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콘텐츠 소비 흐름이 텍스트와 이미지에서 동영상으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유튜브는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고 비메오(Vimeo)와 네이버TV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이 중심에는 1인 크리에이터가 있다. 뉴시안은 설명이 필요 없는 대표 크리에이터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그러나 최고 수준의 콘텐츠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크리에이터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첫 순서는 K뷰티의 일선에서 메이크업 정보를 제공하는 뷰티 유튜버이다. <편집자 주>

[뉴시안=조현선 기자] 인터넷 동영상 시장에서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분야는 바로 게임이다. 게임 중계와 신종 게임 소개, 게임 플레이 동영상 등 게임 관련 콘텐츠가 남성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핵심 콘텐츠라면 그 반대편에는 뷰티 유튜버가 있다.

해외에서는 1세대 뷰티 유튜버인 미셀 판(Michelle Phan)이 889만 구독자를 대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후, 뒤를 잇는 수많은 뷰티 유튜버를 양산했다. 이는 국내에도 이어졌다.

K뷰티를 앞세운 한국의 뷰티 유튜버들의 약진을 빠르게 진행중이다. 2019년 3월 13일 기준 구독자 수로 확인해 보면 대표 뷰티 크리에이터는 포니 신드롬 (489만명), 이사배 (213만명), 그리고 씬님 (162만명) 등이다.

그러나 뷰티 유튜버는 이들만이 아니다.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직장인과 학생들을 위해 출퇴근 메이크업 컨텐츠와 남성을 위한 뷰티까지 '놓쳐서는 안될' 뷰티 크리에이터를 정리했다.

유튜버 '혜쁨'의 "바쁜 출근길에 하기 좋은 직장인 메이크업/daily makeup for workers" 영상 캡쳐.
유튜버 '혜쁨'의 "바쁜 출근길에 하기 좋은 직장인 메이크업/daily makeup for workers" 영상 캡쳐.

◆ '한 듯 안한 듯' 메이크업도 중요하지만 '오늘 무슨 일 있어?' 소리 듣는 건 달갑지 않아

혜쁨의 메이크업 특징은 화려하진 않아도 마냥 투명하지는 않게 꾸미는 것이다. 

뷰튜버인 동시에 아기자기한 일상을 공유하는 브이로거. 최근에는 영국에서 유학생의 삶을 체험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여리여리한' 헤어·메이크업 팁을 주로 공유한다. 특유의 따뜻한 영상미와 사투리 억양이 조금은 섞여든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혜쁨의 '직장인 메이크업'은 포니이펙트, 아임미미, 페리페라 등 주변 드럭스토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브랜드의 아이템을 활용했다. '혜쁨'이 실제 출근시 애용하는 메이크업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무난하게 쓰일 컬러의 조합도 괜찮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가진 어두운 머리에 잘 어울리는 톤으로 완성돼 대체로 활용도가 높은 메이크업이다.  

유튜버 '승햐'의 "시력 -5.00 진짜 안경쟁이의 안경메이크업 꿀팁 대방출!" 영상 캡쳐.

◆ 두꺼운 렌즈 아래에서도 빛날 수 있는 팁

안경 쓰는 여자도 충분히 예쁠 수 있다. 시력은 -5.00, 15년째 안경을 달고 사는 '승햐'가 안경 쓰는 여자들을 위한 메이크업 꿀팁을 공개했다. 구독자는 1000명 미만이지만 남자친구와의 깨가 쏟아지는 브이로그 등을 꾸준히 업로드 중이다. 여자라면 흔히 가지고 있을 다리알을 위한 마사지와 안경 낀 여자를 위한 꿀팁이 담긴 영상이 특히 인기다.

그녀는 얇은 철테 안경과 뿔테 등 프레임에 따라 활용하는 메이크업이 다르다고 말한다. 수정화장은 귀찮은 직장인들을 위해 안경 메이크업을 위한 알짜배기 팁을 담았다. 늘 '안경 자국'으로 뭉치는 부분은 아예 베이스 메이크업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렌즈에 닿을 수 있으니 속눈썹은 바짝 세우고, 눈썹은 안경 프레임과 띄워 위로 날렵하게 그리라고 전한다. 높은 도수의 생존형 안경 뿐만 아니라 업무로 추레해진 얼굴을 가리기 위한 목적의 안경 착용시에도 좋다.

유튜버 'EGEE PARK'의 "10분 메이크업⏰아침에 10분 더 자고 10분만에 준비하고 출근하기! 10mins makeup challenge" 캡쳐. 

◆ "눈뜨기 전 10분은 가장 고통스럽다"…이불 안 밍기적거리는 시간 메이크업에서 줄이자

전 MBC 기상캐스터에서 방송인으로 변신한 박은지가 뷰티 유튜버 'EGEE PARK'으로 변신했다. 이미 4년 전부터 꾸준히 뷰튜버로 활동중이다. 파리에서, 미국에서의 일상을 전하고 코덕이라면 다들 좋아할 뷰티편집숍 '세포라' 구매 후기 등을 공개한다. 덕분에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세포라템부터 한국의 로드샵 제품들까지 다양하게 구경할 수 있다.

방송인 박은지가 아닌 뷰티 크리에이터 박은지가 10분이라도 더 자고 빨리 준비를 마치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해 소개하는 10분짜리 메이크업. 영상 편집으로 씬을 뛰어넘는 편법 대신 스톱워치를 켜둔 채 촬영해 신빙성을 더했다. 여느 직장인들의 출근 준비처럼 시간에 쫓기며 허둥지둥 급하지만 치크부터 섀딩까지 빠트리는 건 없다. 오늘따라 눈을 일찍 뜨게 됐다면 더 완성도 있는 화장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유튜버 '우린'의 "갑분봄스러운 새로운 옷&신발&화장품이랑 준비" 영상 캡처.

◆ 꼼꼼한 제품리스트 솔직한 후기…패션에도 관심 많아

주위에 꼭 한 명은 있을 것 같은 평범한 모습의 '우린'은 영업왕(?)으로 꼽힌다.

정성스럽게 꽉 채워 작성한 영상 하단의 '더보기' 란은 우린의 영업왕 등극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영상에 사용된 제품 리스트를 셋업해 주는 유튜버들은 많지만 본인의 솔직한 후기까지 담긴 설명을 읽고 있으면 정성에 감동을 금할 수가 없다. 화장품 뿐만 아니라 옷 입는 것도 워낙 좋아해 패션 하울 영상도 종종 올라오는 편이다.

꽃샘추위는 매서워도 곧 봄인 만큼 출근시 이용할 수 있도록 차분한 분위기의 메이크업을 이용해 보자. GRWM(겟레디윗미) 영상인 만큼 화장하는 내내 최저가 구매처 등을 전하며 꽉 채운 오디오는 마치 친구가 옆에서 수다를 떠는 듯한 기분도 든다. 전체적으로 비슷한 톤의 색조를 사용해 메이크업을 완성하고 사무실에서 쉽지 않은 수정 화장을 대비해 탄탄한 베이스 메이크업은 필수다. 혹시 영상에 사용된 제품의 실제 후기가 궁금하다면 댓글에 남겨둔 우린의 AS댓글도 참고하는 것도 팁이다.

유튜버 '몬돌'의 "현실적인 2가지 화장품으로 티 안나는 남자 화장 메이크업 초보 꿀팁" 영상 캡쳐.

◆ 화장하는 남자 향한 이유 모를 이질감 호감으로 바껴…관리하는 남자 '몬돌'

관리하는 남자를 외치는 유튜버 '몬돌'은 아직도 메이크업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남자들에게 최소한의 정보를 전한다. 잘생기고 멋있는 남자도 좋지만, 흔치 않다. 깔끔한 인상에서 오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능력 있는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깔끔한 인상은 비즈니스적인 호감도뿐만 아니라 어쩌면 이성을 향한 어필 요소가 될지도 모른다.

'몬돌'은 영상을 통해 남자를 위한 기본 화장을 소개한다. 대단한 쇼핑도 필요 없다. 2가지 화장품으로 끝낸다. 아직까지도 '화장'이라는 단어가 껄끄럽다면 피부와 눈썹, 두 가지만 기억하자. 깔끔한 피부와 눈썹만 정리했을 뿐인데 놀라울 정도로 이미지가 바뀐다. 좀 더 스킬이 쌓인다면 티 안 나는 눈화장까지 도전해보자.

지난해 샤넬은 파운데이션, 립밤, 브로우 제품 등으로 구성된 첫 남성 메이크업 라인을 출시했다. 전세계 시장중 한국이 최초다. 그만큼 한국에서 남자의 화장은 시장 경쟁력이 생긴 것이다. 실제 지난 2010년 기준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73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20년엔 1조4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