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스(UNBOX)는 새로운 제품과 조우하는 순간의 기대와 설레임을 함께 즐겨보는 코너로, 신제품의 본격적인 활용·체험기(review)에 앞서 구성품과 함께 큰 특징을 뉴시안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시간이다. 향후 이슈가 되거나 주목을 받는 다양한 디지털 및 가전 제품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글라스 엘브루스 제품 (사진=정윤희)

[뉴시안=정윤희 기자] 필름이든 메모리든 일단 한 번 담긴 사진은 원한다면 얼마든지 추가로 뽑을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서 딱 한 장만 존재해 몸값이 오른 사진이 있으니 바로 즉석사진이다.

팝아트의 거장으로 알려진 앤디 워홀 역시 즉석사진기 매니아였다.

수많은 정물사진은 물론 유명 셀럽들의 인물사진과 자신의 다양한 셀피까지 찍으면서 즉석 사진만의 예술 세계를 펼쳤다. 이처럼 즉석사진은 디지털과 별개로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첨단의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방식의 인스턴트 카메라(Instant Camera)가 독자적인 영역을 고수할 수 있을까. 디지털 카메라와의 정면승부하는 영역 다툼은 의미없다. 딱 한 장의 사진이 갖는 가치, 그리고 빠른 속도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셔터를 누름과 동시에 사진 결과물을 보여주며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는 방식은 기다림에 익숙치 않은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개념의 '속도'를 안겨준 듯하다.

이같이 아날로그의 팬심에 보답이라도 하듯 인스턴트 카메라 그 이상으로 진화한 제품이 있으니, 바로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글라스(Lomo Instant Automat Glass)'이다. 대부분의 로모그래피 제품이 그렇듯 로모스러운 포장에서부터 만나보자.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글라스 박스 패키징 (사진=정윤희)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글라스와 구성품 (사진=정윤희)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글라스에 제공되는 접사 렌즈·스플리쳐·셔터 리모컨 (사진=정윤희)

다른 로모 제품들처럼  포장에는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글라스 엘부르스로 촬영한 사진들이 직사각형의 박스에 인쇄 돼 있다. 제품의 호기심을 극대화시키는 박스 안의 구성품은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글라스 본품과 접사용 렌즈, 사진 합성 혹은 분리 촬영을 위한 스플리쳐, 적외선 방식의 셔터 리모컨이 들어있다.

이번에 체험한 제품은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글라스 중 엘브루스 버전이다. 카프카스 산맥의 유럽 최고봉인 엘브루스(5642m)에 오르는 산악인들에게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다. 그래서 등반가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브라운 계열의 가죽을 쓰고 렌즈 안쪽 부분은 나침반 문양으로 디자인됐다.

엘브루스 버전 외에도 마젤란, 킬리만자로 등의 다양한 아이덴티티를 넣어 같은 제품이어도 소장하고 싶게 만든다.

로모그래피의 기존 인스턴트 카메라와 이 제품의 차별점은 렌즈가 유리라는 점이다. 토이 카메라의 렌즈는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지만,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글라스는 처음으로 유리 렌즈를 사용했다. 그래서 이름에 '글라스(Glass)'가 붙었고 멀티 코팅된 유리 렌즈 덕분에 또렷하고 선명한 즉석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로모그래피의 제품 패키징에 항상 등장하는 해당 카메라의 작품사진 (사진=정윤희)
CR2 리튬 건전지 사용 (사진=정윤희)

바로 이 지점에서 구매를 바라는 사람들은 갈등하게 된다.

실제로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즉석 카메라는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미니(Instax mini)다.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들이 8만원대부터 25만원대까지 판매중이다. 최근에는 30만원대의 라이카 제품도 출시됐으며 파티용으로 젊은 층에게 인기다. 별도의 카메라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여행을 가는 이들이 인스탁스 하나를 더 챙겨서 단 한장뿐인 원본 사진을 즉석에서 살펴보는 것이 유행이 되기도 했다.

버전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20만원대의 가격에 인스탁스와 경쟁하는 제품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소비자에게는 즐거움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질수록 자신에게 잘 맞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즉석 사진이지만 로모는 함께 제공된 여러 툴을 사용해 즉석 사진에 멋진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넣어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경쟁작은 후지필름만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작은 크기의 실물 사진으로 출력해 주는 LG전자의 '포켓포토'와 캐논의 '셀피' 등 휴대용 포토 프린터 역시 로모의 카메라와 경쟁관계에 놓여 있다. 쉽지 않은 시장이기에 로모만의 명성이 폴라로이드에도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

필름이 들어가는 카메라 후면과 필름 출구 (사진=정윤희)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후지의 인스탁스 즉석 필름을 쓸 수 있다는 점도 사용자들에겐 아주 편리하다. 일단 뒷뚜껑을 열어 필름 카트리지를 장착한 후 바로 촬영이 가능하지만,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는 순간 잠시 멈칫하게 된다. 디지털 카메라의 넓은 터치 스크린 화면을 보고 촬영하거나 선명하고 또렷한 전자식 뷰파인더에 길들여진 탓인지 새끼 손톱만한 뷰파인더가 어쩐지 작아 보인다.

조리개는 노출제어로 f/4.5 - f/22까지 지원하며 자동 촬영 모드와 함께 30초 벌브 모드를 지원해 자동차의 빛 궤적 사진 등의 장노출도 가능하다. 카메라의 전원은 CR2 리튬 배터리 2개로 작동하며 셔터 리모콘에도 코인형 리튬 배터리가 필요하다.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글라스는 인스턴트 카메라지만 한 장의 사진에 이미지를 겹쳐서 연출할 수 있는 다중노출 촬영이 가능하다. 원하는 만큼 다중 촬영을 할 수 있어 취향에 맞는 예술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표준 삼각대 마운트와 렌즈 캡 겸용의 셔터 리모컨은 셀피 사진을 찍거나 단체사진을 찍을 때 유용하다.

본품에 포함된 촬영 테크닉 카드 (사진=정윤희)

두 개의 작은 박스에 제공되는 포토 스탠드와 양면 테이프, 마그넷 스티커는 즉석으로 뽑은 사진으로 주변을 장식할 수 있다.

실제 인스탁스 필름과 같은 크기의 촬영 테크닉 카드가 제공된다. 카드는 앞면은 이 카메라로 촬영한 찍은 사진이 인쇄돼 있고 뒷면에는 해당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꿀팁과 영감이 적혀 있다.

패키징 전체에 제품의 컨셉이 고스란히 포함돼 있는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글라스 엘브루스는  한 장의 즉석 사진에 다양한 색을 입힐 수 있는 카메라의 느낌이 든다. 활용법은 다음 체험기(review)편에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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