배’들에 이어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은 시간이 문제일 뿐이다. 부상이나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한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 위한 최소 점수(27점)을 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고, 다만 10년 현역선수 생활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2026년 쯤 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세리, 박인비, 박성현 ‘쓰리 박’은 각각 70, 80, 90년대 태어났다. 박세리가 1977년생, 박인비가 1988년생 그리고 박성현은 1993년생이다.
체격 조건은 박세리 박인비가 168cm로 똑같고, 박성현이 신세대 골퍼답게 가장 키가 크다 172cm다.

박인비는 전형적인 박세리 키드다. 

박세리 키드는 1988년 쯤에 태어난 여자 골프 선수들을 주로 지칭한다. 정확히 바로 이 선수가 '박세리 키즈'다를 낙점하기는 쉽지 않지만, 1988년 안팎에 태어난 박인비, 신지애, 최나연, 긴송희, 김인경, 이선화, 도지영, 김하늘 등 10명 안팎의 선수들을 ‘박세리 키즈’라고 부른다.
그 가운데 박인비가 단연 돋보이는 실력으로 명실공이 ‘친 박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 ‘진 박’ 박성현 차례인 것이다.

◆ 박성현 올해 목표 5승 넘어 6승

박성현은 올해 목표를 6승 이상, 세계랭킹 1위 복귀 그리고 메이저대회 1승 이상이다. 그리고 2020년 도쿄 올림픽 티켓을 따는 것은 물론 이왕이면 박인비 선배에 이어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2019 LPGA는 미국에서 첫 대회를 가진 후 호주와 동남아시아에서 각각 2개 대회씩 모두 5개 대회를 치렀다. 박성현은 3월6일부터 사흘 동안 필리핀 마닐라 인근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필리핀 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LPGA 대회도 아니고, 총상금 10만 달러에 우승상금은 1만7500달러에 불과한 소규모 대회지만, 박성현이 출전하게 된 건 새 후원사가 된 블룸베리 리조트가 이 대회를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세계랭킹 1위 선수의 출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필리핀은 박성현니 초등학교 12살 때부터 19살 때 까지 매년 한번씩 찾아서 훈련을 하던 곳이기도 하다. 

LPGA 투어 다음 공식 대회는 한 주를 쉬고 3월2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있는 와일드 파이어 골프장에서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 컵 대회로 6번째 대회를 시작한다. 지난해 박인비 선수가 개인 통산 19승을 올린 대회다. 

자신의 올해 첫 대회인 BSBC대회 출전으로 몸이 풀린 박인비가 20승을 달성할 것인지, 아니면 이미 1승을 올린 박성현이 2승째를 올릴지 ‘친 박 대 진 박’의 대결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