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연장에서 VR체험중인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 (사진=뉴시스)
5G 시연장에서 VR체험중인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 (사진=뉴시스)

[뉴시안=최성욱 기자] 내달 5일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가 상용화된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우여곡절끝에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 서비스 국가가 된다. 

한국과 미국이 '세계 최초 5G서비스'의 타이틀을 놓고 대결을 벌이고 있지만 사실 5G가 무엇인지, 대체 왜 중요한지 잘 알고 있는 이들은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4G는 예전보다 빠르고 확실한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대중적으로 보급되었지만 5G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1984년 4월 카폰이 개인 이동통신의 포문을 열었다. 대중화된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때는 아날로그 통신망을 사용했기에 700그램대의 커다란 휴대폰에 긴 안테나가 필요했다. 이는 당시만 해도 '이동통신'이라고 부르던 1세대로 1996년에는 디지털 방식을 사용한 2세대, 2G(Generation)폰이 등장했다. 디지털을 사용하여 음성 외에 문자(SMS)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고, 3세대 3G는 음성과 문자는 물론, 긴 문자인 MMS와 영상통화도 지원하게 된다.

5G 시연중인 SK텔레콤 홍보 부쓰 (사진=뉴시스)

3G까지는 상당수의 폰이 단순 기능을 제공하는 피쳐폰(Feature Phone)이었다. 제조사가 만든 프로그램만 작동하는 형태의 음성통신 중심 단말기였지만 4G가 되면서 스마트폰이 대중화된다. 2009년 연말 해외보다 거의 3년여 늦게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스마트폰 붐이 일기 시작했다. 4G는 사실상 2단계로 나뉘어 설명할 수 있는 전기 4G가 속도만 빨랐다면 후기 4G는 VoLTE 기능이 지원되면서 게임을 하던 중에 전화가 걸려와도 게임의 중단없이 계속 즐기면서 통화도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3세대 이동통신에는 14.4 Mbps 전송 속도였지만 4G LTE 서비스는 최대 1Gbps로 전송속도가 빨라지면서 넷플릭스 같은 실시간 스트리밍이나 야구ㆍ축구중계와 같은 스포츠 생중계도 무리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기술적으로 보면 5G는 최대 전송속도가 현재보다 10배나 빠른 10Gbps로 시작할 전망이다. 이론적으로는 20Gbps에서 50Gbps까지도 지원 가능하다. 현재 유튜브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은 720p, HD 화질 정도로 송출을 하고 있다. 그리 높지 않은 해상도이지만 여전히 버퍼링이 일어나기도 하며 네트워크 사정에 따라 뚝뚝 끊기는 해상도의 영상을 보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5G가 되면 4K 고해상도로도 스트리밍을 끊김없이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빠르게 많은 양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5G관련 기술 설명회를 연 KT (사진=뉴시스)

이렇듯 5G는 국내에서는 주로 휴대폰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설명되곤 한다. 실제로 5G 상용화에 걸림돌이 된 것도 삼성전자가 5G를 지원하는 갤럭시 S10제품 출시를 이달 28일에서 다음달 5일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5G는 단순히 휴대폰에만 적용되는 기술은 아니다. 5G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휴대폰은 일부의 역할을 하게 될 뿐이다. 지금은 몇몇 스마트 가전의 경우에만 사물인터넷(IoT)를 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데 머물러 있지만 5G 네트워크가 일반화되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IP방식 CCTV가 4K급의 고화질 영상을 전송할 것이며 스마트 냉장고에서 주문한 우유와 계란이 실시간으로 상점에 자동주문되는 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한 채널을 끊김없이 보는게 고작이었다면 5G시대에는 적어도 동시에 3개 구장에서 열리는 경기를 화면에 모두 띄워놓고 집에서 즐길 수도 있다.

5G는 한마디로 홈 브로드밴드의 기가비트 속도를 스마트폰과 각종 사물 인터넷 가전제품에도 적용한 기술로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5G 자율주행차를 선보인 LG 유플러스 (사진=뉴시스)

함정은 바로 여기, '무궁무진'하다는데 있다. 

속도가 빠른 이동통신망과 다양한 형태의 데스크탑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가전 등에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 정도일뿐 실제로 어떻게 이를 활용할지는 아직 확실한 킬러 서비스가 없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제조사들중 가장 빠르게 반응한 자동차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GPS를 연결하여 실시간으로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에 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앞차와의 간격, 적절한 속도 거기에 교통상황변화에 따른 대응까지 이 모든 것을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해야 하는 자율주행차의 경우 5G의 대표사례로 종종 소개된다.

자동차 자체에 포함된 통제장치가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많은 양의 실시간 정보를 주고 받아야 하는 환경에서는 통신속도와 데이터 제공량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기가급 속도를 쉽게 구현하는 5G는 자율주행차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필수 네트워크 환경으로 인식되고 있다. 

요즘은 유튜브같은 영상 서비스와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환경으로 빠르게 영상 환경이 바뀌고 있는 중이다. 이는 빠른 처리속도를 제공하는 스마트폰의 칩셋과 대화면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이기도 하지만 4G LTE망의 넉넉한 속도를 사용하는 콘텐츠 업체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 전에도 국내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 업체인 푹(POOQ)과 티빙(Tving), 옥수수, 네이버TV 등이 이미 이전부터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인기나 유튜브처럼 대중화되는데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는 다시 말해 네트워크 환경이나 활용 분야의 잠재력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을 행동하게 만드는 킬러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5G는 이런 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이 5G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서비스가 그저 그런 서비스로 마무리 될지, 유료 시장까지 성장시키며 커 나갈지는 현재로서는 짐작할 수 없다.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5G요금 내리는 시민행동' 회원들의 캠페인 모습 (사진=뉴시스) 

29일 오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의 5G 요금제를 최종 인가했고 KT와 LG유플러스도 이날 5G 요금제 신고를 마쳤다. 

5G 상용화를 앞두고 이통 3사 중 처음으로 LG유플러스가 5G 요금제를 공개했는데, ▲'5G 라이트' 월 5만5000에 9GB(소진 후 1Mbps 속도제한) ▲'5G 스탠더드' 월 7만5000원에 150GB(소진 후 5Mbps) ▲'5G 프리미엄' 월 9만5000원에 250GB(소진 후 7Mbps)로 구성됐다. 선택약정으로 25% 할인을 받으면 4만1250원, 5만6250원, 7만1250원에 이용할 수 있다. 

KT와 SKT는 이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요금제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중적인 요금제가 3만원대 초반(25% 선택약정 할인 기준)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인상된 것이다. 이동통신업체들은 5G망 구축비용을 이유로 들면서 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호소하고 있지만 참여연대를 비롯한 여러 시민사회단체는 '5G 요금 내리는 시민행동'을 결성하여 3만원대 요금을 고수할 수 있는 방안을 요청하고 있기도 하다.

5G의 가장 큰 적은 바로 현재의 잘 갖춰진 통신망 4G이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은 우리의 LTE 환경에 감탄하며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인터넷 속도와 잘 갖춰진 와이파이망을 칭찬한다. '한국은 통신에 관한 한 그 어떤 나라보다 앞선 미래 국가'라고 말하기도 소리는 쉽게 들을 수 있다. 5G의 가능성은 충분히 입증되었으며 이에 공감한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5G를 서둘러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이통사들이 열심히 주장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현재까지 일반 국민들은 5G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미 2년전부터 플래그십 판매는 10%이상 줄어들었으며 이 정도로도 충분히 빠르다며 더 이상은 필요없다며 5G는 단말기 제조사와 이통사의 수익창구일 뿐이라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 굳이 100만원 이상의 고급 단말기로 폰을 바꿔 가면서 월 사용요금까지 더 부담할만한 눈에 띄는 장점이 없다는 주장이 현재까지는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과연 5G는 성공할 수 있을까. 대중화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될까. 5G는 시장을 지켜보는 재미도 남다를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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