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주 제로 (Meizu Zero) 공식 이미지 (사진=메이주)
메이주 제로 (Meizu Zero) 공식 이미지 (사진=메이주)

[뉴시안=최성욱 기자] 세계 최초 구멍없는(holeless) 스마트폰 '메이주 제로(Meizu Zero) 출시가 불발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메이주(Meizu)의 홀리스 스마트폰 '메이주 제로(Meizu Zero)' 프로젝트가 한달 간의 스마트폰 크라우드펀딩 결과 실패로 끝났다. 단 29명의 소비자 지지를 받아 10만 달러의 45%를 채우는 데 그치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출시당시 메이주 제로는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중심의 다른 제조사들과는 달리 폰 전체를 세라믹으로 만든 끊김없는 디자인으로 이제까지 없던 '혁신'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음 만큼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매우 크게 다가온다.

앞서 메이주는 지난 1월말 소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Indiegogo)를 통해 1299달러(약 한화145만원)에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100대 한정판 판매며 공급은 올 4월중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메이주 제로는 3.5mm 이어폰 잭과 충전포트가 없고, 전면에는 스피커와 송수화부 등 드러나는 모든 구멍을 없앤 독특한 폰으로 화면 내장 지문인식과 IP68의 방진 방수, 초고속 충전 등을 자랑하며 주목을 받았다. 심지어 2999달러인 파이어니어링 유닛(Pioneering Unit)도 판매하겠다면서 비교적 좋은 분위기로 시작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메이주의 예상과는 달랐다. 이번 소셜펀딩 실폐로 실물영접은 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메이주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변형한 자체 OS를 사용한다. 국내서 사용하려면 4G LTE 망을 쓸 전망이었다. 기본 언어에 한국어가 포함돼 있지 않은 관계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메이주 제로는 '완전히 이음새 없는(uninterrupted design)' 최초의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 만 했다. 매끄러운 비누를 만지듯 이음새 없이 하나의 흐름을 갖는 조합은 이제까지 없던 폰을 만들기 위한 메이주 디자인 팀의 승리로 점쳤다. 하지만 메이주 제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문제점도 존재했다.

먼저 오디오의 경우 3.5mm 이어폰 잭이 없는 스마트폰이 많이 출시되었기에 비슷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유선 이어폰을 쓸 수 없는 것 역시 불편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어폰 잭은 없어도 폰 하단의 USB-C나 라이트닝 등의 포트를 사용해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용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메이주 제로 렌더링 모습 (사진=메이주)
메이주 제로 렌더링 모습 (사진=메이주)

특히 메이주 제로는 블루투스 이어폰만을 사용해야 한다.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 역시 아킬레스건이 었다.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모든 폰은 스피커와 마이크를 위한 구멍이 마련돼 있다. 이 부분을 메이주 제로는 디스플레이에 스피커와 마이크를 통합시켜 처리한다고 밝혔지만 성능이 만족스러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더 큰 불편은 충전을 위한 포트가 없다는 점이다.

메이주 제로 제품 패키지에는 전용 무선 충전 패키지가 포함돼 있어 거치형으로 사용하는데는 불편이 없지만 집과 사무실 등 최소한 2 곳에서 충전을 하던 일반 사용자라면 불편을 느낄 수 있다.

메이주 측은 '수퍼 무선 m차지(Super mCharge Wireless)' 특허 기술을 사용해 18W 전용 충전기를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업계 표준인 치(Qi) 무선충전방식과 호환되지 않는다면 이 역시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특히나 보조배터리를 사용해야만 하는 현실적인 환경에서는 거부감이 클 수도 있다.

일반 사용자들은 이 두가지 한계가 가장 크게 느껴지겠지만 이동통신을 개통하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통신을위해 필수인 유심(USim)을 넣고 빼야 하는 유심 슬롯이 없이 내부에 e심(eSim)을 사용하는 방식만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워치 등에 내장된 e심 가입기능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지원하고 있다. 물리적 유심보다 저렴한 비용인 2750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금액은 적지만 기기를 바꿀 경우 기존의 유심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불편의 소지가 된다.

메이주 제로 (Meizu Zero) 무선 충전 이미지 (사진=메이주)
메이주 제로 (Meizu Zero) 무선 충전 이미지 (사진=메이주)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했던가 7일 오전 7시 현재 기준 예상 모금액 10만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만5998달러를 기록했다.

중국내에서는 물론 유럽과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상당한 진영을 구축한 메이주로서는 100대 한정 10만 달러라는 목표는 가볍게 달성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것에 비해 초라한 성적만 남았다. 지나치게 가격이 높다는 지적도 일었다. 메이주 제로의 예약판매가는 1299달러(약 한화145만원)이었다. 일각에서는 중견기업이 소셜 펀딩을 준비한 이유는 자금이 부족한 일반적인 벤처 기업과는 달리 화제성을 필요로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 잭웡 메이주CEO는 메이주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이번 소셜펀딩의 실폐를 마케팅 팀의 의욕과잉으로 발생한 일이다"며 "처음부터 메이주 제로는 대량생산을 계획한 적 없는 폰이다"고 밝히며 별 일 아니라는 입장을 남겼다.

100대는 당연히 판매될 것이고 얼마나 큰 폭으로 예상을 뛰어넘는지가 궁금하다는 기대는 채 한 달도 가지 못했다. 한정판 판매이지만 오래 걸리지 않아 올 4월중 공급이 이루어진다는 메이주의 구멍없는 스마트폰 프로젝트는 CEO의 기획이든 마케팅팀의 의욕과잉이든 일단 실패를 받아들이고 제정비를 통해 혁신을 날개를 다시 펼치길 바라는 마음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