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화웨이 5G 장비 이어 해저케이블로 또다시 충돌
미국-중국, 화웨이 5G 장비 이어 해저케이블로 또다시 충돌
  • 이준환 기자
  • 승인 2019.03.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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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저통신용 광케이블 중국 당국의 간첩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 지적
화웨이 기업 로고 (사진=뉴시스)
화웨이 기업 로고 (사진=뉴시스)

[뉴시안=이준환 기자] 중국 화웨이가 만드는 5G 네트워크용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며 불거진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해저통신용 광케이블(해저 케이블)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의 해저 케이블 사업 진출을 경계하는 이유는 전세계를 상대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적극적으로 해저 케이블 구축에 뛰어든 화웨이를 향해 미국은 사이버 보안 위험성을 제기하며 '해저 케이블이 중국 당국의 간첩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앞서 미국은 국제적으로 5G 네트워크 장비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 장비에 정보 유출을 가능하도록 하는 '백도어(back door)'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심이 계속되면서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이 화웨이를 배제하고 있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중국이 10~20년 내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저 케이블 통신센터 중 하나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며 "자사의 해저 케이블 전송 기술력이 높이 평가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해저 케이블 네트워크는 전세계 인터넷 데이터를 상당부분 전송하고 있는 중요한 기간시설이다. 현재 운영중인 380여개 해저 케이블은 대륙을 넘나드는 음성 및 데이터 트래픽의 95%를 전송한다. 결국 이는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싸움이 해저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화웨이의 해저 네트워크 자회사 '화웨이 마린 네트웍스(Huawei Marine Networks)'는 그동안 미국과 유럽이 이끌어 온 해저 케이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약 9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으로 이는 새로 네트워크를 설치하거나 기존의 광섬유 통신망을 개량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작년 9월 브라질과 카메룬을 잇는 3750마일(약 6035㎞)의 해저 케이블 사업을 성공리에 마쳤다. 멕시코 칼리포르니아만(Golfo de California)을 가로지르는 해저 케이블은 완성 단계에 있다. 또 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연결하는 7500마일(약 1만2070㎞)의 케이블 작업을 진행중이다.

과거 해저 통신용 광케이블 시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이 주도해 왔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화웨이 마린 네트웍스'가 이 시장에 새로 진입, 급속도로 판도를 바꾸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2년부터 '화웨이 마린 네트웍스'가 해당 시장에 침투하는 것을 막아 왔으나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내세워 시장을 잠식하는 등 이제는 무시 못할 수준까지 왔다. 중국은 향후 10년 이내 해저 통신용 광케이블 시장점유율 1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분야 1위는 미국 서브콤, 2위는 핀란드 알카텔 서브머린 네트워크, 3위는 일본 NEC, 4위 중국 화웨이 마린 네트웍스이다.

미국은 5G 통신망의 중국산 장비 채택 불가 이유와 동일한 사이버 보안 위험 가능성을 제기하며 화웨이를 견제하고 나섰다. 해저 케이블이 중국 당국의 간첩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으로 화웨이가 해저 케이블에 대한 지식과 접근권을 갖게될 경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이 해저 네트워크의 데이터 트래픽을 우회해 감시하거나 지역 혹은 대륙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 통신망을 차단하는 극단적인 조치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국제적으로  정보 유출을 이유로 화웨이를 배제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내세운 화웨이의 상품에 매력을 느끼는 국가의 이탈이 생길 경우 상황은 점점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곽동수 IT 칼럼니스트는 "현재까지 미국의 주장은 사실 추정과 예측일 뿐 구체적인 증빙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보 유출이라는 순수한 의도인지 해당 분야를 선점한 미국 기업 감싸기인지 현재로서는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5G 도입으로 인해 데이터 수요가 늘면서 해저 케이블 설치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화웨이와 미국의 대치는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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