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은캐피탈이 고위직 임원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별다른 징계없이 내부 종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사진=KDB산은캐피탈 홈페이지 캡처)
KDB산은캐피탈이 고위직 임원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별다른 징계없이 내부 종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사진=KDB산은캐피탈 홈페이지 캡처)

[뉴시안=정창규 기자] KDB산업은행 계열 여신금융 전문업체인 KDB캐피탈(산은캐피탈)이 고위직 임원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별다른 징계없이 내부 종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지난 1999년 한국산업리스와 한국기술금융이 합병해 새롭게 출범한 여신전문금융기관이다. 설비대여, 벤처금융, 기업구조조정, 카드금융 등을 주요 사업을 하고 이다. 2009년 10월 산은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여성 A씨는 산은캐피탈 콜센터를 통해 이 회사에서 근무 중인 임원 B씨의 성추행을 제보했다.

해당 민원은 산은캐피탈 감사위원회 소속 검사실로 넘겨졌다. 당시 검사실은 B씨의 제보를 토대로 A씨의 비위행위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B씨가 차 안에서 자신을 강제로 성추행 했으며, B씨가 회사 내에서 처벌 받길 바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은 A씨의 민원 철회로 이틀만에 종결됐다.

A씨는 민원을 철회하며 “B씨가 진지하게 사과했다. B씨를 믿고 사겨보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B씨는 독신 상태였다.

A씨의 민원 철회로 검사실은 B씨에게서 확약서만 받고 급하게 사건을 덮어버렸다. 확약서의 내용은 ‘만약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 발생할 경우 책임지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산은캐피탈의 허술한 보고체계의 문제점이 그대로 여과 없이 드러났다.

또 일각에서는 교제 전 발생한 성추행과 관련해 검사실이 별다른 징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비록 B씨가 독신이기는 하나 회사 임원이라는 점에서 징계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는 등 전형적인 제 식구감싸기, 검사실의 비호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위 행위자가 고위임원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최고경영자(CEO)인 김영모 사장과 상근감사위원에 해당 사건에 대한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캐피탈은 올 초 검사실장을 교체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보복성 인사’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다.

한편 산은캐피탈은 지난 2월 대부업체에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제공해 돈줄 논란에 휩싸여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또 최근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은 지난 2012년 9월 우리들병원에 각각 1100억원과 300억원 등 총 1400억원의 대출 건과 관련해 여러 의혹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