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사진=정윤희)

[뉴시안=정윤희 기자] 인류의 발명품 중 가장 편리한 것으로 손꼽히는 자동차는 이제 현대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동수단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일생 동안 자동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프랑스 자동차 회사 시트로엥이 유쾌하게 풀어낸 적이 있다. 2016년 유럽의 7개국에서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사람이 평생 자동차 안에서 평균 4년 1개월의 시간을 보내며 차 안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큰 소리로 음악듣기와 노래하기였다고 한다.

물론 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인만큼 한국과는 다소 차이는 있겠으나 우리 역시 아주 많은 시간을 차에서 보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처럼 자동차는 삶이 연장된 또 하나의 공간으로 의미있는 곳이다. 그러나 정작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는 지극히 미약하다.

특히 '안전'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탈것'이기에 한번쯤 자동차를 되돌아보고 세심하게 관찰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IT플레이스에서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을 다녀왔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내 커넥트월의 영상 쇼 (사진=정윤희)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7년 4월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자동차 테마파크다. 기존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하남·디지털·모스크바와는 달리 규모와 콘텐츠면에서 확실하게 차별화시킨 복합문화공간의 형태를 갖췄다.

건축과 전시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해 눈길을 끌었고 착한 브랜드 '톰스(TOMS)' 슈즈와 협업으로 드라이빙 슈즈를 선보이는 등 자동차 이상의 문화적인 요소까지 더했다.

그래서인지 입구에 들어서서 바로 만나는 거대한 쇼케이스 전시장은 마치 미래 도시에 선 듯한 착각이 든다. 전시장의 벽면을 에워싼 초대형 '커넥트 월(Connect Wall)'의 영상과 전시장의 차들이 어우러져 근사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국내외 유명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구성돼 영상만 따로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소형차·중형차·SUV·대형차 등의 테마별로 나뉘어져 모든 자동차의 시승 체험은 물론 '구루(guru)'로 불리는 전문가들에게 세부적인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자동차 공정과정을 단계별로 체험할 수 있는 상설전시 (사진=정윤희)
탑승자의 안전을 위한 에어백 전시관(사진=정윤희)
자동차의 소리를 사운드쇼로 감상 (사진=정윤희)
키네틱 아트로 펼쳐지는 자동차의 미래 (사진=정윤희)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의 하이라이트는 자동차 한 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상설전시존'이다. '인 투 더 카(Into the Car)' 전시는 단순히 눈으로 보고 끝나는 전시가 아닌 체험자의 참여로 작동되는 키오스크를 통해 단계별 과정을 자세하게 즐기면서 볼 수 있다. 스탬핑·용접·도장·조립 등 자동차의 공정 단계별로 '스토리텔러(해설사)'의 세부적인 설명까지 곁들여진다.

또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되는 장치인만큼 안전 관련 전시도 색다른 방식으로 구성된다. 안전의 상징인 에어백 전시룸에서는 실제로 에어백을 터지는 실연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가로로 넓게 파노라마 영상관에서는 충돌 테스트 실험을 애니메이션과 실제 충격 테스트를 거친 자동차를 믹싱해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그밖에도 자동차 주행에 영향을 미치는 바람과 자동차의 소리를 빛과 사운드로 표현하는 LED 쇼도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예술과 기술이 융합한 직사각형의 공간에 상하로 움직이는 키네틱 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끝으로 입체안경을 착용하고 들어가는 ‘라이드(Ride)’에서는 4D 시뮬레이터로 즐기는 신나는 어트랙션 체험관이다. 1인칭 시점으로 자동차의 공정 과정과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의 레이서가 돼 온몸으로 짜릿한 질주를 경험할 수 있다. 혹독하기로 소문난 랠리 경주를 그대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라이드관만큼은 강심장인 분들만 도전하는 것이 좋겠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단순한 전시관이 아니라 쇳물에서 시작하는 자동차의 뿌리부터 탈것을 대표하는 자동차의 현 위치, 나아가 미래의 자동차를 한번에 경험할 수 있는 신개념의 장소다. 자동차 덕후들에게는 색다른 방식으로 만나는 자동차와의 시간이 될 것이고, 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도 호기심을 채워주는 놀이터 역할로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천천히 쉬어갈 수 있도록 카페와 식당, 기념품샵까지 고루 갖춰 원스톱으로 즐기기 좋은 도심 여행지로도 손색이없다. 

자동차 주행과 디자인에 영향을 주는 바람 실험관(사진=정윤희)
예약 필수인 상설전시 관람을 위한 입장용 스트랩 (사진=정윤희)

멀지않은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한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구글의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으로 이제 곧 무인 자동차가 길 위를 누비게 될 것이다. 12일 국회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시연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운전자의 조작 없이 첨단의 기술로 스스로 움직이는 차라고 할지라도 사람이 타고 사람이 이용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따라서 다가올 시대에는 자동차를 탈것으로만 간주하는 것을 넘어 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고마운 존재로 새롭게 인식하고 안전을 위해 깊이있게 바라볼 수 있는 감각을 갖는 것도 중요할 듯하다.

그런 면에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의미있는 봄여행의 첫코스가 되어줄 것이다. 혹 새로 구입한 디지털 카메라로 피사체를 찾고 있다면 자동차가 좋은 모델이 되어줄 것이다. 또 차를 타고 떠나는 긴 여행 전, 워밍업으로 다녀오기 딱 알맞은 장소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사전 예약제로 상설전시를 운영 중이며 예약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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