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릭스 11mm 렌즈로 촬영한 바르셀로나 대성당 (사진=vadim sherbakov)

[뉴시안=정윤희 기자] 사진업계에서는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다. '풍경 사진은 존경을 얻지만 돈은 잃는다.' 인물 사진의 경우 일단 실력과 댓가가 비례하지만, 풍경 사진은 상대적으로 반비례의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풍경 사진 영역에서도 색다른 개성을 입혀 차별화를 둔 전문 분야로 주목받는 작가도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 포토그래퍼 '바딤 셔바코프(Vadim sherbakov)'는 일반적인 풍경 사진에 특수한 렌즈를 사용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로 새롭게 거론되는 작가 중 하나다. 

드론 촬영이 인기를 모르면서 소위 '항공샷'으로 불리는 사진들이 SNS에 넘쳐났다. 버드아이 뷰(Bird-eye view) 앵글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색다르긴 하지만 그도 금세 식상해졌다.

셔바코프는 이와 정반대로 11mm 초광각 렌즈를 사용해 바닥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는 앵글로 건물 내부의 천장 혹은 하늘을 촬영해 완전 색다른 풍경의 화각을 만들어낸 것이다. 일명 '웜 뷰(worm-view)'로 불리는 이 앵글은 애벌레처럼 바닥에서 보여지는 시야각을 표현한다.

아이릭스(irix) 11mm f/4 렌즈 (사진=아이릭스)
아이릭스(irix) 11mm f/4 렌즈 (사진=아이릭스)

특히 아이릭스 11mm 렌즈는 풀프레임 DSLR 카메라를 위한 초광각 단초점 렌즈로 수동 초점을 지원한다. 렌즈 자체의 무게가 785그램으로 삼각대 사용이 필수인만큼, 셔바코프 스타일의 풍경사진은 위해서는 상당히 난이도가 있는 작업이다. 또 126도의 넓은 화각을 반듯하게 표현해주기 때문에 훨씬 깊이감 있고 원근감이 풍부한 사진이 된다.  

오래된 유럽의 건축물들은 이미 수많은 구도에서 촬영된 익숙한 피사체들이지만 셔바코프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프랑스 파리의 천장(Ceiling) 시리즈와 바르셀로나에서 촬영된 일련의 작품들은 익숙한 이미지를 다르게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독특한 시각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드론의 넓은 광각 느낌의 이미지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실내에서 촬영한 초광각 사진이 주는 색다른 매력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바르셀로나 11mm iris 촬영
아이릭스 11mm 렌즈로 촬영한 바르셀로나 건물 천장  (사진=vadim sherbakov)
바르셀로나 11mm iris 촬영  (사진=vadimsherbakov)
아이릭스 11mm 렌즈로 촬영한 바르셀로나 건물  (사진=vadim sherbakov)

셔바코프의 작품 중 '우물(Well)'은 건축물 한가운데 마치 우물에 비친 듯한 네모난 하늘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는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우물이라는 제목은 이 사진작가의 풍부한 상상력과 아이디어까지 엿볼 수 있다.

위 바르셀로나 사진은 단숨에 인터넷 사진 커뮤니티에 화제로 떠올랐고 셔바코프의 작품은 다시 낭만의 도시 파리로 옮겨간다.

아이릭스 11mm 렌즈로 촬영한 파리 대성당 (사진=vadim sherbakov)
아이릭스 11mm 렌즈로 촬영한 파리 대성당 (사진=vadim sherbakov)
아이릭스 11mm 렌즈로 촬영한 파리 대성당 (사진=vadim sherbakov)

많은 이들이 풍경사진 하면 으레 랜드마크로 유명한 풍경 스팟을 떠올리지만, 사실 풍경사진은 실내와 실외 모두 포함되며 자연뿐 아니라 건축물과 도시 풍경, 야간 풍경까지 모두 포함한다. 실내 건축 분야에 더 중심을 둔 셔바코프의 풍경사진은 특히 파리 대성당 작품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같은 장소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의 시선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과감한 앵글과 넓은 화각을 사용해 건축의 아름다움을 한층 부각시켰다. 오랜 시간을 간직한 건물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요소, 스테인글래스와 초, 골드 프레임 등을 고루 표현해냈다.

아이릭스 11mm 렌즈로 촬영한 파리 대성당 (사진=vadim sherbakov)
아이릭스 11mm 렌즈로 촬영한 파리 건축물 (사진=vadim sherbakov)
아이릭스 11mm 렌즈로 촬영한 파리 건축물 (사진=vadim sherbakov)

셔바코프의 독특한 풍경 사진은 한장 한장 한참 멈춰서서 들여다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유럽 여행 길에 흔하게 보아왔던 건축물이 아닌 한사람의 땀과 노력, 그리고 창의성으로 빚어진 결과로 보인다. 더불어 사진 속 피사체들은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이들에게 전해지는 느낌이다.

이제 거의 모든 지구인들의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 있다. 그리고 그 지구인들 혹은 사진초보자들은 대부분 고성능의 카메라와 좋은 렌즈 그리고 피사체가 있으면 멋진 사진이 된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이런 사진 앞에서라면 이제 조금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할 듯하다.

아이릭스(irix) 11mm 광각으로 촬영한 러시아 포토그래퍼 바딤 셔바코프의 사진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수많은 사진 초보자들의 오해를 풀어줄 대표적인 사례가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장의 사진을 위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고 자신만의 시각을 갖는 특별함이 더해져야 진짜 '사진'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편집자 주> 이 기사에 소개된 사진 작품들은 뉴시안이 작가 'Vadim Sherbakov'의 사전 동의를 얻어 게재된 것으로 무단전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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