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KEB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각 사별. 뉴시안DB)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KEB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각 사별. 뉴시안DB)

[뉴시안=조현선 기자] 금융사 최고 경영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적극적인 주가 부양행보에 나섰다. 특히 시중 4대 금융사가 채용비리 의혹과 과거사 논란 등 여러 현안을 겪은 이후인지라 자사주 매입이 더욱 주목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금융 등 금융사 수장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최대 주식 보유자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다. 자사주 규모는 5만2600주에 달한다. 김 회장의 보유 주식가치는 약 19억원이다. 김 회장은 올해 세번째 연임 과정에서 잡음이 이어진 바 있다. 국정농단 사건의 최순실에게 특혜를 준 직원 승진 건과 채용 비리 의혹 등이다. 셀프연임 논란도 이어졌다.

뒤이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약 9억원의 자사 보유 주식을 가지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자사주 1000주를 장내매수했다. 주당 취득가는 4만3050원이다. 보유 주식은 2만1000주로 늘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작년 3월 자사주 2171주를 사들여 총 1만2000주를 보유중이다. 금융지주사 대표 가운데 의결권 주식수가 가장 적다. 조 회장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은행장 재직 시 채용비리 사건에 휘말려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6일 자사주 5000주를 장내매수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우리금융지주가 재상장하던날 이미 5000주를 매입한 바 있어 올해만 2번째 장내매수다. 이로써 손 회장은 총 4만8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손 회장의 자사주 매수는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부문 확대가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확신을 바탕으로 이뤄진 조치다.

은행장들도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2일 취임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하나금융지주의 주식 4000주를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는 3만7000원으로 총 1억4800원 규모다. 허인 국민은행장도 지난 12일 KB금융지주 3062주를 장내매수했다. 주당 취득가는 4만2401원으로 총 1억2983만원어치다. 허 행장이 보유한 총 주식수는 5062주다. 반면 26일 취임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신한금융 부사장시절 자사주를 1만3937주까지 사들였지만 퇴임후 보유하던 주식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최고 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주식이 자산과 실적 대비 시장에서 저평가되는 현실을 뜻한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서는 주가 하락세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에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주가 부양 및 그룹 경영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대내외에 표명하는 만큼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한 금융업계 전문가는 "임직원들의 자사주 사들이기는 '주가 바닥론'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반면 자사주 매입이 시장 참가자에게는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올 한해의 경우 시중 4대 금융사의 금용비리 의혹과 과거사 논란 등 여러 현안이 대두된 상황에서 향후 자사주 매입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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